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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봉산 능선에서 목격한 고사목과 동해바다 

 

 

 

 

 

2000년 4월 동해안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고성지역의 군부대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화된 산불은 강릉 및 동해 그리고 삼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서울여의도 면적의 28배에 달하는 산림이 황폐화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삼척지방은 산불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지금 당시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삼척의 검봉산을 찾았습니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소재 검봉산(682m)은 검봉산 자연휴양림을 끼고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임원천이 흐르는 자연휴양림 입구입니다. 임원천에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도로변에는 임원항 2.3km, 레일바이크 용화역 6.2km 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임원천을 건너면 우측으로는 자연휴양림 가는 길이지만 우리는 좌측의 로즈밸리펜션 쪽으로 갑니다. 로즈밸리펜션은 매우 아담한 건물 몇 채로 지어진 펜션입니다. 펜션 우측의 산 속으로 접어듭니다. 첫 번 째 묘지가 나올 때까지는 길이 분명하였지만 점점 고도를 높일수록 등산로가 희미해집니다. 능선을 가노라니 불에 탄 고사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불이 발생한지 어언 14년이 지난 지금 산림당국의 조림과 놀라운 자연의 복원력으로 벌거숭이산은 어느새 녹색으로 변모했지만 산행을 하는 내내 불에 탄 아름드리 나목(裸木)을 보며 자연파괴의 폐해를 실감했습니다.

 검봉산 자연휴양림 입구

 

 휴양림 이정표

 

 로즈밸리펜션

 

 묘지에서 뒤돌아본 풍경

 

 처음 만난 고사목

 

 화마가 휩쓸고 간 산

 

 동해바다

 

 

 


산에 올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걷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다리와 얼굴에 잡목이 걸려 앞으로 전진하는데 어려움이 많거든요. 산행을 시작한지 40분만에 임도를 만났습니다.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차단막을 넘어가니 "2000 노곡 민유임도"라는 표석이 보입니다. 여기서 앞쪽의 절개지를 치고 오릅니다. 뒤돌아보면 삼척 앞 바다가 잘 보입니다.

 임도 차단막

 

 삼척과 동해

 


드디어 휴양림에서 오르는 반듯한 길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휴양림의 "숲 속의 집" 좌측으로 올랐더라면 이 쪽으로 길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이정표에는 거리표시가 없어 얼마를 더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더군요. 맞은편 산 사면은 인공조림지로 보여집니다. 베어낸 고사목이 보이는 가운데, 키가 작은 수림이 자라고 있습니다. 드디어 현 위치를 알 수 있는 등산안내도를 만났습니다. 아직도 정상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능선을 지나가면서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고사목을 보는 마음은 매우 아픕니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네요. 

 휴양림 이정표

 

 산림복원지역

 

 고사목

 

 

  

등산을 시작한지 약 2시간만에 드디어 검봉산 정상(682m)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늠름한 표석이 산꾼들을 반겨줍니다. 정상에 서니 서쪽으로 이름 모를 산들이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고 북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하늘과 맞닿아있습니다. 바로 눈앞에는 고사목들이 줄지어 서서 산불 당시의 아픔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검봉산 표석

 

 정상 이정표

 

 서쪽 산세

 

 북동쪽 바다

 

 

 


이제 학바위 방향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헬기장에 다다를 때까지 고사목을 가장 많이 목격했습니다.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니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입니다. 여기서  임도 좌측으로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등산로 이정표가 보입니다. 능선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급경사에서는 지그재그로 고도를 낮춥니다. 가파르기는 하지만 흙 길이어서 발걸음을 옮기기가 매우 편합니다. 계곡에 다다르니 물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내려갈수록 계곡 물소리는 더욱 우렁차게 들립니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렸는지 한여름 우기보다도 더욱 수량이 풍부합니다. 별도로 정한 계곡의 이름도 없는 "검봉산골"에서 이토록 많은 물은 만난 것은 예상 밖입니다.   

 

 

 

 

 

 

 

 

 

 

 

 

 뒤돌아본 정상

 

 동해바다

 

 

 

 휴양림 측에서 추천하는 검봉산 등산로

 

 

 

 

 


 

학바위 설명문과 보조등산로 안내문을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걷습니다. 어떤 곳은 폭포를 보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투구꽃 군락지를 뒤로하고 아취형 다리를 건너니 자연휴양림입니다. 자연휴양림이라 그런지 화장실에는 샤워실이 있고 오늘은 휴양림이 쉬는 날(매우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더운물이 나옵니다.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걸어오니 저만치 로즈밸리펜션이 보입니다.

                                                                우기 같은 계곡의 물

 

매표소

 

 

 

 


오늘 산행에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로즈밸리펜션에서 휴양림 갈림길까지의 길은 잡초로 인해 걷기가 불편하였기에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제대로 된 등산개념도가 없는 실정이어서 검봉산 산행코스를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거리는 다소 짧지만 휴양림 측에서 제시하는 안전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일단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 숲 속의 집 좌측 길을 택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산행을 하는 내내 고사목 등 산불의 흔적을 보며 가슴아팠지만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에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검봉산은 산세도 조망도 그리고 숲도 매우 좋은 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0월 14일 (화)
▲ 등산 코스 : 로즈밸리펜션-묘지-임도-절개지-휴양림 삼거리-고사목지대-검봉산 정상-헬기장-능선 안부(임도)

                   -검봉산골-자연휴양림-매표소-로즈밸리펜션  
▲ 등산 거리 : 8.4km
▲ 소요 시간 : 3시간 20분
▲ 산행 안내 : 청산수산악회 

                                                                                        

                                                                                     

                                                        인터넷에서 겨우 찾아낸 검봉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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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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