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 정상을 오르며 뒤돌아본 용문산(중앙 제일 높은 곳), 폭산(용문산 우측), 봉미산(폭산 우측), 도일봉(용문산 좌측)
강원도 홍천군 남면과 서면의 경계에 위치한 매봉산(651m)과 쇠뿔봉(558m)은 오도치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 보고 있는 오지의 산입니다. 이 두 산은 홍천의 산 중 산태극과 수태극을 볼 수 있는 금학산(655m)의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매봉산 능선에 서면 남서쪽의 용문산을 비롯하여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매우 좋지만, 쇠뿔봉은 등산로에 잡목이 무성하고 조망도 할 수 없어 이름 값을 전혀 하지 못하는 별 볼일 없는 산입니다.
매봉산 산행들머리는 494번 지방도로가 통과하는 홍천군 서면의 백양치(백양고개)입니다. 해발 420m인 고갯마루에는 통신시설이 있는데 산행입구는 군부대의 사격훈련장 출입금지 경고문이 있는 곳입니다. 현수막 밑을 지나가면 노후된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데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등산로의 소나무 기둥에는 약 50∼100m 간격으로 무단출입을 금하는 군부대장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니 등산로에 철조망이 보입니다. 우리는 이 철조망을 넘어 갑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군부대의 사격훈련이 없는 날이어서 출입을 하지만 평일에는 반드시 군부대장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백양치
군부대의 출입금지 현수막
산불감시초소
나무 등걸의 출입금지 경고문
철망의 경고문
그런데 이제부터 능선에는 방화선을 설치해 나무가 거의 없어 등산로는 매우 분명하고 주변의 조망이 확 트입니다. 어떤 곳은 실제로 산불이 발생했는지 민둥산으로 변해 있군요. 능선에는 매봉산 포탄사격지역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능선에는 멋지게 생긴 노송이 외롭게 서 있는데 아마도 이는 방화선을 조성하면서 일부러 보존한 듯 보여집니다. 능선에는 붉은 깃발과 흰 깃발이 가끔 바람에 나부낍니다. 좌측의 능선에는 비발디파크의 곤돌라승강장이 보이는군요. 등산로 옆에 피어난 억새가 가을이 깊었음을 알려 줍니다. 자그마한 봉우리를 몇 차례 오르내리니 정상이 바로 코앞입니다.
매봉산 능선
능선 우측의 계곡
억새 뒤로 보이는 산그리메
현지 부대장의 경고문
민둥산 풍경
능선 맨 뒤 좌로부터 도일봉, 용문산(중앙), 폭산
가야할 매봉산 정상
좌측 능선에 보이는 비빌디파크의 곤돌라 승강장
지나온 능선
드디어 오른 매봉산 정상(651m)에는 삼각점과 매직으로 쓴 안내문만 있을 뿐 정상표석은 없습니다. 군부대의 사격훈련장 때문에 정상표석을 놓기는 어려웠겠지요. 차라리 군부대에서 작은 표석이라도 세워두면 좋겠습니다. 정상에 서면 남서쪽으로 보이는 용문산(1,157m)과 천사봉(폭산, 1,004m) 그 우측으로 봉미산(856m)이 분명하지만 다른 방향의 산은 그 이름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해발 600m급의 산에서 이토록 멋진 조망을 하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매봉산 안내문
지나온 능선(좌)과 용문산 조망
가야할 능선
매봉산에서 방화선을 따라 북서쪽으로 가면서 고도를 낮추니 오도치입니다. 현지에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산행개념도를 보고 판단합니다. 이제부터 쇠뿔봉으로 가는 길은 잡목과 낙엽으로 인해 걷기가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이후부터 하산 시까지 조망도 전혀 없습니다. 산 이름만 들으면 매봉산보다는 쇠뿔봉이 훨씬 산세가 웅장하고 암릉도 많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이곳의 쇠뿔봉은 그야말로 개뿔입니다. 전북 부안의 쇠뿔바위봉(470m)을 답사했을 때의 감격과 비교하면 더욱 허탈하군요.
쇠뿔봉 가는 길
가야할 쇠뿔봉(좌측 끝)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니 바로 쇠뿔봉(558m)입니다. 정상에는 선답자인 어느 산악회가 나무에 걸어둔 반듯한 이정표가 반겨주네요. 여기서 북쪽능선으로 약 500m 정도 가다가 능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잡목과의 싸움입니다. 급경사 구간에는 낙엽과 나뭇가지가 뒤섞여있어 매우 미끄럽습니다.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니 임도가 나오고 이어서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작은 저수지입니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듯 한데 가물어서 걱정이네요.
쇠뿔봉 정상(헬기장)
노란 단풍
물탱크
들국화가 피어 있는 거리를 지나가면 용수리 마을입니다. 길섶의 백일홍과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은행나무가 가을의 정취를 알려주네요. 용수상교를 지나니 가축의 분뇨냄새가 진동해 손수건으로 코를 막은 채 지나갑니다. 도로 양쪽으로 배합사료공장이 여럿 있군요. 현지 주민들도 오죽했으면 "요즘 어떤 세상인데 악취발생 진동하냐"는 현수막을 내 걸었을까요. 조금 더 가니 하산 지점인 용수리 마을회관입니다. 회관 옆 정자가 쉼터로군요.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동쪽능선에 군부대사격훈련장을 품고 있는 매봉산는 산세와 조망이 끝내주었지만 쇠뿔봉은 전혀 이름 값을 하지 못했습니다.
들국화(쑥부쟁이)
백일홍
배합사료공장(축사)
용수리 마을회관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10월 25일 (일)
▲ 등산 코스 : 백양치-군부대철망-매봉산-오도치-쇠뿔봉-능선 삼거리-임도-용수리 마을회관
▲ 산행 거리 : 10.8km
▲ 산행 시간 : 4시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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