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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마산 정상 직전 우측으로 본 음성군 방면의 조망 

 

 

 


 
충북 괴산군 사리면에 위치한 보광산(普光山, 539m)은 바위가 있어 산세가 빼어나거나 경치가 좋은 그런 산이 아닌 평범한 육산입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험하지 않아 가족단위로 등산할 수 있는 좋은 산입니다. 충북 음성군 원남면과 괴산군 사리면의 경계에 위치한 백마산(白馬山, 464m)은 1649년(조선 인조 27년) 큰 백마가 나타나서 이 산기슭 일대를 돌아다니며 살다 죽어 백마산이라 했으며, 이 백마의 무덤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보광산 산행들머리는 사리면 방축리 모래재입니다. 이곳은 34번 국도가 동서로 지나가는 도로 옆으로 "모래재 의병격전유적비"가 있습니다. 이 유적비는 의병장 한봉수와 9명의 의병들이 1908년 이곳을 지나가던 일본군 우편물 호송대를 습격하여 이들을 사살하고 총기와 탄약 및 우편물을 노획한 선열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유적비 맞은 편 수암낚시터라는 대형 입간판 옆에는 보광산을 알리는 작은 이정표가 있습니다.

 모래재 의병격전유적비

 

 

                                                                         수암낚시터 입구

 

 

안으로 들어서니 수암낚시터인데 가뭄 때문인지 물은 녹조가 든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늘진 곳에는 이미 강태공들이 자리를 잡아 세월을 낚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잡은 물고기도 식용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4번 국도 밑 굴다리를 통과해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노상 판매점이 있고 그기에 보광산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늘어선 묘지를 뒤로하고 한참을 걸어가면 임도입니다. 여기서 보광산 1.5km 이정표를 따라 임도를 걸으면 보광사(1분), 보광산(15분) 이정표가 나옵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보광사로 가야하지요.  

 수암낚시터

 

 보광산 등산 안내도

 

 묘지 군락지

 

 

 

 보광사 이정표

 

 

 

 

 

보광사는 현지의 안내문이 없어 언제 누가 창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각이라고는 대웅전 및 그 좌우로 있는 두 개의 집뿐입니다. 인적이 드문 호젓한 곳이라 수양환경은 매우 좋은 듯 합니다. 좌측으로 돌아가면 다시 산길로 연결됩니다. 조금 걸어가면 공터인데 이곳에 봉학사지 오층석탑이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이 석탑은 고려 초기의 것이라고 하는군요.

 

 

 

 

 보광사

 

 봉학사지 5층석탑

 

 

 

 

석탑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들어가 좌측으로 돌면 능선에 붙고 이어서 보광산 갈림길입니다. 여기에는 보광산 5분, 모래재 50분, 고리티재 30분이라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실제로 보광산은 5분이 아니라 1분 거리입니다. 보광산(539m) 정상에는 충북 특유의 오석(烏石)으로 만든 표지석이 있는데, 조망은 전혀 할 수가 없네요.

 보광산 갈림길 이정표

 

 보광산 정상

 

 

 

 

갈림길로 되돌아와 고리티재로 갑니다. 부드러운 능선 길이 계속 이어지는군요. 이렇게 산길이 완만하면 조망을 할 수 없는 게 흠입니다. 산길이 다소 가파르고 능선의 한 쪽이라도 급경사이면 멋진 조망이 터지는데 능선의 좌우가 밋밋하니 그냥 숲 속에서 도심의 공해에 찌든 육체와 정신을 힐링(healing)하는 기분으로 걷습니다. 소암 갈림길에는 백마산 40분, 보광산 40분 이정표가 보이는데 아까 갈림길에서 고리티재까지 30분이라고 했으니 이미 고리티재는 지난 듯 한데, 현지에 이를 알리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으니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삼각점을 지나 백마산 3.1km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한여름에 우거졌던 숲 속의 나무는 다소 그 푸름이 약화된 듯 하지만 산 길이라기 보다는 도보길 같은 편안한 등산로에서는 발걸음이 매우 가볍습니다. 드디어 백마산 갈림길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한남금북정맥인데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백마산 길은 정맥길을 벗어나야 합니다. 현지에는 대형 목판에 한남금북정맥 등산로안내도를 설치해 두어 정맥을 종주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남금북정맥 등산로 안내도

