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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봉 인근 돌탑봉에서 뒤돌아본 능선

 

 


 

흔히 두타산이라고 하면 청옥산(1,404m)과 나란히 있는 삼척의 두타산(1,355m,)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번에 답사하려는 두타산(頭陀山, 598m)은 충북 진천군 초평면과 증평군 도안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마치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 두타산 정상에는 삼국시대의 석성이 자리하고 있는데, 둘레 약 1km, 높이 1.2m 폭 2.7m의 규모로 통일신라시대 및 고려시대의 유물도 출토됩니다.

 

두타산이란 이름은 단군이 팽우에게 높은 산과 냇물 등 산천을 다스리게 했는데, 그때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려 온 산천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되자 높은 곳으로 피난을 가야했습니다. 이때 팽우는 이 산에 머물게 되었고 산꼭대기가 섬처럼 조금 남아 있었다고 하여 머리두(頭), 섬타(陀)를 써서 두타산이라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중심봉(545m)은 두타산의 남서쪽에 위치한 봉우리입니다. 두타산의 산세와 조망은 평범하지만 중심봉 능선은 여느 명산 못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사실 중심봉이라는 이름은 일반지도에는 물론 현지의 등산안내도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동잠교 인근 화신주유소 옆입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두타산 등산 안내지도와 붕어마을 번영회에서 만든 붕어찜 업소를 소개하는 붕어모양의 광고판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여기서부터 하산지점인 붕어마을까지의 거리가 무려 15.3km라서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주눅이 듭니다. 능선 좌측 골짜기에 위치한 영수사까지의 거리도 6.5km로 표기되어 있어 헷갈립니다. 영수사보다도 훨씬 먼 곳에 있는 두타산까지의 거리가 4.5km 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중간의 능선에서 영수사로 빠지는 길이 없기에 아마도 이 거리는 두타산 전망대까지 갔다가 영수사로 하산하는 거리를 측정한 듯 합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부드러운 길이 이어집니다. 두타정이라는 정자를 지나 가파른 철제계단을 오르니 전망대입니다. 이곳의 전망대는 산에서 흔히 보는 팔각정 형태가 아니라 거창한 2층 누각을 세워 두었군요. 조망대에 오르면 진천읍내가 잘 보이겠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 때문에 시계(視界)가 흐릿합니다. 전망대에서 500m 거리에 위치한 두타산 정상에 올랐지만 조망은 거의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정상에는 세 개의 정상표석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다른 산에 가면 반드시 있어야할 정상표석이 한 개도 없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는 반듯한 표석이 3개나 있어 오히려 쓴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관할 행정관청에서 만든 표석이 있는데 후일 지역산악회에서 또 표석을 만든 것은 옥상옥(屋上屋)입니다.

두타정

 

 전망대 오름길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천읍 전경

 

 

                                                                               세 개의 정상표석

 

 

 


정상을 뒤로하고 계속 직진합니다. 삼거리갈림길에서 두타산삼거리 방향으로 가지 않고 돌탑 0.68km 방향으로 간 것은 다소 이외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가노라니 돌탑은 보이지 않고 능선에 두타산등산로(벼루재) 라는 안내지도가 나타납니다. 지도상으로는 이곳이 벼루재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위쪽의 벼루재에서 이어지는 등산로를 표기한 듯 합니다. 조금 가다가 우측으로 내려서서 자양이라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피암재(?)로 보이는 안부를 지나 높이 오르니 MBC 송신탑입니다. 도로를 만나 다시 좌측의 사잇길로 접어드니 군부대의 통신소입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중심봉 능선이 멀게 느껴집니다.

 등산 안내도

 

                                                                            MBC 송신탑

 

 헬기장과 통신소

 

 가야할 중심봉 능선   

 

 

 

 

지도상의 배넘이고개는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쳐 어느 듯 암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암봉에 올랐습니다. 현지에 아무런 이정표는 없지만 이곳이 중심봉(545m)인 듯 합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암봉에 서니 진행방향의 봉우리에 돌탑이 보이고 우측으로 초평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자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차서 사진을 찍기가 불편합니다.

