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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궐산에서 바라본 무량산(좌)과 섬진강 그리고 두류봉(우)

 

 

 

 

전북 순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은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강천산(584m)입니다. 반면 오늘 답사하려는 용궐산과 무량산은 일반인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실제로 올라보니 순창의 숨은 명산으로 손색이 없을 지경입니다. 순창군 동계면 소재 용궐산(龍闕山, 645m)은 동쪽을 제외한 삼면이 섬진강으로 에워싸인 산으로, 원래는 용골산이었으나 2009년에 용궐산으로 개명했습니다. 무량산(無量山, 587m)은 용골산의 남남동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용골산 정상에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는 옛날 용궐산에서 수도하든 스님이 "바둑이나 한 판 두자"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호랑이 입에 물려 무량산에 기거하는 스님에게 보내 이곳으로 오게 해서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6.25때 아군들이 적군을 토벌하기 위해 막사를 설치하면서 쇠말뚝을 박아 바둑판의 형체가 없어졌다고 하는군요.

 

산행들머리는 동계면 구미리 21번 국도가 지나가는 구미저수지(구호저수지)입니다. 현지에서 저수지는 보이지 않는데 등산이정표에는 구미저수지라고 표기되어 있더군요. 원래는 구미리 용동 마을회관(경노당)에서 산행을 시작하려 했지만 그 전의 구미저수지에 정차하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무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2.54km입니다. 이정표 우측의 언덕으로 오릅니다. 약 500여 미터를 오르니 용동마을 갈림길이라 용동마을에서 출발했다면 여기서 만났을 것입니다. 완만한 경사를 오르며 뒤돌아보면 이름 모를 나지막한 산들이 첩첩한 산 그리메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름 모를 산들

 

 

 

 

안전목책이 설치된 바위지대를 오르니 분재 같은 소나무가 등산객들의 집중 카메라세례를 받고 있습니다. 점점 고도를 높여갑니다. 등산로에는 유난히 잘 생긴 소나무가 자주 보입니다. 큰 바위 옆의 홈통을 통과해 철제계단을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큰 각시봉(506m)입니다. 등산 개념도 상으로 작은 각시봉이 있었지만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오고 말았습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는 여러 개의 등걸을 가진 명품입니다. 나무사이로 조망이 확 터집니다.

 얼굴 형상의 바위(우측)

 

 분재 같은 소나무

 

 

 

 소나무 군락지

 

 

 

 

 

                                                                   큰 각시봉 이정표

 

 명품 소나무 한 그루

 

 

 

 


큰 각시봉을 내려서는 길목에는 등걸 채 부러진 아름드리 나무들의 모습이 목격됩니다. 아마도 미국의 터네이도(tornado) 같은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불었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무량산 정상(587m)입니다. 산불감시철탑 옆의 이정표에는 단순히 "정상"이라고만 적혀 있어 무척 실망했는데, 다행히 약간 뒤쪽의 이정표에 무량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목판 이정표까지 걸려 있군요. 전국의 산을 다니다 보면 때로는 수준이하의 이정표가 더러 보입니다. 제일 한심한 경우가 산 이름도 없이 그냥 "정상 가는 길"이라고 표기한 이정표를 만날 때입니다. 이것보다는 산 이름과 거리를 표기한 후 방향표시만 하면 만점입니다. 또한 정상에서도 산 이름 대신 그냥 "정상"이라고 적어 놓은 경우에는 말문이 막힙니다.

