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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소학산(삼각봉) 및 기반산(소학산 좌측) 

 

 

 

 

경상북도 칠곡군 소재 황학산(782m)은 소학산 및 유학산과 더불어 칠곡의 3학(鶴)을 이루는 산입니다. 옛날 어느 문중에서 유학산에 있던 묘지를 이장해야 할 일이 생겼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옮기지 말라고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묘를 파헤쳤더니 그 안에서 학 세 마리가 날아올라 맞은 편 황학산과 소학산으로 날아가 3학의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황악산의 서쪽에 위치한 소학산(629m) 땅재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6·25전쟁 때 격전지였습니다. 소학산의 서쪽에는 기반산(465m)이 있는데 기반산과 소학산은 중생대 쥐라기에 퇴적된 역암 및 사암이 층을 이루는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입니다. 암반의 노출이 적고 토양층이 두꺼워 소나무, 잣나무, 박태기나무, 참나무 등 수목이 우거지고 갖가지 약초가 자생합니다. 기반산은 2006년에 조성된 송정자연휴양림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은 황학산∼소학산∼기반산을 연결종주할 계획입니다. 황학산의 들머리는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산 소재 대구예술대학교 정문입니다. 정문 우측의 임도로 진입합니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바로 급경사로 이어지지 아니하고 워밍업(warming-up)을 할 수 있는 이런 길이 참 좋습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능선 안부인데 좌로 가면 백운산(713m)으로 연결되므로 우리는 우측의 임도 좌측 산길로 들어섭니다. 사실 오늘은 비록 세 개의 산을 종주하지만 임도를 많이 걷는다는 말을 듣고는 산행이 편하리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해발 600-700m에 이르는 산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비스듬하던 길이 급경사로 변하고 능선에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당초 마음 속으로 불렀던 콧노래는 어느새 가쁜 숨으로 변합니다.

 

 

 백운산 길림길

 

 

 

 황학산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황학산 정상에는 목판에 새긴 황학산 안내판이 걸려 있는데, 만든 지 상당히 오래되어 보입니다. 정상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정말 조망이 좋습니다. 소학산과 기반산에서는 조망을 할 수 없었지만 황학산에서의 멋진 풍광덕분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쪽으로는 황학저수지 뒤로 가야할 소학산이 마치 삼각뿔처럼 솟아있는 가운데 그 뒤 좌측으로는 파인힐스CC(골프장)을 품고 있는 기반산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북쪽으로는 칠곡의 명산인 유학산 능선이 병풍을 두른 듯 서 있고 정상의 정자까지도 잘 보입니다. 북서쪽으로는 구미 금오산(976m)의 능선이 아련하며, 동쪽으로는 팔공산(1,193m)의 능선이 희미한데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남쪽에는 백운산이 손짓하는 듯 합니다.

 

 

 황학저수지 뒤로 보이는 소학산(중앙)과 골프장 옆의 기반산(좌)

 

 북쪽 유학산 능선

 

 남쪽 백운산

 

 희미하게 보이는 구미 금오산(우측 끝)

 

 


 
황악산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갑니다. 고도를 낮춘 능선 안부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니 임도인데 도로 양쪽으로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어 길손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꼬부라진 길을 계속 걸어간 후 개가 사납게 짖는 곳을 지나니 자동차 도로입니다. 도로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니 "별바람하늘"이라는 예쁜 이름의 카페가 보입니다. 시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읊은 서시에서 영감을 얻는 이름 같습니다. 차와 식사를 제공한다는 이 집의 항아리들은 이방인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때마침 한 무리의 사이클링 팀이 지나가면서 필자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여가를 보내지만 우리는 등산을 하면서 생활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수단과 방식만 다를 뿐 취미생활 측면에서는 동지애가 느껴지겠지요.

 

 

 자작나무

 

 도로

 

 카페

 

 

 

 사이클링 팀

 

 

 

카페 바로 이웃에 우측으로 소학산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들머리입니다. 잘 조성된 편안한 살길을 걸어가니 피크닉 테이블이 있는 쉼터입니다. 송전철탑을 뒤로하고 길을 가다가 목재계단을 만나면 이제부터는 고생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아까 황학산에서 본 대로 소학산은 삼각뿔처럼 뾰족한 산으로 그 급경사가 만만치 않습니다. 목재계단을 비롯해 등산로 조성을 잘하여 위험한 길은 아니지만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니 무리하지 말고 한 걸음씩 올라야 합니다.