 

 

 

 

우리는 백운사 1.1km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갑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삼각점이 있는 곳에 백마산 1.7km 이정표가 보입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독초인 "미국자리공"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이 식물의 뿌리와 열매는 독성이 매우 강하여 뿌리는 약재로, 열매는 염색의 재료로 사용하며 동물이 열매를 먹으면 죽기도 한다는 무서운 풀이므로 등산객들은 절대로 이를 채취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미국자리공

 

 

 

 

백마산을 300m 앞둔 시점이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오르막에는 긴 로프가 매어져 있군요. 사실 이 정도의 오르막도 없었다면 백마산 오름 길이 너무 싱거웠을 것입니다. 정상에 다다르기 직전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네요. 아마도 이곳은 음성군일 것입니다. 백마산(464m)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놓여있는데 바위에 오르면 지나온 능선이 지척에 바라보입니다. 볼거리가 많은 백운사도 산비탈에 자리를 잡고 있군요.

 백운사 갈림길

 

 음성군 방면의 조망

 

 백마산 정상

 

 백마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아래는 백운사

 

 백마산 정상 이정표 

 

<참고> 백마산 이름의 유래

 

백마산의 원래 이름은 지봉산(芝峯山) 또는 소마산(小馬山)이라 불리었다. 조선 인조(1623∼1649) 때 백마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지금 원남면 보천리, 보룡리, 덕정리 마을들을 다니면서 전답의 곡식을 마구 뜯어먹고 있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수일간 말과 실갱이를 하다가 끝내는 덕정리 뒷산에서 붙잡았다. 붙잡아 보니 백마가 어찌나 사나운지 당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덕정리 꽃절의 석굴 속에 가두고 굴 앞을 막아 놓았다. 백마는 배가 고프다 못해 있는 힘을 다하여 쌓아 놓은 돌담을 차고 석굴 밖으로 뛰어나와 지봉산으로 갔다. 이후부터 백마는 지봉산에서 숨어서 살다가 노쇠하여 지봉산 남쪽 지금의 사리면 소매리 어은동 뒷산에서 죽었다. 소매동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묻어주니 지금 "말 무덤"이라고 부른다. 그 뒤 이곳 부근 사람들은 날이 가물면 이 말 무덤에 맑은 물 한 말을 길어다가 붓고 농악을 치고 말 무덤을 파는 시늉을 하고 제사를 지내면 비가 온다고 한다. 지봉산에서 살다 죽은 백마 때문에 이 산을 백마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출전 : 『白雲寺誌』]

 

 

 

정상에서 하산 날머리인 백마저수지까지의 거리는 2.4km입니다. 백마저수지 이정표만 보고 걸으면 되므로 길을 잃을 우려도 없습니다.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더욱 그러합니다. 다만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으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현지 이정표의 백마저수지는 지도상으로 소매저수지인데 아마도 소매저수지를 백마산의 이름을 따서 새로 붙인 듯 합니다. 백마저수지 옆 소매리 버스승강장에 도착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마저수지는 규모가 꽤 큰 저수지인데 가장 깊은 곳만 물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소매리 애향비

 

 등산 안내도

 

 

 

 백마저수지

 

 

 

 

오늘 산행에 3시간 반정도 걸렸습니다. 약 10km의 거리를 이토록 빨리 걸은 걷은 글쓴이의 걸음이 빨라서가 아니라 길이 부드러웠기 때문입니다. 산을 다니다 보면 이런 편안한 길도 걸을 때가 있습니다. 등산의 프로들은 산행시간이 짧은 것을 싫어하지만 글쓴이는 가급적이면 무리가 가지 않는 이런 산행이 참 좋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9월 20일 (일)
▲ 등산 코스 : 모래재 의병전적비-수암낚시터-굴다리-보광사-봉학사지 5층석탑-능선삼거리-보광산(왕복)

                   -고리티재-백마산 갈림길-백운사 길림길-백마산-백마저수지(애향탑)
▲ 등산 거리 : 9.9km
▲ 소요 시간 : 3시간 35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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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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