                                                               실망한 무량산 정상 이정표

 

 두 번째 정상 이정표 

 

 

지금까지 오르는 길은 남향이었기에 눈이 거의 없었지만 북쪽으로 내려서는 응달 길에는 눈이 제법 남아 있습니다. 어치계곡의 어치임도에 도착하여 임도를 따라 용궐산으로 갑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현지 동계면장 명의로 "용궐산으로 불라달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빈약한 메시지를 주었던 용골산(龍骨山)을 용이 거처하는 용궐산(龍闕山)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네요. 현재 부르는 용궐산이 오래된 자료에는 용골산으로 표기되어 있어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 연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자의 심오한 뜻을 잘 모르는 글쓴이로서는 용골산과 용궐산의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

 눈길

 

 

 

 용궐산 안내문 

 

 

이곳 안내문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등산로가 옆으로 비스듬하게 잘 조성되어 있군요. 한참을 가다가 고개능선에 도착합니다. 현지 이정표를 보니 고개이름이 느진목이로군요. 느진목은 완만히 늘어진 고개라는 의미입니다. 아직도 용궐산 정상까지는 1.2km가 남아 있습니다. 오르면서 우측을 보면 지나온 무량산과 큰 각시봉의 능선이 선명합니다. 능선 좌측으로 비로소 섬진강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겨울가뭄으로 인해 강바닥이 드러나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느진목 이정표

 

 지나온 무량산

 

 처음으로 본 섬진강

 

 

 


정상을 700m 앞둔 시점은 된목입니다. 여기서부터 등산로가 매우 가팔라지거든요. 그렇지만 암봉 위에 올라가 되돌아보는 조망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좌측은 지나온 무량산, 우측은 두류봉(545m)이 겨울 산의 풍모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용궐산 정상(645m)의 조망데크 아래에 아담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군요. 넓은 너럭바위에 혹시나 바둑판을 찾아보았지만 헛된 꿈입니다. 

 된목 이정표

 

 지나온 무량산(좌)과 섬진강 그리고 두류봉(우)

 

 용궐산 조망데크

 

 용궐산 표석

 

 

 

 봉화대 같은 돌무더기

 

 

 

 


     


북쪽 끝으로 가서 정상을 내려서는 길에는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계단에서 내려다  보니 가는 길이 정말 아찔합니다. 여기서는 가야할 암봉 뒤로 장구목재에서 요강바위로 이어지는 임도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곳의 암릉구간이 오늘 산행 중 가장 조심해야할 길입니다. 큰 암봉을 좌로 우회전하면 암릉구간이 끝나고 평탄한 내리막입니다. 장구목재로 하산하는 길목에는 인부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잡목을 제거하는 벌목을 하고 있습니다.

 정상하강 철제계단

 

 서쪽 방향의 조망(중앙의 임도는 장구목재에서 요강바위로 가는 길)

 

 장구목재 이정표   

 

 

 

장구목재에서 요강바위까지는 임도입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지나온 용궐산은 그냥 평범한 산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오르면 조망과 산세 등 명산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장군목(장구목) 유원지의 섬진강에 도착하면 반드시 찾아야할 명소가 바로 요강바위입니다. 요강바위는 섬진강의 강바닥 큰바위에 둘레 약 1.6m, 깊이 2m 가량의 구멍이 뚫려 있어 그 모습이 마치 커다란 요강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어찌 자연적으로 이런 바위가 만들어졌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자연의 조화입니다. 요강바위를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나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차장 옆 높은 축대 위에는 늠름한 모습의 용궐산 표석이 놓여 있는데 이런 표석은 산의 정상(頂上)에 있어야 정상(正常)입니다.

 요강바위 가는 길

 

 요강바위

 

 주차장의 용궐산 표석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용동마을에서 요강바위 쪽으로 대형버스가 들어온 탓에 걷는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겨울 산행도 괜찮았지만 섬진강의 강물이 불어나는 우기에 답사한다면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 경우 요강바위가 물에 잠겨 답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일이어서 이 점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2월 7일 (토)
▲ 등산 코스 : 구미저수지-용동마을갈림길-큰 각시봉-무량산-어치계곡-임도-느진목-된목-용궐산-철제계단

                   -장구목재-장군목 유원지 요강바위-주차장
▲ 산행 거리 : 8.7km(GPS 측정)
▲ 산행 시간 : 4시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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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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