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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오월(이홍도) 역의 송하윤

 

 

 

 

드라마에서는 현실과는 달리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상당히 무리한 전개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예컨대 등장인물이 앞선 장면에서는 분명히 죽었는데 나중에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것을 보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 때 최초 죽음 당시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점은 밝히고 넘어가지요. 그런데 이렇게 힘겹게 살아 돌아온 주인공을 두 번 째로 죽일 때는 시청자로서도 매우 짜증이 납니다. MBC TV <내 딸 금사월>의 경우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이렇게 죽어나가는 꼴을 봐야 했습니다. 한 사람은 보금건설 설립자인 신지상(이정길 분) 대표이고, 다른 사람은 금빛보육원 출신 주오월(송하윤 분)입니다. 아들이 없는 신지상은 건축가 오민호(박상원 분)와 강만후(손창민 분) 중에서 능력이 뛰어난 자를 사위로 맞아 자신의 후계자로 삼으려 했는데, 신지상은 모든 면에서 우수한 오민호를 후계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러자 이에 반감을 품은 강만후는 신지상을 납치해 중요건축물인 천비궁 설계도를 빼앗고는 해안절벽에서 밀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후 강만후는 보금건설을 차지해 회장이 되고 신지상의 딸 신득예(전인화 분)를 강제로 아내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누가 보아도 신지상은 죽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오랜 시일이 지난 후 강만후는 살아있는 신지상을 요양원에 감금해 두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절벽 밑에 중상을 입고 쓰러진 신지상을 어부가 발견했고, 강만후는 신지상을 감금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를 안 신득예는 주기황(안내상 분)-주세훈(도상우 분) 부자 등 주변의 협조로 신지상을 탈출시켰고 신지상의 등장으로 강만후는 그야말로 그 죄상이 만천하에 드러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신지상은 딸 득예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강만후의 죄상을 밝힐 천비궁 포럼 장소로 오던 도중 심신이 쇠약해져 그만 딸의 자동차 안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신지상이 재등장해 강만후가 빼앗아간 천비궁 설계도(원본)를 가짜라고 속여 오민호가 가지고 있던 가짜설계도와 바꾸게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제작진이 이토록 등장인물을 혹사시켜도 되는 지 묻고 싶습니다.

 

 

 

 

한편, 주오월의 경우는 더욱 심합니다. 금빛보육원에서 주오월, 금사월(백진희 분), 오혜상(박세영 분)은 삼총사였는데 강만후가 저지른 부실시공으로 보육원이 무너져 대부분의 원생들이 죽었는데도 이들 세 사람은 용케도 살아남았습니다. 보육원이 무너지자 금사월은 건축더미 속에서 주오월의 손을 잡고 끌어내려고 하다가 힘에 부쳐 그만 오월의 손을 놓쳐 밑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누가 보아도 오월은 죽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출연자들이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바뀌자 주오월은 이홍도라는 이름으로 인간말종 사기꾼 임시로(최대철 분)의 아내가 되어 임미랑(김지영 분)-우랑(이태우 분) 남매를 둔 엄마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주오월이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아 정말 헷갈렸지요. 오혜상은 오민호의 친딸로 둔갑(원래는 금빛보육원 원장 딸이었지만 혜상은 유전자 검사서의 이름을 찢는 교묘한 방법으로 오민호를 속임)했고, 진짜 친딸인 금사월은 오민호-신득예 부부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해 왔지만 주오월은 사채빛에 쪼들리는 남편과 바가지만 긁는 시어머니의 등쌀에 매우 어렵게 살아 왔습니다.

 

