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봉(노갈봉) 하산길에 바라본 굽이치는 남한강, 겸암산(좌), 용산봉(우)
옥계산 오름길에 뒤돌아본 삼태산(맨 우측)과 누에머리봉(그 우측 삼각봉)
옥계산(754m)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 남한강변에 솟은 산으로 북으로는 노은재 맞은편에 삼태산(876m)을 두고 있습니다. 둔지산(650m, 둔지미산, 둔지봉)은 옥계산의 남쪽능선 상에 솟은 산으로 남한강을 더욱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산입니다. 둔지산의 남쪽에는 용산봉(944m)이 있고 그 뒤로 소백산의 웅장한 산세가 외성(外城)처럼 펼쳐집니다. 옥계산과 둔지산은 삼태산에 비해 지명도가 낮아 찾는 인적이 매우 뜸해 명산의 고장인 단양에서는 오지에 속하는 산입니다.
옥계산 산행들머리는 영춘면 만종리 소재 52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노은재(해발고도 약 300m)입니다.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곳에서 철조망을 따라 우측으로 오르다가 좌측으로 구부러져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500여 미터를 걸어가니 옥계산 2.6km, 수리봉 1.8km, 노은재 0.5km 이정표가 나옵니다.
옥계산 등산 안내도(노은재)
철조망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 입구
처음 본 이정표
여기서부터 옥계산으로 가려면 크고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넘어야 합니다. 응달에는 지금도 잔설(殘雪)이 남아 있군요. 능선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좀 더 가다가 뒤돌아보니 북쪽으로 지난해 8월 답사한 삼태산과 누에머리봉이 손에 잡힐 듯 서 있습니다. 능선 좌측으로는 태화산이 우뚝합니다. 넓은 벌목지대에는 뭐가 심어져 있는 지 모르겠지만 고랑을 만들어 놓았는데 눈이 남아 있어 그나마 사진으로 보기는 좋습니다.
뒤돌아본 삼태산(좌)과 누에머리봉(중앙)
태화산 조망
벌목지대
벌목지대 뒤로 보이는 태화산
가야할 능선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암릉길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은 그냥 평범해 보여도 실제로는 상당히 까다로워 동절기에는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까 이정표에서 보았던 수리봉(660m)은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쳐 우뚝한 봉우리를 오르니 드디어 옥계산(754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단양군 영춘면에서 세운 반듯한 표석이 반겨주네요. 다만 주변의 잡목으로 인해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암릉길
뒤돌아본 암릉 능선
옥계산
옥계산을 내려와 푯대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한번 오르막이 있었을 뿐 비교적 평이합니다. 삼각점이 있는 푯대봉(728m)에는 이를 알리는 등산객의 안내문(코팅 용지)만이 걸려 있을 뿐 조망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푯대봉을 지나면 좌측으로 남한강의 물길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잡목으로 인해 선명하게 볼 수 없음이 옥의 티입니다. 푯대봉을 지나 둔지산(둔지미산)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푯대봉에서 송전철탑으로 가는 길목의 내리막 암릉길은 정말 까다롭습니다.
비로소 보이는 남한강
가야할 둔지산(우)
암릉길
송전철탑을 뒤로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 오르면 지나온 옥계산 2.5km, 장방리 뒷방골 0.9km 이정표가 있는데 아마도 지도상의 650봉인 듯 합니다. 한 등산객이 기록한 종궁산이라는 이정표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데 왜 이런 산 이름을 붙였는데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가면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아무런 이정표는 없지만 둔지산은 직진해야 합니다. 둔지산(둔지미산, 650m)에는 목판 안내문이 걸려 있는데 여기서도 전혀 조망이 안됩니다. 오늘의 산은 참 이상합니다. 지나온 옥계산과 푯대봉 그리고 이곳 둔지산까지 막상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고서도 조망을 할 수 없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송전철탑
650봉 이정표
둔지미산
둔지산에서 삼거리갈림길로 되돌아와 우측(아까 진행방향에서 보면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른데다가 또 낙엽이 깔려 있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고도를 한참 낮춘 다음 평탄한 길을 가다가 다시 앞에 보이는 자그마한 봉우리에 오르니 노간봉(노갈봉, 555m)입니다. 노간봉이라는 이름은 노인이 도롱이를 쓴 채 몸을 구부리고 남한강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의 산세라고 붙여진 것이라고 하는군요. 누가 창작을 했는지 정말 머리가 좋은 인물 같습니다. 노간봉에서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나무의 방해를 거의 받지 않고 남한강의 물길은 볼 수 있군요. 이곳에는 데크 조망대가 세워져 있어 쉬어가기는 안성맞춤입니다.
노간봉 데크 전망대
남한강
그런데 노간봉을 내려서는 길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경사가 워낙 급한 대다가 하산로가 바로 좌측의 바위벼랑 옆으로 조성되어 있어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바로 황천길입니다. 이럴 땐 그저 조심 또 조심하면서 천천히 내려가는 게 최선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처음으로 굽이치는 남한강의 물줄기를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섰습니다. 양쪽 강기슭에 하얗게 언 얼음이 마치 눈(雪)을 보는 듯 합니다.
암릉길에서 본 소백산 능선(맨 뒤)
굽이치는 남한강과 겸암산(좌) 및 용산봉(우)
절벽구간을 지나 흙으로 된 급경사를 통과합니다. 이곳도 경사가 워낙 급해 중심을 잡지 못하면 넘어질 듯 합니다. 노간봉에서 700m 내려온 후의 이정표에는 좌측으로 가대리 문화마을(1.6km) 방향표기가 있지만 우리는 산악회 선두대장의 안내에 따라 이정표가 없는 직진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파른 길이 지나고 하산로는 평탄하게 되었지만 험한 길을 내려오느라고 워낙 힘을 많이 쓴 탓인지 다리가 매우 뻐근합니다. 골짜기의 개활지로 나오니 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방치된 배추가 얼어 있는 모습이 안쓰럽군요. 가대생태습지 주차장 팔각정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자에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둔지산은 두루뭉실한데, 노간봉은 마치 성질 고약한 괴물처럼 생겼군요.
방치된 배추밭
뒤돌아본 둔지산(좌)과 노간봉(중앙)
생태공원 정자
오늘 약 8km 거리의 산행에 무려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맨 후미로 내려온 불명예(?)를 안게 되었군요. 이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근래 산행을 자주 하지 못해 체력이 약해진 탓도 있지만 등산로의 오르내림이 심했고 특히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는 암릉구간과 급경사구간으로 인해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러웠던 탓입니다. 앞으로 옥계산·둔지산은 눈이 내리는 동절기와 등산초보자·노약자는 답사에 신중을 기하기 바랍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2월 11일 (목)
▲ 등산 코스 : 노은재-옥계산-푯대봉-송신철탑-650봉-삼거리 갈림길-둔지산(왕복)-노간봉-가대1리 팔각정(생태습지공원 주차장)
▲ 산행 거리 : 8.0km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등산 안내 : e산두레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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