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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가산 최고봉인 국사봉에서 바라본 서쪽 조망

 

 

 

 
경북 안동시 북후면과 예천군 보문면의 경계에 위치한 학가산(鶴駕山, 882m)은 예로부터 산세가 학(鶴)이 수레를 타고 앉았다 날아가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지어진 산 이름입니다. 안동에서 가장 높은 학가산은 남으로는 유장한 낙동강이 흐르고 북쪽에는 내성천이 휘돌아 옛날부터 조망이 좋기로 이름난 산입니다. 학가산에는 최고봉인 국사봉(國祠峯)을 비롯해 삼모봉 및 유선봉이 있으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몽진 왔을 때 쌓은 것이라는 학가산성이 동서로 남아 있고, 신비로운 능인굴, 삼모봉의 거북바위 등 볼거리가 있는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안동시 서후면 자품리 소재 광흥사입니다. 광흥사는 신라 신문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지만 정확한 건립연대나 그 동안의 사적(史蹟)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고 하는군요. 일주문 옆에는 수령 430년이 지난 보호수 은행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네요. 일주문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좌측에 대웅전이 있고 길을 따라 오르면 응진전과 산령각 등 전각이 모여 있습니다. 중심전각인 대웅전과 다른 전각이 따로 떨어진 가람의 배치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광흥사 일주문

 

 수령 430년의 보호수 은행나무

 

 광흥사 가는 길

 

 
큰길을 가다가 해우소(화장실) 옆으로 들어섭니다. 나지막한 산의 밑둥을 돌아가니 복지봉 갈림길인데 우리는 천주마을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도로를 만나 조금 오르니 복지마을입니다. 마을버스 정류소가 있는 곳에는 학가산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학가산을 답사하는 동안 군데군데 이런 안내지도를 세워 현 위치표기를 한 것은 등산객을 배려한 참 좋은 행정입니다. 천주마을은 주민의 가구수가 몇 가구 되지 않네요.

 광흥사 응진전

 

 해우소

 

 복지봉 갈림길

 

 천주마을

 

 천주마을 표석

 

 국사봉 가는 길

 

  
우리는 마당바위 이정표 방향으로 갑니다. 천주마을에서 산 속으로 진입해 고도를 높이니 마당바위입니다. 흔히 산에서 만나는 넓은 바위를 마당바위라고 부르는데, 도봉산 마당바위나 관악산 마당바위는 넓기는 하지만 마당처럼 반듯하지는 않음에 비해 이곳의 마당바위는 장정 20여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야말로 수평을 이루어 정말 모범적인 마당바위입니다. 그 전에는 나무꾼의 쉼터였지만 지금은 등산객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마당바위

 

 

 

마당바위를 뒤로하고 위로 올라 석굴을 통과하면 신선바위입니다. 신선바위는 절벽의 끝에 있는 바위덩어리로 남쪽지방의 전망대 구실도 합니다. 신선바위에 서면 방금 지나온 천주마을이 잘 내려다보입니다. 마당바위에서 장기를 두고 신선바위에서 바둑을 둔다면 마치 신선이 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석굴

 

 신선바위

 

 

 

 신선바위 조망

 

 

 

그런데 신선바위에서 직등으로 오르는 길에는 긴 로프가 결려 있어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산악회 측에서도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우회하도록 했더군요. 오른 쪽으로 돌아가다가 현지 안내지도를 보고는 좌측으로 오릅니다. 길이 굉장히 힘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외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위쪽의 바위로 오르니 신선바위 쪽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등산 초보자는 우회하라는 안내이정표가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국사봉 이정표를 따라야 합니다. 산성의 흔적이 보이는 곳에 "동(東)학가산성"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학가산에는 두 개의 산성이 있었는데 누가 언제 쌓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려 공민왕의 몽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신선바위 위쪽 이정표

 

 동학가산성

 

 

 

로프구간을 통과하니 조망대인데 아까 신선바위 조망대에서 고도만 좀 더 높아졌을 뿐입니다. 학가산 정상부에는 KBS 및 MBC 송신소가 있는데 우리는 MBC송신소를 좌측으로 우회해 국사봉으로 갑니다. 작은 철제계단을 지나 주능선에 오르면 안부인데 우측은 접근이 불가능한 삼모봉, 좌측은 유선봉입니다. 삼모봉은 오를 수가 없기 때문에 거북바위도 확인이 불가능하네요. 유선(遊仙)은 신선들이 흥겹게 놀고 있다는 뜻으로 퇴계의 제자인 송암 권호문(1532-1587)이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로프구간

 

뒤돌아본 조망

 

 MBC송신소

 

 

 

 삼모봉

 

 유선봉

 

 

 
유선봉을 지나 학가산 최고봉인 국사봉(882m)으로 오릅니다. 가파른 철제계단을 잡고 오른 국사봉! 정상에는 안동에서 세운 아담한 표석이 반겨주는 가운데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입니다. 동쪽으로는 지나온 방송사 송신철탑이 길잡이역할을 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이름 모를 고만고만한 산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동쪽으로 봉정사를 품고 있는 천등산이 있겠지만 어느 것인지 분간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자료를 보면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영양 일월산(日月山, 1,219m), 서남쪽에 대구 팔공산(八空山, 1,193m), 멀리 북쪽으로는 소백산맥이 아련히 보인다고 하지만 이를 전혀 분간할 수 없으니 참 한심합니다.

