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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걸산 기차바위능선에서 바라본 동쪽의 천성산 

 

                                          능걸산 기차바위 능선에서 바라본 남쪽의 금정산(좌) 및 어곡산(우)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소재 능걸산(783m)은 100대명산인 천성산(922m)의 서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양산에는 천성산을 비롯해 금정산(802m), 천태산(631m), 영축산(1,081m) 등 산꾼들 사이에서는 그 이름만 들어도 금방 고개를 끄덕일 명산이 많습니다. 그런데 능걸산은 산경표에도 등장하지 않은 생소한 산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답사해보니 능걸산은 양산의  어느 명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난 산세와 조망을 자랑합니다. 특히 암릉코스가 기차처럼 길다고 하여 붙여진 기차바위에는 절벽틈새의 노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황홀경을 연출합니다. 천마산(527m)은 능걸산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름도 희한한 뒷삐알산(827m)은 능걸산의 북쪽에 자리잡은 부드러운 육산입니다.  
 
천마산 산행들머리는 경부고속도로 양산IC 인근인 35번 국도 옆 감결마을입니다. 음식점 "산촌" 입구로 들어서면 마을의 수호목인 당산나무가 나옵니다. 안쪽으로 진입하면 소규모 사찰인 성불사인데 입구의 십이지신상 조각품이 눈길을 끕니다. 경내의 약수터에는 가뭄에도 불구하고 물이 잘 나오네요. 성불사를 뒤로하고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산길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체육시설이 있는 용고개인데 현지의 지명을 알리는 이정표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용고개를 지나 점점 고도를 높이면 오늘 처음으로 멋진 조망터가 나타납니다. 능선 우측으로는 양산골프장이 그림처럼 누워있는 가운데 그 뒤로는 양산의 제일명산인 천성산이 보입니다. 남쪽으로는 양산 시가지 뒤로 금정산이 펼쳐집니다.

 음식점 산촌 입구

 

 양산골프장 뒤로 보이는 천성산

 

 남쪽의 금정산 능선

 

 남쪽의 어곡산   

 

 


삼성아파트 갈림길을 지나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좌측으로 돌아가니 능선삼거리 길림길인데 여기서 좌측은 능걸산으로 가는 길이지만 우리는 천마산을 향해 우측 소석마을(대현농장)로 갑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넘어가면 천마산 정상(527m)입니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목판 안내문이 있지만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천마산 정상을 밟았다고 그냥 되돌아서서는 절대로 아니 됩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진행방향으로 조금 더 가서 약간 낮은 봉우리에 오르면 양산시에서 세운 멋진 정상표석과 북동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기 때문입니다. 현지엔 이를 알리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아까 능선갈림길을 출발하지 10분만입니다. 길이 매우 부드러우니 걷기도 참 편합니다.  

 천마산 방향으로 가야하는 소석마을 이정표

 

 천마산 정상(실제)

 

 천마산 표석 있는 곳

 

 


 
 
여기서 북쪽으로는 산의 중턱에 위치한 골프장 뒤로 영남알프스의 산군인 영축산 능선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북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동쪽으로는 천성산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내려올 때 내륙지방의 짙은 안개로 인해 시계(視界)가 흐릿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11시가 지나자 안개가 말끔히 걷혀 환상적인 조망을 할 수 있음은 정말 다행입니다. 무엇보다도 양산시에서 단순히 해발고도만을 기준으로 정상표석을 세우지 않고 그보다 7m가 낮은 조망터에 정상표석을 세운 배려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지나온 등산로 어느 곳에도 천마산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골프장 뒤로 보이는 영축산 능선

 

 동쪽의 천성산

 

 남쪽 지나온 능선 뒤로 보이는 금정산(맨 뒤 중앙)

 

 
능선삼거리로 되돌아와 능걸산을 향해 갑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 속을 걸으면 기분이 무척 상쾌해지네요. 능걸산 1km 이정표를 뒤로하고 기차바위 능선에 도착할 때까지의 길은 해발 700m 이상의 고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탄했습니다. 길섶에서 가끔 야생화 용담을 만난 것은 보너스였지요. 드디어 기차바위 능선갈림길입니다. 여기서 우측 아래로 빠지면 안전한 우회로이지만 산악회에서는 급경사위험구간으로 길을 안내합니다. 사실 위험구간이라고는 하지만 안내산악회를 따라 다닐 정도의 경험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비록 위험한 등산로구역으로 진입하였지만 바로 바위 위로는 오르지 못하고 우측으로 살짝 돌아갑니다. 조금 가다가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오늘 등산의 하이라이트인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됩니다.

 소나무 군락지대

 

 기차바위 시작지점의 경고문

 

 

 

첫 번째 바위를 오르니 능걸산에서의 첫 조망이 터집니다. 바위가 상당히 넓어 마당바위라고 불러도 좋을 듯 한데 현지에 안내문이 없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직립한 마당바위 끝은 급경사 낭떠러지이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바위능선에 서면 남쪽으로는 금정산(802m)과 어곡산(680m) 그리고 지나온 천마산, 북쪽으로는 풍력발전기, 동쪽으로는 천성산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위로 올라야 할 암릉도 아찔하게 보입니다.

 남쪽 어곡산(좌)

 

 풍력발전기

 

 지나온 천마산

 

 

 

 

 

 

 

 

다시 위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절벽 위에 올려져 있는 기암의 모습이 마치 호두알 같습니다. 일명 호두바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합니다. 호두바위를 지나면 더 이상 능선 직등은 불가능해 우측 안전시설을 이용해 살짝 내려선 다음 다시 암릉 우측으로 올라야 합니다. 이 곳은 아까 갈림길에서 안전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길과 만나는 곳입니다. 좁은 틈새를 통과해 위로 오르면 드디어 능걸산 정상(783m)입니다. 아까 천마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양산시에서 세운 반듯하고 듬직한 표석이 반겨주네요. 사실 전국의 산을 두루 다녀보지만 경남이 정상표석을 가장 성의 있게 세운 지역인 것 같습니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가야할 뒷삐알산과 천마산에서 보았던 영축산 능선이 아련하게 바라보입니다.

