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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암산 칠형제봉에 올라 바라본 금전저수지, 도덕산(중앙) 뒤로 보이는 무등산 

 

 


 

전남 화순은 자연과 문화유적이 많은 고장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지가 있고 최근 제한적으로 개방된 화순적벽은 중국의 적벽(赤壁)에 버금갈 만큼 이름난 경승지입니다. 운주사는 천불천탑으로, 쌍봉사는 철감선사탑비로 유명합니다. 화순의 산 중에서는 최고봉인 모후산(919m)과 바위가 아름다운 백아산(810m)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답사하려는 용암산도 왜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지 않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남 화순군 한천면과 춘양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용암산(547m)은 일반적인 화순지방의 유순한 산세와는 달리 마치 용암이 솟아 오른 듯 날카롭고 거칠게 보이는 산입니다. 정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능선은 바위들로 연봉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정상을 비롯한 3개의 봉우리는 날카로운 암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상을 향한 길목에는 고려 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축성했다는 금오산성 터의 흔적이 듬성듬성 남아 있습니다. 명물인 칠형제바위 및 정상에서 바라보는 금전 저수지 주변의 풍경과 북쪽의 무등산 조망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용암산은 원래 금오산이라 불렸는데 언제부터인지 산에 솟은 바위가 있다고 하여 용암산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용암산(聳巖山)의 한자어는 통상적인 "용 용(龍)"자가 아닌 "솟을 용(聳)"자를 쓰는데, 이는 산세가 용의 형상을 닮은 게 아니라 "높이 우뚝 솟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도덕산(325m)은 용암산 북쪽의 능선에 있는 나지막한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한천면 금전리 금전저수지 옆 논재갈림길입니다. 금오암과 용암산장 이정표를 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용암사까지는 도로확장공사가 한창이네요. 우측의 용암산 등산 안내도를 뒤로하고 직진하면 용암사입니다. 용암사 경내 길의 좌측은 종무소, 우측은 대웅전과 산신각이 있는데, 종무소 주춧돌의 조각이 매우 이색적입니다. 집의 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의 형상이 정말 이외입니다. 용암사 마당 한가운데를 지나 뒤쪽으로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용암산이 지명도가 높아서인지 등산로가 매우 또렷합니다. 용암사에서 700m를 오르니 능선 삼거리입니다. 우측으로 정상까지 1.5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만 막상 좌측에 있는 도덕산 안내문은 없습니다.

 논재삼거리의 금오암 이정표

 

 공사중인 용암사 진입도로

 

용암사 종무소

 

 용암사 종무소의 이색적인 주춧돌

 

 용암사 대웅전과 산신각

 

 능선 삼거리 이정표

 

    

우리는 도덕산을 오르기 위해 좌측으로 갑니다. 분명한 길을 따라 가노라니 선두조에서 우측의 능선 쪽 길 없는 곳으로 붙으라고 합니다. 분명한 길은 도덕산으로 이어지지 아니하고 정상을 우회한다고 하네요. 능선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거리가 짧아 별로 힘이 들지는 않네요. 정상에는 누군가 돌에 기록한 도덕산(327m)이라는 이름이 거의 지워진 상태로 남아 있을 뿐 아무런 이정표도 없습니다. 도덕산은 비록 용암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산경표에도 등재된 어엿한 산인데 현지의 행정기관에서 이렇게 홀대를 하다니 참으로 무심하다고 생각됩니다. 몇 사람의 인부만 동원하여도 금새 정상에 이르는 길을 조성할 수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어느 선등자는 "가끔 도덕산을 왕복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길도 변변찮고 산의 숫자를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다"라고 한 말은 진실입니다.