 국사봉 오름 길

 

 

 

 학가산 표석

 

 동쪽 방송사 송신소

 

 북쪽 조망

 

 남쪽 조망

 

 

 

 

정상을 내려와 국사봉 암봉아래 능인굴을 보러갑니다. 능인굴은 안부에서 좌측으로 약 1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능인굴은 신라 신문왕 시절(680년 경) 능인대사가 수행과 포교를 했던 장소라고 하는군요. 지금은 등산로가 그래도 잘 정비되어 있지만 그 당시는 이런 험준한(?) 곳의 바위틈에서 수행한 것을 보면 옛날 고승대덕들은 축지법을 사용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능인굴 안쪽에는 마르지 않는 샘(능인샘)이 있다고 하지만 가뭄 때문인지 마실 정도는 아니로군요.  

 능인굴

 

 

 

 

 

다시 위로 올라와 상사바위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통신시설물을 지나가노라니 길목에 학가산(국사봉)이라고 표기한 정상표석이 보입니다. 이는 예천군 동호회에서 세웠네요. 사실 이런 표석을 보면 지역행정관청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학가산 정상은 이미 지나온 국사봉 암봉이라고 보여지는 데 여기에 반듯한 표석을 세울 때 경계지역에 있는 두 기관·단체가 서로 협의해 반듯한 표석을 세우고 행정기관명도 동시에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전국의 여러 곳에서 경계지역에 있는 산을 오르면 각각 표석을 세워 정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경우를 자주 보았기에 하는 말입니다.             

 예천 동호회의 정상표석

 

 

 

 

학가산 정상표석(예천)을 뒤로하고 조금 더 가니 어풍대입니다. 어풍은 바람을 크게 거느린다는 뜻인데 유선과 마찬가지로 송암 권호문 선생이 지은 것입니다. 여기서 좌측 상사바위 방향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가는 길목에 서(西)학가산성이 있군요. 여기서 고도를 더 낮추면 상사바위입니다. 상사바위는 높이가 약 50m에 이르는 절벽인데 위에서 내려다보아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상사바위 좌측으로 돌아 나오면서 바라보니 숲 사이로 보이는 상사바위의 위용이 정말 대단하군요. 다만 잡목에 가려 이를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음이 옥의 티입니다.

어풍대

 

 서학가산성

 

 

 

 상사바위에서 바라본 학가산

 

 

 

 상사바위의 모습

 

 

 

이제부터는 당재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묘지를 지나 도로변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곳이 바로 당재입니다. 우리는 도로를 횡단해 직진하다가 폐가가 있는 곳에서 좌측의 산 속으로 다시 진입합니다. 자그마한 언덕을 넘어가 다시 임도를 만나면 복지봉 이정표를 보고 직진합니다. 조금 가면 또 좌측의 산 속으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복지봉(524m)에는 이정표 밑에 이름을 붙여 놓은 안내문이 보일 뿐 다른 알림은 없습니다. 동쪽으로 이어진 복지봉 능선을 가면서 좌측으로 지나온 학가산을 쳐다봅니다. 여기서 바라보니 학가산은 그저 평범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로운 길을 걸어 왔습니다. 오랜만에 남쪽으로도 조망이 터지네요.

당재

 

 폐가

 

 복지봉

 

 지나온 학가산

 

 남쪽 조망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아까 지나갔던 천주마을 갈림길입니다. 이제부터는 아는 길이라 발걸음이 매우 가볍습니다. 광흥사를 자세하게 돌아보고는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일주문으로 나옵니다. 오늘 8km 남짓 산행에 4시간이 결렸습니다.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정상 오름 길의 경사가 매우 심했고 또 때로는 길이 상당히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학가산은 제법 잘 알려진 산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거의 900m에 육박하는 산을 답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절감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3월 31일 (목)
▲ 등산 코스 : 광흥사-복지봉 길림길-천주마을-마당바위-신선바위-(우회)-신선바위 위쪽-동학가산성-MBC송신소

                 -삼모봉 안부-유선봉-학가산-능인굴(왕복)-학가산 표석(예천)-어풍대-서학가산성-상사바위

                 -당재-복지봉-삼거리 갈림길-광흥사-일주문
▲ 등산 거리 : 8.4km
▲ 소요 시간 :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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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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