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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소재 적대봉(592m)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산입니다. 섬 안에 큰 금맥이 뻗어 있어 거금도라 불린다는 이 섬은 조선중기의 문헌에는 거억금도(巨億今島)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금도는 배편으로만 접근이 가능했지만 2011년 말 연육교인 거금대교의 개통으로 육지화된 섬입니다. 거금대교는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와 도양읍 소록도를 잇는 다리입니다. 총 연장은 2,028m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전거·보행자 도로와 차도를 구분한 복층 교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적대봉은 고흥군에서는 팔영산(609m) 다음으로 높으며 산세는 펑퍼짐하지만 섬의 특성상 조망이 매우 뛰어난 산입니다. 적대봉은 북쪽의 마복산, 서쪽의 장흥 천관산(723m)과 마주보고 있는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좋을 경우 멀리 제주도가 바라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습니다.

 

적대봉 정상의 봉수대는 조선시대 왜적의 침입 등 비상사태를 신속하게 전달해주는 기능을 담당해 왔습니다. 남한에서 거의 유일한 원형 봉수대로 알려져 있는 이곳 봉수대는 둘레 약 34m, 직경 약 7m로 경남의 남대천 봉수대와 비슷한 규모라고 합니다. 또한 적대봉 기슭은 조선 시대 목장성(牧場城)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금도 적대봉과 오천저수지 일대는 멸종위기 2급인 팔색조와 삼광조가 관찰되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입니다. 

 

산행들머리는 거금도 북쪽의 석정리 동정마을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동정청년회(동정건강관리실) 앞뜰에 수령 300여 년의 보호수 팽나무가 오가는 길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팽나무는 좀처럼 보기 드문 수종입니다. 동정마을회관을 뒤로하면 밭에 마늘과 파를 파종해 내년 봄을 기약하는 듯 보여집니다. 배추밭을 지나면 금산정사인데, 금산정사 대작불사 조감도가 걸려 있어 앞으로 큰 불사를 꿈꾸고 있는 사찰입니다. 정자를 지나 공사중인 개천을 뒤로하면 적대봉까지 2km라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정상까지 2km라면 1시간은 걸어야 하겠군요.

 동정마을 적대봉 등산안내도

 

 수령 300여 년의 보호수 팽나무

 

 배추밭

 

 금산정사

 

 이정표 

 

 
이제부터 길은 숲 속으로 이어집니다. 산 속에는 빈약하지만 단풍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군요. 서서히 고도를 높이던 산길은 어느새 급경사로 변합니다. 경사는 급하지만 등로가 분명하여 걷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능선의 안부에 오르니 적대봉까지 1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오르면서 서쪽을 보면 오전에 건너왔던 거금대교가 있지만 대기중의 가스로 인해 희미하게 보이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정상이 보이는 길목에서 마치 구들장처럼 생긴 돌로 계단을 만든 구간을 통과합니다.

 능선 이정표

 

 희미하게 보이는 거금대교

 

 동쪽 조망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15분만에 적대봉 정상(592m)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매우 큰 규모의 봉수대가 있어 봉수대 위로 오를 수 있습니다. 봉수대 위에는 적대봉 표석이 있는데, 봉수대 남쪽 아래 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은 다른 표석을 세워놓았더군요.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 가야할 535봉의 능선이 잘 보입니다.

 정상 이정표

 

 정상의 봉수대

 

 봉수대 정상표석

 

 초대형 표석

 

 정상에서 본 가야할 오천항

 

 


이제 하산을 위해 마당목재방향으로 갑니다. 동정마을 이정표에서 적대봉까지의 거리는 2km에 불과했지만 적대봉에서 하산지점인 오천항까지는 6km가 훨씬 넘는 먼 거리입니다. 매우 넓은 길을 따라 돌탑 1기를 지나 마당목재까지 왔습니다. 쉼터가 있는 이곳은 파상재를 거쳐 서쪽의 금산으로 하산하는 길목입니다. 마당목재에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 528봉과 468봉에 섭니다. 468봉에 서면 남쪽 다도해의 섬들이 잘 보이지만 날씨도 매우 흐리고 또 계절적으로 칙칙해 사진이 매우 거칠어 보입니다.

 가야할 능선

 

 

 

 마당목재 이정표

 

 468봉에서 본 조망

 

 

 

 

535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암릉구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흥의 팔영산과 제천의 금수산 망덕봉(칼바위능선)을 오른 이후부터 웬만한 암릉은 걱정을 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암릉구간에는 안전로프가 매어져 있어 매우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535봉을 지나가는 길목의 능선에 바위구간이 있어 상당히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지도에 표기된 기차바위였습니다. 이 기차바위는 능선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 구간을 지나 내려오면서 뒤돌아보면 기차의 모습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물론 좀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네요.

 

 

 암릉구간

 

 지나온 능선과 적대봉(우측)

 

다도해

 

 기차바위 구간

 

 올려다 본 기차바위

 

 

 

 

내려서는 길은 이외로 매우 완만합니다. 전망바위에서 남동쪽을 바라보면 가야할 오천항이 마치 소꿉놀이처럼 보입니다. 돌탑을 뒤로하고 낙엽이 남아 있는 구간을 지나 숲을 벗어나자 서촌마을입니다. 삼거리에는 적대봉 등산안내도가 있고 다른 두 대의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하필이면 우리의 버스는 보이지 않고 좌측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 걸어야 한답니다. 거리가 길든 짧든 하산 후 도로를 걷는 일은 등산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에 입이 툭 튀어나온 채로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겼습니다. 오천교를 지나 오천몽돌해변을 알리는 이정표를 뒤로한 채 착잡한 마음으로 걸어가니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오천항 주차장입니다. 이곳은 바다의 경치도 매우 좋고 또 자그마한 오천항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조망의 명소입니다. 산악회에서 왜 서촌마을을 날머리로 잡지 아니하고 오천항을 날머리로 잡은 지 알게 된 것입니다.

 전망바위

 

 가야할 오천항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치고 버스가 출발할 때를 기다리며 오천항 방파제를 거닐어 보는 호사를 누립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걸렸습니다. 계절적으로 매우 칙칙한 때 날씨마저 흐려 조망은 영 신통치 않았지만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힘들지 않은 산행으로, 거금도 적대봉은 앞으로도 많은 등산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1월 23일 (일)
▲ 등산 코스 : 동정마을-금산정사-이정표-적대봉-마당목재-468봉-암릉-535봉-기차바위-전망바위-돌탑-서촌마을-오천항
▲ 산행 거리 : 9km(GPS 측정)
▲ 소요 시간 : 4시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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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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