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성산 능선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동복호와 무등산
옹성산 능선에서 바라본 옹암바위(중앙)
옹성산의 명물인 옹암바위
전라남도 화순에서 가장 유명한 산은 이 지역의 최고봉인 모후산(919m)이며, 2014년 하늘다리가 개통된 기암괴석의 산인 백아산(810m),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에 인접한 만연산(687m) 등입니다. 이번에 답사하려는 옹성산(574m)은 동복호에 숨겨져 있다가 30년만인 2004년 하반기에 개방된 화순적벽을 품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산입니다. 화순적벽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옹성산의 서쪽 끝 절벽이 바로 화순적벽의 하나인 이서적벽(노루목적벽)임은 글쓴이도 전혀 몰랐으니까요.
전남 화순군 동복면 소재 옹성산(574m)은 항아리를 엎어놓은 듯한 바위가 여러 개 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습니다. 거대한 암봉 덩어리로 된 옹성산에는 고려말 왜구의 침입에 방비하기 위하여 쌓았다는 철옹산성(옹성산성)이 있는데, 입암산성 및 금성산성과 함께 전남의 3대 산성으로 불립니다. 진안의 명산인 마이산과 암질이나 모양새가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화순군 동복면 안성리 신성마을회관 앞 15번 국도변의 신성버스정류소입니다. 이곳은 바로 유격교육대입구이기도 합니다. 군부대의 유격교육대 안내이정표를 보며 안성천의 신성교를 건넙니다. 좌측으로 모내기를 한 논 뒤로 신성마을이 그름 같은 모습으로 다소곳이 앉아있습니다. 동북유격대를 알리는 표석을 지나면 유격대의 멋진 빌딩인데, 요즈음은 군부대의 건축물도 칙칙한 군대냄새 대신 민간인 건물로 착각할 정도로 매우 산뜻합니다. 우측의 안성저수지를 만나자 곧바로 좌측의 산으로 들어섭니다. 항아리 같은 옹암바위의 모습이 살포시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유격대의 산악교정이 나타납니다. 옹암바위의 사면(斜面)에 극기(克己)라는 한자어가 씌어져 있어 군부대훈련장임을 실감합니다.
유격교육대 입구
신성마을
유격교육대 표석
안성저수지
유격교육장 이정표
요리조리 돌아 들어가니 용암바위 밑입니다. 바위사면에는 로프에 매달린 사다리가 걸려 있는데 우측으로는 돌아 오르는 길도 있지만 등산객들은 바위를 타고 오릅니다. 웬만한 산행경력이 있을 경우 이 정도의 바위 타기는 그리 어려운 코스가 아니거든요. 로프를 잡고 1단계 바위에 올라 뒤돌아보면 조금 전 지나온 안성저수지 뒤로 이름 모를 산하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합니다.
암벽 오름길
뒤돌아본 안성저수지
두 번째의 바위구간을 올라 우측으로 조금 가면 옹암바위 정상(395m)입니다. 옹암바위에 서면 북쪽으로 가야할 쌍두봉 뒤로 화순의 명산인 백아산의 산줄기가 선명합니다. 또한 남쪽으로는 안성저수지 뒤로 동복면의 취락지구가 펼쳐집니다. 진돗개를 데리고 산에 오른 주민도 있더군요.
옹암바위 정상
쌍두봉(좌) 뒤로 보이는 백아산
옹암바위에서 서쪽으로 갑니다. 노송군락지를 지나니 옹암삼거리인데, 임도를 따라 옹성산성 방면으로 조금 가다가 열려 있는 좌측의 철문사이로 진입합니다. 오래된 민가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공사를 하려는지 건축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군요. 돌로 쌓은 담장과 철책펜스 사이로 들어서 쌍문바위 300m 이정표를 뒤로하고 묘지를 지나면 쌍문바위 이정표입니다. 여기서 쌍문바위는 우측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데, 쌍문바위는 이름 그대로 두 개의 바위 문이 나란히 있는 바위로 현지의 지형상 쌍문을 한꺼번에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음이 정말 아쉽습니다. 사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왔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쌍문바위는 남해의 금산에 있는 쌍홍문보다도 오히려 더 멋진 바위라고 생각됩니다.
