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미륵산성에서 바라본 용화산 능선

 

 

 

미륵산이라고 하면 흔히 한려수도인 통영의 미륵산(461m)을 떠올립니다. 조망도 좋은 데다가 몇 년 전부터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노약자들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 명소가 되었거든요. 강원도 원주에도 미륵산(689m)이 있습니다. 반면 오늘 답사할 미륵산은 전북 익산의 미륵산(430m)입니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소재 미륵산은 익산평야의 최고봉으로 정상에는 백제시대에 쌓은 미륵산성이 있으며, 산자락에는 국보 제11호인 미륵사지석탑이 있습니다. 미륵산의 동쪽에는 용화산(342m)이 있고, 용화산 북쪽에는 용리산(307m)이 있습니다.

 

용화산 산행들머리는 익산의 서동공원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한관입니다. 마한관은 청동기시대부터 마한∼백제에 이르기까지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문박물관입니다. 그러나 산에 오르기 바빠 건물 앞으로 가서 외관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마한관 우측으로 뚫린 등산로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산길이 아니라 거의 평지를 걷는 듯 합니다. 묘지군락지를 지나 헬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완만한 길이 계속 이어지는군요.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급경사를 만나면 정말 힘이 들지만 이런 길은 마음 속으로 콧노래를 부릅니다. 헬기장에 서니 능선 좌우로 조망이 터집니다.

 

 

 

 

 마한관

 

 

 

 

 

 


헬기장에서 조금 더 가니 용화산 정상(342m)입니다. 정상에는 용화산을 알리는 목판 이정표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잡목에 가려 조망도 할 수 없군요. 용화산에서 미륵산성으로 가는 길목의 좌측에는 군부대의 사격장이라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에 군데군데 붙어 있습니다. 물론 토요일이어서 사격훈련은 하지 않겠지만 불발탄이나 탄피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에 오싹합니다. 조망대에 서니 서쪽으로는 가야할 미륵산이 우뚝하고 우측으로는 용리산이 나지막하게 뻗어 있습니다. 미륵산 중턱에 보이는 복원한 미륵산성의 모습은 마치 V자를 그리고 있는 듯 합니다.

 용화산 정상

 

 출입금지 경고문

 

 가야할 용리산(우측)

 

 가야할 미륵산 

 

 

등산로 곳곳에 설치해 둔 익산소방서의 붉은 색의 화재와 긴급신고 알림 표지판이 이정표 구실을 톡톡히 하는군요. 돌탑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용리산입니다. 용리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1km인데, 가는 길은 거의 오르내림이 없을 정도로 평탄합니다. 용리산 정상(307m)에는 어느 산악인이 걸어둔 안내문과 삼각점만 보일 뿐 조망도 전혀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솔직히 용리산은 용화산에서 이어진 산줄기가 북동쪽으로 휘어진 능선의 끝자락에 있는 구릉 같은 곳인데 이곳에 산 이름을 붙인 것은 정말 의아합니다. 15개의 봉우리가 있는 북한산도 1개의 산으로 계산하면서 전혀 산(봉우리)같지도 않은 용리산을 별개의 산으로 치려니 뒷골이 땡기지만 버젓한 산 이름을 가지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익산소방서의 현 위치 안내문

 

 삼거리 이정표

 

 용리산 정상

 

 

 

 

용리산에서 삼거리로 되돌아와 아리랑고개 방향으로 갑니다. 고도를 점점 낮추니 가야할 미륵산이 상당히 높게 바라보입니다. 자동차 도로가 지나가는 아리랑고개에서 미륵산성으로 가는 길은 익산 둘레길 중 "정정길 명창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군요. 사격장으로 인해 출입금지 철조망이 쳐진 길을 따라 오르니 드디어 용화산 능선에서 보았던 미륵산성입니다. 복원된 산성은 그 규모가 매우 커 보입니다. 앞서 간 등산객들이 모두 모여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미륵산성

 

 

 

미륵산성은 익산시 금마면 신룡리 미륵산 일대에 있는 삼국시대의 산성으로 일명 기준성(箕準城) 또는 용화산성(龍華山城)이라고도 합니다. 이를 기준성이라고 하는 것은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남쪽으로 가서 한왕(韓王)이 되었다는 기준왕의 고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산성의 둘레는 1,822m이며, 높이는 4-5m, 폭이 5m로 익산지역 최대규모의 산성으로서 성내에서 백제시대의 토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성벽의 우측 길을 따라 오르면 복원된 성이 끝나는 지점에서 성곽 위로 오를 수 있습니다. 성의 폭이 굉장히 넓어 5m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성곽이 올라 뒤돌아보니 지나온 용화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복원된 성의 위쪽으로는 허물어진 채 그대로 방치된 성이 늘어서 있습니다. 앞으로 이 성을 모두 복원하려면 상당히 많은 국민세금이 투입되어야 하겠군요.