 초라한 도덕산 정상 

 

 

 

능선 삼거리로 되돌아와 제법 가파른 경사면을 오릅니다. 남도여서 그런지 음지의 비탈면에도 눈이 전혀 없어 겨울산행인지 실감을 할 수 없습니다. 금오산성 0.4km 이정표를 뒤로하고 능선을 따라 가다가 우측 바위에 올랐는데 시야가 확 트이는 조망을 선사합니다. 바로 금전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날씨가 매우 맑아 시계(視界)가 넓어 참 좋습니다. 전망대에 오르니 북쪽으로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우뚝 솟은 무등산(1,187m)이 천하를 굽어보는 듯 합니다. 금오산성에는 산성 터의 흔적만 남아 있군요. 원래 성곽의 길이는 1.6㎞ 정도였으나 현재는 약 100여m 정도의 허물어진 성터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복원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조망터에서 바라본 금전저수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등산(좌)

 

 흰 눈이 쌓인 무등산 정상

 

 금오산성 터 

 

 
칠형제바위가 빤히 보이는 암봉에 서면 일렬로 도열한 칠형제바위가 하늘로 뻗을 듯 솟아 있어 이에 근거하여 용암산이라는 이름을 지은 듯 합니다. 칠형제바위에 서면 오늘 조망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북쪽으로 우뚝 솟은 무등산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금전저수지 그리고 우측으로는 모후산의 산줄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칠형제바위에서 일망무제(一望無際)로 펼쳐지는 조망을 즐기다가 정상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금전저수지와 무등산(우)

 

 칠형제바위

 

 칠형제바위 뒤로 보이는 금전저수지 

 

 칠형제바위와 금전저수지

 

 칠형제바위에서 바라본 모후산(우측 뒤)

 

 

가파른 철제계단을 올라 조망이 확 트이는 능선을 따라가니 용암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있는데, 비석의 양면에 산 이름을 새겨 놓아 역광 방해를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은 다행입니다. 통신철탑이 세워져 있는 정상에서 남쪽의 510봉은 마치 선운산 낙조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워낙 험해 위로 오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불암사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510봉 옆으로 난 길을 돌아가니 바위와 바위사이에 철제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이 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찾기 어려운 길입니다. 철다리를 건너 암봉 위에 서 있는 등산객을 바라보니 정말 아찔합니다.

 철제계단

 

 

 

 정상의 통신철탑

 

 510봉

 

 철제다리

 

                                                                            암봉의 등산객
 

 

암봉을 내려와 고도를 낮추니 묘지1기가 있는 기암입니다. 이런 곳에 묘를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후손들입니다. 묘지를 지나면 바위구간의 하산도로 끝나고 산길은 부드러운 흙 길로 변합니다. 가파른 구간을 피해 지그재그로 길을 만든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군요. 불암사 길림길에서 왼쪽 높은 곳에 위치한 불암사는 들리지 아니하고 그냥 도로를 따라 갑니다. 한참 가다가 우측으로 약 300도 정도 방향을 꺾어 임도를 따릅니다. 임도를 걷는 것은 길은 편하지만 다리는 산길 보다 훨씬 피곤합니다. 남쪽지방이라 그런지 길섶의 소나무 잎은 푸름을 간직하고 있군요. 용암산에서 이어진 능선의 고개인 논재를 뒤로하니 금오산성(음식점 이름)입니다. 계속 큰길을 따라 가니 논재갈림길을 지나 금전저수지 옆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산 길의 논재(중앙 동그라미 지점)

 

 묘지와 기암

 

 

 

 불암사 이정표

 

 논재로 가면서 바라본 칠형제봉(좌)과 510봉(우)

 

 금전저수지  

 

 

 

오늘 산행에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용암산을 오르기 전 이 산은 산세가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올라보니 산세와 조망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다만 인접한 도덕산에 대한 홀대는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2월 27일 (토)
▲ 등산 코스 : 논재갈림길-용암사-능선 삼거리-도덕산(왕복)-남쪽능선-전방바위-금오산성-칠형제바위

                   -철제계단-용암산-불암사 방면 하산로-불암사 갈림길-임도-논재-논재갈림길-금전저수지 옆
▲ 등산 거리 : 8.3km (GPS 측정)
▲ 소요 시간 : 3시간 10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원래 등산지도에 표기된 용암사 및 금오산장의 위치가 잘 못 표기되어 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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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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