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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재등을 오르며 뒤돌아본 투구바위와 촛대봉 및 선운레이크골프장 

 

 

 

 

전라북도 고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은 선운산(342m)입니다. 선운산은 산세도 이름답지만 그 속에 품고 있는 명찰 선운사로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선운사가 이처럼 유명하게 된 것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라는 시(詩) 때문입니다. 선운산 다음으로 잘 알려진 산은 방장산(743m)이지만 산세는 평범합니다. 반면 이번에 답사하려는 화시산(403m, 현지 이정표는 화시봉으로 표기)은 산악회에서 산행을 공지하기 전까지는 산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미지의 산입니다. 그런데 막상 산에 올라보니 투구바위와 촛대봉 같은 암봉이 있는 빼어난 산세와 사방팔방으로 막힘이 없는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을 선사합니다. 이처럼 멋진 산이 왜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입니다.

 

산행들머리는 화시산의 북서쪽 소굴치입니다. 소굴치는 호남고속도로 선운산 IC의 서쪽 전북 고창군 아산면 용계리 734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도로상의 고개입니다. 여기서 동쪽의 산길로 들어섭니다. 능선에 오르니 산자락에 선운레이크컨트리클럽이 펼쳐져 있습니다. 페어웨이의 잔디가 새파란 초록색을 띄고 있어 5월은 골프라는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가장 최상의 계절인 듯 합니다. 잘 조성된 길을 따라 점점 고도를 높이면 맨 처음으로 높은 암봉을 만납니다. 바로 시루봉이라고 불리는 투구바위입니다. 투구바위 위로는 오를 수 있지만 진행방향으로 내려서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좌측으로 암봉을 우회합니다. 암봉을 우회한 후 뒤돌아보면 마치시루떡 같은 바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구바위의 진면목을 보려면 좀 더 앞으로 진행하다가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고도를 살짝 낮춘 다음 다시 능선을 타고 올라 바라보는 투구바위는 화시산을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좋을 만한 장관을 연출합니다.

 산행들머리인 용계리이정표(이곳 맞은편으로 오름)

 

 선운레이크 골프장

 

 북쪽의 조망

 

 선운레이크 골프장

 

 투구바위에 오른 사람들(이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없음)

 

 투구바위(시루봉)

 

 

   
고도를 높인 만큼 선운레이크 골프장도 저 아래로 내려다보입니다. 급경사에 설치된 철제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른 후 뒤돌아보면 투구바위와 골프장을 동시에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조망이 빼어납니다. 조망대를 내려와 길을 걸으며 큰 바위를 만났지만 숲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다음 조망대에 올라 바라보니 바로 촛대봉입니다. 이 촛대바위는 투구바위와 함께 화시산의 2대 명품바위입니다. 산행 개념도(지도)에는 촛대봉 옆에 가마바위와 거북바위가 있다고 표기되어 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투구바위

 

 

 

 가야할 무재등(좌)과 화시산(좌)

 

 투구바위와 골프장

 

 멋진 투구바위의 위용

 

 암봉사이로 보이는 골프장

 

 촛대봉과 투구바위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만에 무재등(350m)에 도착합니다. 무재등에는 화시봉 0.3km, 문화유산 고창고인돌유적지 6.2km, 부안면용흥리 3.0km 라는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화시산 정상을 가려면 남서쪽으로 약 300m를 더 가야 합니다. 무재등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매우 반듯합니다. 헬기장인 화시산 정상(403m)에는 화시봉이라는 안내문이 이정표 위에 붙어 있습니다. 정상에 서니 서쪽을 제외한 삼면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북쪽으로는 지나온 투구바위와 촛대봉 능선 그리고 선운레이크 골프장이 산자락에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가야할 화시산의 능선이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고창의 곡창지대를 가로지르는 서해안고속도로가 힘차게 뻗어 있는 모습입니다.  