 복원된 미륵산성

 

 

 

                                                                             허물어진 산성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깔딱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미륵산 북쪽의 우재봉입니다. 우재봉 북쪽에는 여러 개의 통신철탑이 서 있습니다. 우재봉에 서니 지나온 용화산(동쪽)과 북쪽 및 서쪽의 산하가 잘 조망됩니다. 인접한 미륵산 정상에는 산 이름은 보이지 않고 이정목에 해발 430m만 적어 놓았습니다. 정상에는 돌탑이 있었지만 미륵산이라는 산 이름을 찾을 수 없어 매우 허망했습니다. 서대산(904m)의 경우에도 돌탑 중간에 표석을 끼워 두었거든요. 정성 돌탑의 막대에 태극기가 없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산에 올라 만나는 태극기는 애국심을 고취하기에 하는 말입니다. 북쪽 산골짜기에 마치 핵실험을 한 듯한 장소는 아마도 채석장인 듯 합니다. 서쪽으로는 곡창지대인 넓은 들이 펼쳐집니다. 

 우재봉

 

 북쪽 통신철탑

 

 

 

 미륵산 정상 이정표

 

 미륵산 정상 돌탑

 

 미륵산에서 바라본 채석장

 

 

 

서쪽 평야

 

 

 

이제 미륵사지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가는 길에 사자암을 경유할 예정입니다. 한반도의 지형을 닮았다는 금마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군요. 기암 옆으로 설치된 철제 안전시설을 이용해 정상을 내려섭니다. 넓은 계단길이 조성되어 있어 걷기는 다소 불편하지만 안전한 산행은 보장합니다.

 한반도지형 닮은 금마저수지

 

 

 

  내려다보이는 미륵사지(중앙)

 

 

 
 

등산로에서 사자암까지는 좌측으로 100여 미터의 거리에 있습니다. 사자암이 위치한 이곳은 백제시대 사자사가 있던 곳으로, 사자사는 익산의 미륵사보다도 앞서 세워진 백제초기의 사찰이었습니다. 사자암 입구의 암벽에는 사자동천(獅子洞天)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네요. 누가 언제 새겼는지는 몰라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벼랑바위에 세운 전각들이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여기서도 한반도지형을 닮은 금마저수지가 잘 보이는군요.

 사자암 이정표

 

 사자암

 

 암벽에 새긴 사자동천

 

 벼랑 위 전각

 

  
사자암 삼거리로 되돌아와 내려서는 길도 데크(deck)로 이어져 있습니다. 점점 내려오니 길은 돌계단으로 변합니다. 미륵사지를 900m 남겨 놓은 지점은 익산 둘레길 중 대나무숲길이네요. 드디어 미륵사지입니다. 미륵사지에는 국보 제11호인 미륵사지 석탑과 보물 제236호인 2기의 당간지주, 보물 제1753호인 금동향로가 있습니다. 국보인 석탑은 복원을 위해 해체하였고, 가건물을 지어 복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측의 동탑은 이미 복원한 것입니다.

 미륵사지 동탑과 서탑복원지

 

 보물인 당간지주

 

 해체한 서탑의 돌들 

 

 
익산의 미륵사지터도 굉장히 넓습니다. 경기도 여주의 고달사지 및 양주의 화엄사지와 마찬가지로 사지(寺址)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군요. 미륵사지를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나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약 10km의 거리를 비교적 담담하게 걸은 셈입니다. 이는 등산로가 평이하였고 또 날씨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미륵사지와 미륵산성을 품고 있는 미륵산은 이름난 산이 거의 없는 익산지방의 보물 같은 산입니다.           

 미륵사지 출입문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3월 14일 (토)
▲ 등산 코스 : 마한관(서동공원)-헬기장-용화산-능선삼거리-용리산(왕복)-아리랑고개-미륵산성-우재봉-미륵산

                    -사자암-미륵사지-주차장
▲ 산행 거리 : 10.5km(GPS 측정)
▲ 산행 시간 : 3시간 50분(사자암, 미륵사지 답사시간 포함)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