 중심봉(?) 암봉

 

 가야할 돌탑봉과 초평저수지

 

 

 


이제부터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됩니다. 암봉을 내려와 돌탑 2기가 보이는 봉우리로 갑니다. 가는 길목의 좌측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지만 매우 흐릿한 사진만 확보합니다. 암봉 사이에 걸려 있는 구름다리를 건너 철제계단을 오릅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으로 안개구름이 몰려옵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돌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이에 안개구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그러면서 좀처럼 보기 드문 운무를 형성합니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대자연의 신비스런 조화에 넋을 빼앗긴 채 경험하기 어려운 황홀감에 도취됩니다. 글쓴이는 우중산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면 등산로도 질척거리는 데다가 사진을 찍기도 불편하고 또 쉽게 피로해 지거든요. 그런데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은 오후 2시경부터 4mm 미만의 비가 내린다고 해 산행에 참가했습니다. 반면 비는 정오가 되기도 전에 내리기 시작해 하산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돌탑봉에서 운무를 본 것은 이런 불평을 상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돌탑봉 오름길

 

 

 

 

 

 

 

 

 

 

 

 

 


 

계속하여 서쪽으로 가는 길목에도 돌탑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이 돌탑을 쌓은 이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팔순의 배한성 노인입니다. 그가 처음 돌을 쌓기 시작한 것은 이미 칠순의 나이에 접어든 10여 년 전입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 할 무렵 그는 영수사를 찾아 어느 스님으로부터 뜻 깊은 가르침을 받은 후 돌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크고 작은 돌들을 모아 탑을 쌓으면서 마음 속의 욕심을 비워내고, 또 스스로를 낮추며 세상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었습니다. 그는 모두 28기의 돌탑을 쌓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돌탑을 쌓지 않는 것은 28기의 돌탑은 하늘의 별자리 28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분이 정성 들여쌓은 돌탑은 오가는 길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줍니다.

 가야할 능선

 

 

 


오르는 길목의 기암을 보고 삼형제바위라고 혼동하면 안 됩니다. 삼형제바위는 또 다른 돌탑봉을 지나 제2전망대 아래에 있거든요. 돌탑봉에 서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삼형제바위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마치 카메라 중계석 같은 제2전망대에 오르지 않아도 여기서는 초평저수지와 한반도지형을 닮았다는 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모습을 가지고 한반도지형을 닮았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 좀 심한 편이네요.

 오르막 기암 (삼형제봉이 아님)

 


 

 

 제2전망대

 

 

 

 초평저수지와 한반도지형

 


암봉을 내려서면 큰바위 세 개가 붙어 있는 삼형제바위입니다. 바위의 형상이 마치 사람의 얼굴 같습니다. 몇 기의 돌탑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돌아가니 도로입니다. 여기서 붕어마을까지의 거리는 2.4km입니다. 도로와 숲 속을 교대로 걸어와 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니 민가가 보이는 붕어마을입니다. 도로입구에는 붕어마을 유래안내문, 붕어조형물, 팔각정 등이 세워져 있습니다.

 삼형제바위의 큰바위얼굴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정도 걸렸습니다. GPS상으로 12km가 넘는 길을 매우 빠른 속도로 걸어온 셈입니다. 이는 비가 내려 중간에 거의 쉬지도 못한 채 간식도 먹지 않고 걸은 때문입니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 이곳을 찾는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돌탑봉에서 만난 그림 같은 운무는 오래도록 기억의 창고에 저장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2월 21일 (토)
▲ 등산 코스 : 화신주유소 옆-두타정-전망대-두타산-등산안내도-피암재-MBC 송신탑-통신대(헬기장)

                   -중심봉-철제계단-돌탑봉-전망대-삼형제바위-붕어마을
▲ 산행 거리 : 12.3km (GPS측정)
▲ 산행 시간 : 4시간 35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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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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