그러다가 주오월(이홍도)은 고물상에서 찾은 CCTV를 통해 오혜상이 보육원 금형식(김호진 분) 원장 방문을 밖에서 걸어 잠궈 붕괴사고 시 탈출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을 알아냈고, 건설현장으로 금사월을 만나러 갔다가 강만후와 오혜상이 처 놓은 덫에 걸려 그만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추락해 중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강만후가 주오월이 가지고 있는 증거물을 빼앗으려다가 오월을 밀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오월은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과거의 기억을 모두 상실하였는데, 그 후 점점 기억을 회복하더니 최근에는 완전히 기억을 되찾았습니다. 이는 금사월의 적극적인 보살핌과 친부 주기황(친딸인줄 모르는)이 딸처럼 잘 돌보았기 때문입니다. 이홍도의 남편 임시로는 고물상으로 아내를 찾아가 이혼합의서에 강제로 지장(손가락도장)을 찍게 했습니다. 임시로는 주세훈 검사의 신분증을 보고는 주세훈 검사로 신분을 위장해 머릿속에 헛 바람이 잔뜩 든 강만후의 딸 강달래(이연두 분)를 꼬셔 결혼을 약속하게 된 사이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유부남인게 밝혀지면 안되므로 이를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이혼합의서가 필요했겠지요. 임시로는 처음 이홍도에게 보여준 이혼합의서에는 남편이름을 임시로라고 적었지만 실제 강제로 찍은 이혼합의서는 남편이름을 주세훈이라고 기록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는데 결국은 주세훈을 사칭한 게 들통나겠지요. 

 

 

 

 

그런데 임시로는 이곳 고물상에서 주기황이 현상금 5천만원에 주오월을 찾는다는 전단지를 발견했고, 아내였던 이홍도가 주오월임을 알게 된 임시로는 현상금에 눈이 멀어 다음날 정오 대한광장으로 오라는 쪽지를 주기황과 주오월에게 보냈습니다. 이 일만 잘 되었더라면 임시로의 물욕(돈 욕심)은 오히려 칭찬 받았을 것입니다. 이튿날 정오 오월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기황-세훈 부자가 광장에 나와 기다리고 있어 주기황-오월 모녀의 만남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이 대목에서 임시로를 내세워 역사적인 가족상봉에 재를 뿌리고 말았습니다. 임시로는 택시에서 내린 오월을 한쪽으로 끌고 가서는 지금은 때가 아니니 다음에 가족을 만나라며 방해를 한 것입니다. 다음날 광장으로 오라는 쪽지를 보내고도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마음이 변했더군요. 임시로는 오월을 자신의 똥차에 억지로 밀어 넣은 채 그대로 두고는 현장에 나타난 강달래를 택시에 태워 교회로 가서는 이혼 합의서를 보여주며 언약식을 올립니다. 두 사람은 키스를 하면서 이혼합의서를 마루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될 듯 합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광장 쪽으로 온 오혜상은 주오월이 주기황을 만나러 왔음을 직감하고는 똥차에 오월이 타자 잽싸게 운전석이 올라 어디론가 내빼기 시작합니다. 지금 오혜상은 진짜 검사 주세훈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데 세훈의 여동생인 오월이 방해를 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억을 완전히 되찾은 오월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운전 중인 혜상에게 그간의 악행을 모두 밝혀 반드시 매장시키겠다고 악을 썼고 이 와중에서 오혜상은 맞은 편에서 오던 자동차를 피하려다 언덕으로 추락해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잠시 후 악녀인 오혜상은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을 뿐 멀쩡했지만, 착한 주오월은 자동차에 하체가 끼여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입니다. 이런 와중에 오혜상은 오월을 구조하려다가 "만일 모든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면 살려주겠다"고 제의했지만 고지식한 오월은 "지은 죄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며 단칼에 거절합니다. 그러자 혜상은 "아빠와 오빠에게 가야한다"고 절규하는 오월을 남겨둔 채 자리를 뜨고 말았는데 곧이어 전복된 차량에 불이 붙어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경찰은 현장에서 오월의 신분증과 신발 한 짝만 발견되었을 뿐 시신은 모두 불타 재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사망한 오월을 장사지내 납골당에 안치합니다. 이로서 주오월은 한 많은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사실 50부작인 이 드라마에서 36회만에 오월이 가족과 재회해서는 시기적으로 너무 빠릅니다. 그렇지만 주오월을 이처럼 두 번 죽이는 설정은 정말 잔인합니다. 다만 시체를 찾지 못했다고 한 대목에서 위 신지상처럼 다시 살아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자력으로 도저히 전복된 차량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고 곧이어 화염에 휩싸여 재만 남은 차량에서 불사조처럼 살아 나왔다면 개나 소도 웃을 일입니다. 주기황-세훈 부자는 오월을 이렇게 만든 범인을 찾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이를 갈았는데, 희대의 악녀인 오혜상의 혀끝에 놀아나 그녀를 며느리와 아내로 맞이하려는 이들 부자(父子)도 한심하기는 오십보백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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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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