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봉좌산에서 본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경북 포항시 기계면과 경주시 안강읍의 경계에 위치해 봉좌산(鳳座山, 626m)은 한티재쪽에서 내려오는 낙동정맥이 운주산 옆을 지나 이리재로 내려선 후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약600m 정도 벗어난 지점에 솟은 산입니다. 봉좌산을 지난 산줄기는 남으로 계속 달려 안강면과 기계면의 경계를 가르며 어래산(魚來山, 572m)으로 이어집니다. 어래산 남동쪽 산기슭에는 신라 제42대 흥덕왕의 무덤이 있습니다. 

 

봉좌산 꼭대기에는 봉좌암(鳳座岩)이라는 봉황 모양의 바위가 있고 포항시내에서 가까운 관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준족들은 봉좌산 남서쪽 능선에 있는 자옥산(570m) 및 도덕산(708m)과 연계해 이른바 자도봉어(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를 잇는 아기자기한 순환종주 능선코스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봉좌산 산행들머리는 92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포항시 기계면 봉계리 이리재입니다. 고갯마루에는 영천시 임고면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군요.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산행초입부터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이리재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구간은 낙동정맥이 통과하는 길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40분만에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낙동정맥과 도덕산은 우측이지만 봉좌산은 좌측으로 가야 합니다. 바로 인접한 곳에는 전망대 정자(서봉정)가 있는데 잔뜩 흐린 날씨로 인해 북쪽의 산하가 희뿌옇게 보입니다. 정자에서 봉좌산까지의 거리는 600m입니다.

이리재

 

 낙동정맥 갈림길 이정표

 

 

 서봉정 

 

 
지나가는 길목에는 심복골이라는 안내문이 있는데, 그 유래가 짠합니다. 옛날 치동마을 부잣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착한 머슴 심복(深福)이 죽자 그를 묻어준 골짜기가 심복골이라고 합니다. 능선 좌측의 북쪽으로는 운주산(806m)이 높이 솟아있습니다. 그 사이로 익산-포항간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내달리는군요.

 

 

 북쪽의 운주산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암봉인 봉좌산(626m)에는 조망데크 위 시설물에 종(鐘)이 매달려 있는 게 매우 특이합니다. 늠름하게 생긴 대형표석 옆에 자그마한 표석이 둘이나 있군요. 아마도 새로운 표석을 설치하면서 기존의 오래된 표석을 그대로 남겨 둔 듯 합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정상에서 멋진 조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날은 희뿌연 모습뿐이어서 무척 아쉽습니다. 정상에는 포항시 주도로 봉좌산 숲길을 조성했다는 안내문도 보입니다. 

 봉좌산의 종

 

 

 

 봉좌산 표석 뒤로 보이는 운주산

 

 

 

 

 

 

 


 

정상을 내려서는 급경사에는 목재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높이가 적당하여 걷기가 참 편합니다. 안부에 도착해 잘 조성된 숲길을 따라 걸어가니 사거리 갈림길인 지게재인데 산행 개념도 상으로는 정자쉼터입니다. 지게재는 이름 그대로 예로부터 인근 주민들이 나무하고 풀베기를 하러와서 지게를 받쳐 놓고 쉬던 곳입니다. 요즈음은 지게꾼 대신 배낭을 맨 등산객이 많으니 앞으로는 배낭재가 되겠군요.

 

 

 

 

 

 

 

 

 

 


다시 숲길로 들어섭니다. 한참동안 이어지던 부드러운 숲길은 어느 새 능선길로 변합니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장난이 아니로군요. 암릉구간은 그리 어렵지도 않고 좌우 양쪽으로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능선 우측으로는 낙동정맥길에 위치한 도덕산과 자옥산이 멀리 보이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봉좌산의 암봉이 분간될 정도입니다. 이곳이 바로 지도상의 전망바위구간인 듯 합니다.

 능선 좌측 학야리 방면 조망

 

 능선 우측 자옥산(중앙)과 도덕산(우측) 

 

 뒤돌아본 봉좌산(중앙) 

 

 

 

 

임도 사거리를 지나 숲 속으로 접어드니 송전철탑입니다. 이제부터 고행길이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어래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된비알입니다. 해빙기가 아님에도 최근 높은 기온 때문인지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으면서 등산로 곳곳이 진흙구간으로 변해 있어 발걸음을 옮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다가 큰 암봉 밑에까지 왔다면 9부 능선은 넘은 것입니다. 암봉을 우측으로 돌아가면 헬기장에 닿고 조금 더가면 산불감시탑이 있는 어래산(570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돌로 만든 자그마한 표석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큰 안내문이 있는데, 알루미늄 재질의 정상 안내문은 가장 하품(下品)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그림자와 태양 빛의 반사로 인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없거든요. 정상에 서면 경주시 안강읍 방면의 조망이 터지는군요. 그간 흐렸던 날씨가 개여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연무(煙舞)로 인해 보이는 풍경은 수채화 같습니다.

 임도

 

 

 

                                                                     하품인 정상 안내문

 

 정상의 등산객들

 

 

 

 정상 좌측의 조망

 

 

 


  

이제 옥산서원방면으로 하산합니다. 능선 우측 옥산 저수지 뒤로 도덕산이 우뚝합니다. 경사면을 내려와 삼가리 갈림길에 이르렀지만 아무런 이정표가 없습니다. 앞서 가던 일행(4명)이 좌측으로 내려서서 종종걸음으로 갑니다. 내가 보기에 아무래도 직진해야 맞을 것 같은데 좌측으로 내려서니 이상합니다. 등산 개념도를 꺼내 방향을 확인해 보아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침 직전방향에서 거꾸로 오는 등산객을 만났습니다. 옥산서원 가는 방향을 물었더니 자기들이 온 방향으로 직진하라고 합니다. 조금 전 일행이 갔던 길은 안강으로 가는 길이랍니다. 오늘 산행 중 대부분 등산길 안내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갈림길 삼거리에 아무런 이정표가 없는 것은 옥의 티입니다.

 옥산 저수지 뒤로 보이는 도덕산(좌)

 

 

 

 

여기서부터 옥산서원까지는 거의 외길인데 상당히 길고 지루합니다. 옥산서원이 보이는 곳에는 군사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을 통제한다는 현지 군부대장의 안내문이 세워져 있어 움찔했습니다. 옥산서원은 조선 중종 때 문신인 이언적(1491-1553)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인데 규모가 매우 크네요. 개울을 건너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독락당 앞 마을버스 종점입니다.

 

 

 옥산서원

 

 과수원

 

 독락당 앞 화장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걸렸습니다. 봉좌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매우 좋았지만 날씨가 흐렸고, 어래산 오름 길의 급경사지역은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봄날이나 천고미비의 계절인 가을에 오른다면 봉좌산∼어래산을 잇는 산행은 한결 보람찰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2월 14일 (일)
▲ 등산 코스 : 이리재-낙동장맥 갈림길(서봉정)-봉좌산-지게재-능선 전망바위-임도-송전철탑-급경사 오르막

                   -헬기장-어래산-옥산서원-독락당 앞 주차장
▲ 산행 거리 : 10.5km
▲ 소요 시간 : 4시간
▲ 산행 안내 : 서울 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