동복면 조망
옹암 삼거리 이정표
민가
뒤돌아본 민가
쌍두봉
쌍문바위 이정표
쌍문바위
쌍문바위를 뒤로하고 이정표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옹성산 정상으로 갑니다. 길목에도 멋진 바위가 있네요. 산허리를 돌아 우측으로 방향을 틀자 묘지가 나왔는데 이곳이 첫 번 째 동복호 조망대입니다. 동복호 뒤로는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1,187m)이 멋진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니 아담한 정상표석이 반겨주는 옹성산 정상(573m)인데, 숲으로 가려 유감스럽게도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화순적벽 중 이서적벽은 아마도 이쪽 아래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동복호 뒤로 보이는 무등산
정상을 뒤로하고 옹성산성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등산로 좌측으로 조망이 터져 아래로 몇 발자국 내려서자 동복호와 무등산을 비롯한 주변 산들을 한 눈에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까 묘지에서는 아래쪽이 나무숲에 가렸지만 이번에는 깨끗한 조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부터 길은 거의 일방통행입니다. 조릿대군락지를 지나 묘지와 큰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바라본 지나온 옹암바위는 사진보다도 실물이 훨씬 웅장해 보였습니다. 고사목을 지나가니 철옹산성(옹성산성)입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만난 유일한 산성의 흔적입니다. 철옹산성은 옹성산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한 포곡식 산성으로 길이는 약 5,400m입니다. 성벽은 해발 275∼550m 일대에 분포하고 있으며 성벽은 주로 능선과 암벽을 이용하였습니다. 철옹산성은 동북면과 북면을 경계짓는 지리적 요충지인 독재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유사시 즉시 입성하여 방어나 역습 등의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전형적이 산성입니다. 또한 내부에 계곡을 포함하여 수량이 풍부하고 활동공간이 넓을 뿐 아니라 외부의 노출도 방지해 줄 수 있는 구조여서 유사시 상당수의 군사와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지형 때문에 현재 군부대 유격교육장이 들어선 듯 합니다.
지나온 민가와 무등산
옹성산성 이정표
옹성산성
이제 쌍두봉으로 갑니다. 가는 길목에 긴 의자가 놓여 있어 등산객이 쉬어가기 참 좋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조망이 터져 옹암바위를 비롯한 주변의 멋진 경관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음도 이 산의 자랑입니다. 아늑한 숲을 통과하자 쌍두봉 삼거리입니다. 우측으로 오르면 쌍두봉이지만 막상 여기서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의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침목으로 조성된 급경사 계단 수 백 개를 조심스럽게 내려섭니다. 반대로 이곳을 오르려면 체력소모가 굉장할 듯 한데 실제로 오르는 등산객 몇 명을 만났습니다.
지나온 옹암바위
쌍두봉 이정표
공포의 계단길
평지로 내려와 가까이에서 아까 올랐던 옹암바위를 바라보니 마치 진안의 마이산을 보는 듯 합니다. 철옹산성의 안내문이 이곳 주차장에 세워져 있군요. 차도를 따라 밖으로 나옵니다. 안성저수지와 옹암바위 갈림길을 지나 부지런히 걸어가자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신성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오늘 산행에 약 2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물만 몇 모금 마셨을 뿐 한번도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합니다. 옹암바위와 쌍문바위는 정말 멋이 있었고, 옹암산의 능선에서 바라본 동복호를 비롯한 주변 산세의 황홀경에 빠진 시간이었습니다. 100대 명산에 포함시켜도 손색이 없을 이 산은 등산객들이 반드시 답사해야할 화순의 숨은 명산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화순적벽을 꼭 답사해야 하겠습니다.
옹암바위
옹암바위(좌)와 쌍두봉(우)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6월 7일 (일)
▲ 등산 코스 : 신성마을 버스정류소-유격교육대-안성저수지-옹암바위-옹암삼거리-민가-쌍문바위-동복호 조망대
-옹암산 정상-동복호 조망대-철옹산성-쌍두봉-침목계단-주차장-안성저수지-신성 버스정류소
▲ 산행 거리 : 약 7.2km
▲ 소요 시간 : 2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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