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제2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동쪽 방향의 조망

 

 


전북 임실군 관촌면과 성수면의 경계에 솟은 고덕산(高德山, 625m)은 동서로 뻗은 8개의 암봉이 빼어난 산세를 자랑합니다. 능선에는 남근바위, 산부인과바위, 마당바위, 전망바위, 통천문, 촛대바위 등 특이한 바위가 많아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줍니다. 고덕산은 산에 약초가 많아 여러 사람들에게 복을 주었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산행 들머리는 임실군 관촌면 운수리 고덕마을회관입니다. 742번 지방도로에서 대형버스가 겨우 출입할 수 있을 정도의 좁은 진입도로를 들어가니 넓은 주차장입니다. 고덕산을 찾는 이들을 태운 등산(관광)버스가 자주 들어올 텐데 길이 매우 비좁더군요. 물론 도로에서 가까워 걸어도 무방합니다. 주차장 옆에는 고덕산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원점회귀산행을 하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고덕산 등산로 안내도

 

 

고덕경노당 좌측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안쪽에는 정상인 제8봉까지의 거리가 1,280m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입니다. 곧 이어 산길은 급격한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통나무계단이 끝나고 철제계단이 이어지는데 워낙 가팔라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급경사 철제계단이 8봉에 오를 때까지 계속되어 진을 빼더군요. 계단에 올라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고덕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철제계단을 이용해 점점 고도를 높이면 더 멀리까지 조망을 할 수 있습니다.

 고덕 경노당 옆 좌측 골목

 

 

 

                                                                                철제계단

 

 

 


 
산행을 시작한지 약 30분만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제1봉(538m)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현지에는 제1봉임을 알리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봉우리를 넘으며 몇 봉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1봉에서 2봉으로 가는 길은 정말 가파릅니다. 거의 직각처럼 보이는 계단을 올라야 하기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보통사람들도 좌우를 쳐다보지 말고 일단 오른 다음에 뒤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제2봉(574m)에 올라 뒤돌아보면 지나온 제1봉 너머로 그림 같은 산야(山野)가 펼쳐집니다.

 

 

 고덕마을

 

 산불감시초소

 

 올라야 할 제2봉의 모습

 

 제2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제1봉의 모습

 

 

 

 

 


 


3봉으로 가면서 좌측을 보면 북서쪽으로 내동산(887m)이 우뚝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해산바위가 있는데 이를 지나면 남근바위와 유사한 바위가 길을 막습니다. 조금 더 가노라니 안부에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이미 제5봉을 지난 지점입니다. 4봉과 5봉은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온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비록 고덕산이 봉우리는 8개라고 하지만 100대 명산인 고흥의 팔영산이나 홍천의 팔봉산에 비하면 한 수 아래로 보여집니다. 이곳에서 지나온 1봉까지는 420m, 가야할 제8봉까지는 220m를 알리는 이정표도 보입니다.

 내동산의 모습

 

 해산바위

 

 남근바위(?)

 

 

 

 

 

 

 

 

여기서 공사중인 곳으로 들어가 제7봉(619m)을 오릅니다. 가야할 정상(제8봉)이 바로 눈앞에 보이지만 협곡이 가로막고 있어 여기서는 갈 수가 없습니다. 7봉에서도 내동산이 바로 조망됩니다.

 공사구간

 

 가야할 정상(좌)

 

 

 


 

안부로 되돌아와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협곡을 오르내리는 길을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낙석이 떨어질까 봐 걱정입니다. 통천문을 지나니 제8봉인 고덕산 정상(625m)입니다. 정상에는 성수지맥 고덕산라고 쓴 목판 이정표가 바닥에 놓여 있어 일행 중 한 명이 이를 고사목에 걸었습니다. 제발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정상에는 어느 상호신용금고사가 걸어둔 볼품 없는 안내문이 있지만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정상에는 철제계단을 설치하는 인부들이 켜둔 모터 소리만 요란할 뿐 인부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고덕산 정상을 내려서는 일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하산하는 방향의 이정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통천문

 

 제8봉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성수지맥(중앙)과 내동산(좌)

 

정상 안내문

 

 

 

 
우리는 원래 삼봉산(529m)으로 가려고 계획했습니다. 따라서 8봉에서 서쪽 방향의 능선을 따라 가야 하는데 하산하는 길을 찾지 못합니다. 통천문 좌측으로 희미한 등산로가 보였지만 산악인 S씨가 길이 험하여 갈 수가 없다고 되돌아오는 것을 목격했기에 이쪽으로 갈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하는 수 없이 아까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5봉 안부로 되돌아와 우측 공사중인 곳으로 들어갑니다. 바위 경사면에 걸려있는 로프가 보여 길을 제대로 찾았다고 안도한 것도 잠시 갈림길에서 보니 이 길은 삼봉리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즉 고덕마을로 원점회귀하기 위해 가는 길이었던 것입니다.