소학산에서 요술고개로 가는 코스는 없음

 

 

 

 

 

 

 

 

 

소학산(929m) 정상에는 소학봉이라는 산 이름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이는데, 모든 지도와 산경표에서도 소학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산을 왜 소학봉이라고 적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상에는 정자가 있어 아픈 다리를 쉬어갈 수 있습니다.

 

 

 소학산 정상 정자

 

 

 

대구예술대에서 출발해 황학산과 소학산을 오르는 동안 2차례의 깔딱 오르막을 경험했지만 위험하거나 까다로운 곳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소학산에서 기반산으로 가기 위해 좌측 요술고개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등산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낙엽길입니다. 소학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반듯한 길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 길은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 아니기에 좌측의 급경사로 내려선 것입니다. 그런데 사토로 된 길에는 낙엽이 깔려 있고 경사도 매우 급해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질 우려가 매우 큰 고약한 길입니다. 이러한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위해서는 무릎을 많이 사용해야 하므로 후일 무릎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안부에 도착했지만 숲 속의 등산로가 희미해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선두대장이 표시해둔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헤쳐 나오니 도로가 지나가는 요술고개입니다.

 요술고개

 

 

 

요술고개는 칠곡군 석적면과 지천면을 잇는 군도 5호선 경계지점으로 실제로는 오르막이나 내리막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고개라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제주도의 도깨비도로와 유사한 지역인 듯 합니다.

 

 

 

 

요술고개를 뒤로하고 다시 산 속으로 진입합니다. 여기서 기반산까지는 길이 분명하군요.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441m)에는 삼계봉이라는 등산객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기반산(465m)에는 반듯한 정상표석이 반겨주지만 소학산과 마찬가지로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어 무척 아쉽습니다. 

 

 

 

 

정상의 좌측 능선을 따라 가노라니 좌측 숲 사이로 파인힐스 골프장이 보이는데 아직도 페어웨이의 잔디가 누런 모습이어서 골퍼들을 유혹할 시점은 아닌 듯 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야영장이정표를 따라 가면 됩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야영장은 하산지점인 송정자연휴양림의 야영장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본 전망대에 올라도 조망할 게 별로 없네요. 조망대 아래는 임도의 끝 지점입니다. 숲길로 들어서니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가 피기 시작합니다. 다시 만난 임도에는 좌우로 전망대가 있다는 이정표가 있는데 그냥 단순히 전망대라고 할게 아니라 제1전망대 및 제2전망대라고 이름을 붙였더라면 산에 온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숲 사이로 보이는 파인힐스 골프장

 

 반듯한 이정표

 

 전망대

 

 두 개의 전망대 이정표

 

 

 

송정자연휴양림에는 통나무집과 황토집, 너와집 등의 숙박 시설이 있으며, 물놀이장과 분수시설, 운동장,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하루 수용인원이 약 500명이라고 하니 규모가 상당히 큰 듯 합니다. 휴양림 정문으로 나오니 주차장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취교

 

 휴양림 관리사무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걸렸습니다. 황학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황홀했지만 소학산에서 요술고개로 하산하는 길은 다시는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진을 뺏습니다. 따라서 황학산과 소학산을 이어 답사한 후 좋은 길을 따라 하산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기반산은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따로 오르는 게 편할 것으로 봅니다. 현지의 소학산 등산로안내도룰 봐도 정상에서 도계온천으로 가는 길만 있을 뿐 요술고개로 가는 길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꼭 소학산에서 기반산으로 가려한다면 현지 지형을 잘 아는 전문가의 안내가 필요할 것입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막 태양이 서산에 지는 중입니다. 등산버스 안에서 유리창문 너머로 똑딱이 카메라의 줌을 당겨 한 컷 찍었습니다. 그야말로 불타는 석양이로군요. 이렇게 긴 하루를 보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3월 27일 (일)
▲ 등산 코스 : 대구예술대학교-백운산길림길-황학산-임도-소학산 입구-소학산-요술고개-기반산-송정자연휴양림
▲ 산행 거리 : 11km
▲ 소요 시간 : 4시간
▲ 산행 안내 : 서울 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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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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