 

 회시산 정상의 헬기장

 

 

 

 정상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멋진 조망

 

 가야할 나지막한 능선 

 

 
산정(山頂)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무재등으로 되돌아와 남동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잠시 후 오늘 산행 중 가장 아찔한 로프구간을 만났습니다. 거의 직벽에 걸려 있는 로프는 초보자는 당황하겠지만 안내산악회를 따라 나온 사람들은 이 정도의 경사는 쉼 호흡만 한번 하면 비교적 가볍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긴 등산지팡이는 짧게 조정한 후 뒤돌아 서서 로프를 다리사이에 넣은 채 내려오면 매우 용이합니다. 급경사를 내려온 후 뒤돌아보며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상으로는 경사가 밋밋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가파릅니다.

 가야할 능선

 

 뒤돌아본 급경사 포르구간(실제로는 매우 가파름)
 

 

 

 

이 구간을 지나면 어려운 길은 거의 없습니다. 온통 초록의 세상인 숲길을 부지런히 걸어나오니 정자가 놓여 있는 된재입니다. 땀을 많이 흘린 등산객들이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네요. 포장된 임도를 건너 다시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동쪽인 능선 좌측으로 보이는 농경지는 황토가 보일 정도로 비옥한 것 같습니다. 등산로 옆에 성을 쌓은 흔적이 보였는데 이 글을 작성하면서 확인해 보니 한국전쟁당시 방어진지가 있었던 장소였다고 합니다. 백운재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칩니다. 서쪽으로 바라보는 운곡저수지의 물빛이 짙푸른 하늘색입니다.

 된재 쉼터

 

 동쪽의 들판

 

 서쪽의 운곡저수지

 

 
능선 좌측의 고속도로변에 고창고인돌휴게소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능선을 끝까지 타려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듯 합니다. 등산로에 고창운곡습지구역임을 알리는 경계표석이 세워져 있네요. 등산로에는 숲이 울창하여 나뭇가지 때문에 전진하기가 상당히 힘이 듭니다. 글쓴이도 가시가 있는 나무에 두 군데나 팔목을 긁혀 피가 나가도 했습니다. 송전철탑을 지난 다음 행정치(현지에 이정표가 없어 현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움)에서 더 이상 능선으로 들어서지 아니하고 좌측으로 탈출합니다. 원래는 옥녀봉(192m)을 지난 후 회암봉을 거쳐 직업재에서 고인돌유적지로 내려서려고 했지만 등산로에 무성하게 자란 숲으로 인해 걷기가 매우 어렵다는 선두대장의 주문으로 좌측 죽림리로 내려선 것입니다.

 고속도로변의 고창고인돌 휴게소(좌)

 

 송전철탑

 

 
현지주민에게 길을 물어 고인돌유적지를 찾아갑니다. 송암 버스정류소를 뒤로하고 노거수(老巨樹)를 지나자 고인돌유적지울타리가 나옵니다. 넓은 지역에 펼쳐져 있는 우리 조상들의 무덤인 고인돌 유적지는 고고(考古)역사를 잘 모르는 문외한의 입장에서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큰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고인돌은 이곳에 매우 광범위하게 펴져 있네요. 이곳 유적지는 고인돌뿐만 아니라 각종 야생화가 생기 있게 자라는 초원지대라 산책을 겸한 나들이도 참 좋을 듯 합니다. 고인돌 유적지 입구인 하갑교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암버스정류소

 

 노거수

 

 고인돌유적지 가는 길

 

 

 

 고인돌 유적지

 

 고인돌 유적지 입구 

 

 
오늘 산행에 4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화시산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조망이 좋은 명산이었으며, 고인돌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어 문화유적답사를 병행할 수 있는 매우 멋진 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5월 16일 (토)
▲ 등산 코스 : 소굴치-투구바위-촛대봉-무재등-화시산(왕복)-로프구간-된재-백운재-송전철탑-행정치

                    -송암버스정류소-고인돌유적지-하갑교
▲ 등산 거리 : 10.9km (GPS 측정)
▲ 산행 시간 : 4시간 15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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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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