 

일단 진행방향의 통나무계단을 오르니 아까 정상에서 들었던 모터소리의 주인공들(작업인부들)이 철제계단 설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삼봉산으로 가는 길을 물어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지나온 길을 내려가면 고덕마을로 간다고 알려줍니다. 정말 낭패입니다. 우리는 능선 좌측의 도로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이들은 능선 우측으로 빠지는 길 밖에 없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그런데 4명이 모이면 반드시 선지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산행을 하면서 GPS를 가장 잘 사용하는 K씨가 능선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희미한 등산로를 발견한 것입니다. 작업인부들조차 그쪽으로 길이 없다고 하였지만 우리는 이 길을 따라 갑니다. 직립한 정상의 바위 아래로 옛날 심마니가 다녔을 법한 희미한 길을 걷습니다. 큰 바위 옆의 흙길을 걸어 맞은 편 능선에 도착하니 아까 위험하다고 알려준 곳에 긴 로프가 걸려 있는데 밑에서 보기에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습니다. 산악회 선두(가이드)가 지나가면서 이쪽으로 내려서라는 안내표시(깔지)라도 깔아두었다면 이토록 알바를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공사구간 아래의 통나무 계단길

 

 철제계단 설치공사 구간 

 

 정상 직벽에 걸려 있는 로프

 

 

 

여기서 삼봉산을 가거나 아니면 삼봉산 직전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하산하려면 무조건 능선을 따라 가야합니다. 그런데 이를 모르고 낙엽 위의 발자국을 따라 능선 우측으로 내려가니 그만 길이 희미해지고 발자국의 흔적이 없어집니다. 능선으로 다시 올라와 보니 큰 암봉이 있는 곳으로 치고 오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길을 잘 몰라 이래저래 시간을 많이 허비합니다. 이때부터 안전시설이 전혀 없는 능선을 따라가지만 가는 길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안동에서는 섭씨 39도 이상을 기록하였다는 이날 이곳 임실도 기온이 33도였습니다. 바위를 오르내리느라 힘든 데다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보니 몸도 마음도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건강을 지키려고 산에 왔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할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능선을 따라 가면서 좌측으로 탈출하는 길이 있는지 유심히 살폈지만 탈출로는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길은 성수지맥이라고 하는데 지맥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길을 어찌 답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동산

 

 뒤돌아본 지나온 길(맨 뒤는 고덕산 정상)

 

 

 

 

자그마한 봉우리를 여러 번 넘다가 좌측으로 희미한 길을 만났지만 의심스러워 계속 직진합니다. 이때 아까 정상에서 길이 위험하다고 했던 S씨를 만납니다. 그는 삼봉산을 다녀오는 길인데 빠지는 길이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되돌아와 조금 전 시도한 길로 나갑니다. 길이 예상외로 잘 나 있습니다. 시멘트포장 길을 만나 만세를 부릅니다. 드디어 고생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길섶에 피어 있는 배롱나무 꽃이 정말 화사합니다. 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서 다리를 건너니 742번 지방도로 변의 진안군 장성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빠지는 길

 

 민가

 

 

 

 진안군 장성마을

 

 

 


오늘 고덕산 산행에 4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고덕산만 답사하는 것은 산행이 너무 짧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좀 더 길게 타려고 삼봉산으로 가다가는 등산초보자는 큰 고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간 안내산악회에서 고덕산 산행을 잘 하지 않은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고덕산만 타려면 너무 짧고 삼봉산까지 연계하려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고덕산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정상인 8봉에서 현재 설치중인 철제계단(완공 시)을 이용해 고덕마을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산행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일단 삼봉산 방향의 능선으로 들어서면 좌측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탈출로가 없음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비록 산행거리는 짧지만 고덕산의 조망은 끝내주거든요.  

 상경하면서 바라본 낙조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8월 6일 (목)
▲ 등산 코스 : 고덕 경노당-산불감시초소-5봉안부-7봉-8봉 정상-삼봉리 갈림길-정상 밑길 횡단

                   -성수지맥 능선길-능선 삼거리(희미함)-민가-장성마을 버스정류소
▲ 등산 거리 : 6.8km
▲ 등산 시간 : 4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새마포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