 

 

 

 

 일명 호두바위

 

 우회해야 하는 암릉

 

  뒤돌아본 암릉
 

 

 늠름한 능걸산 정상표석

 

 능걸산 정상의 북쪽조망(우측 끝은 영축산)

 

 영축산 조망

 

 

 


이제 에덴밸리 1.7km 이정표를 따라 마지막 산인 뒷삐알산으로 갑니다. 능선 우측으로 독립적인 큰 바위 하나가 보였지만 잡목으로 인해 사진에 담을 수는 없네요.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돌아보니 지나온 기차바위의 암릉이 실감나게 보입니다. 이어지는 길은 신불산고산습지보호구역입니다. 신불산 고산습지는 양산시 어곡동과 원동 및 상북면의 산지(약 3만3천평)에 지정된 고산습지로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신불산은 이곳에서 영축산 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이곳 산 이름은 능걸산인데 "신불산 고산습지"라고 부르는 것은 "가지산 도립공원"에 영남알프스 9개 산과 천성산이 포한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뒷삐알산 가는 이정표(에덴밸리 방향)

 

 지나온 기차바위 능선

 

 

 

 
 
습지보호구역이라서 그런지 갈대도 자주 보입니다. 조금 더 가니 묘지 옆에 올망졸망한 바위군이 모여 있습니다. 바위에 생긴 틈새가 마치 5형제바위를 보는 듯 합니다. 위로 오르니 지나온 능걸산과 남쪽의 어곡산 능선이 바라보입니다. 습지 인근구간을 통과하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잡풀이 너무 많아 길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풀을 헤치며 지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델밸리 골프장 뒤로 가야할 뒷삐알산이 두루뭉실한 모습으로 누워 있습니다. 안부로 내려서면서 북쪽의 영축산 능선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군요.

 5형제바위 같은 모습

 

 신불산 고산습지보호구역

 

 에덴밸리 골프장

 

 당겨본 영축산 능선

 

 

 
안부에 도착했는데 등산로는 골프장 제방 아래로 이어집니다. 바로 골프장 옆으로 통행을 허용했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골프 치는데 방해도 되고 또 안전 상 곤란하겠지요.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위로 오르니 인공호수가 있는 골프장 옆입니다. 수도권지역의 골프장 페어웨이 잔디는 이미 누렇게 물들었는데, 이곳은 따뜻한 남쪽이라서 그런지 아직도 잔디의 색상이 매우 진한 녹색입니다. 이미 10여 킬로미터를 걸어서인지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는군요. 뒷삐알산 정상(827m)에는 막대형 정상표석과 삼각점 그리고 조망대가 놓여 있는데, 약 2m 높이의 조망대에 오르면 주변 풍광이 참 잘 보입니다. 방금 지나온 에덴밸리 골프장과 그 뒤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느낌입니다. <10만 도로지도>에는 뒷삐알산을 매봉산으로 표기하고 있고 또 <부산 국제신문>에서는 체바우골만당이란 이름을 사용해 매우 헷갈리는 산이기도 합니다.     

 에덴밸리 골프장

 

 

 

 뒷삐알산 표석

 

 뒤돌아본 골프장

 

 

 

 

이제 북쪽의 숲가마터를 거쳐 하산할 계획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으니 오르는 것보다는 힘이 덜 들겠지요.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경사가 상당히 급한 데다가 길바닥에는 낙엽과 사토(砂土)같은 흙, 그리고 나무 부스러기 등이 깔려 있어 매우 미끄럽습니다. 뒷삐알산이라는 산 이름의 유래가 궁금했는데 이곳을 걸으며 이를 알 것 같습니다. "삐알"은 경상도 말로 "비탈"을 뜻합니다. 따라서 뒷삐알산은 마을 뒤쪽에 있는 비탈이 심한 산을 뜻하겠지요. 조심해서 발걸음을 옮기느라 숯가마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치니 너덜지대입니다. 이곳을 지나니 임도인데 다시 숲을 가로질러 만난 임도에서 좌측으로 들어갑니다.

 너덜지대

 

 내석정자

 

 

 

 

유자형으로 꼬부라지는 임도를 따라가면 사방댐이 보이는데, 계속해서 지루하게 임도를 걸으니 내석정자가 있는 내석마을 노인정입니다. 오늘 약 13km 산행에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발걸음이 그리 빠르지 않음에도 비교적 시간이 적게 걸린 것은 천마산과 능걸산을 거쳐오는 산길이 기차바위 능선구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평탄하였기 때문입니다. 3개의 산을 거쳐오는 동안 부드러운 육산과 짜릿한 암릉의 스릴도 만끽했습니다. 천마산과 뒷삐알산은 평범했지만 능걸산의 암릉은 당초의 예상을 넘어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산우 여러분에게 양산의 숨은 명산인 능걸산과 천마산을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10월 17일 (토)
▲ 등산 코스 : 감결마을-성불사-용고개(체육시설)-조망대-능선삼거리갈림길-천마산(왕복)-기차바위입구

                  -기차바위 암릉-능걸산-신불산고산습지-에덴밸리골프장-뒷삐알산-너덜지대-임도-내석마을(정자)
▲ 등산 거리 : 13.2km
▲ 소요 시간 : 5시간 10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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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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