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봉화산 오름길의 조망대에서 바라본 고성 쪽 남해바다
                                        사량도로 가는 가오치 선착장, 고성 거류산(중앙 뒤) 및 벽방산(우측)  

 

 

 


전국에 봉화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많지만 오늘 답사하려는 산은 경남 통영의 봉화산(327m)입니다. 통영시 도산면에 자리잡은 봉화산의 능선은 동쪽으로 뻗어 매봉산(311m)∼장막산(260m)을 거쳐 남쪽의 큰산(251m)에서 그 맥을 다합니다.

 

봉화산 산행들머리는 저산리 유촌마을입니다. 등산로입구에는 계단만 보일 뿐 지방도로상에는 아무런 안내표지가 없습니다. 다만 도로에서 바라보는 남해바다의 풍경만 고요합니다. 도로변의 계단을 오르니 봉화산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여기서 능선길과 만나는 약 400m 정도의 오르막이 장난이 아닙니다. 통나무 계단 길은 매우 가팔라 등산 초입부터 진을 확 빼 놓습니다. 그리고 폭염주의예보 때문인지 날씨가 엄청나게 덥고 또 오르막길은 바람 한 점 없어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봉화산 입구


 

 봉화산 입구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가파른 오르막길 

 

 

 

 
첫 번째 조망대에 서니 능선 좌측으로 점점이 떠 있는 남해의 아름다운 섬들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조금 더 가니 조망 데크인데 여기서 바라보는 남쪽의 바다가 거침이 없습니다. 바다 위에는 어부들이 설치한 각종 어패류 양식장이 군데군데 떠 있는 모습입니다. 고성 쪽으로는 거류산과 벽방산이 보이고 사량도 행 여객선이 떠나는 가오치 선착장도 내려다보입니다.  

 

 첫 번째 조망(능선 좌측)


 

 조망데크의 남쪽 바다(능선 우측)


 

 

 

고성의 명산 벽방산 (촤측 뒤로 보이는 삼각형 의 산)

 

 

 

 

 

 

한 차례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르니 봉화산(327m)입니다. 현지의 표석에는 해발고도를 310m로 표기하고 있지만 필자는 부산일보 취재팀의 지도를 참고해 327m로 적습니다. 정상에서는 조망을 할 수 없지만 조금만 더 전진하면 조망데크가 나옵니다. 이곳에 서면 남쪽의 바다와 이름 모을 섬들, 그리고 가야할 매봉산의 능선이 바라보입니다.

 

 봉화산 정상 이정표


 

 

 

 남쪽 바다 조망


 

 가야할 매봉산 능선(앞은 매봉산 정상, 그 뒤는 매봉산 표석 있는 곳) 
 

 

 

 

조망데크를 내려와 고도를 낮춘 다음 다시 앞에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면 매봉산(311m)인데 현지에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는 대신 앞서간 사람들의 등산리본만 걸려 있을 뿐입니다. 사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산행개념도(지도)를 보며 봉화산 인근에 매봉산이 있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에 왜 산 이름을 붙였는지 의아해 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충분히 별도의 산 이름을 가질 만 합니다.

 매봉산 정상

 

 

 

 


조망을 전혀 할 수 없는 매봉산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무더위로 흘린 땀으로 인해 다리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몸의 기력은 점점 빠져나갑니다. 물을 자주 마시며 소지한 소금을 먹어 보지만 체력은 바닥으로 내려꽂히는 기분입니다. 사실 오늘 산행은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해발고도도 300여 미터에 불과하고 바닷가에 위치해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더위를 피할 것으로 생각하고 산행에 참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바람은 곳에 따라 간간이 불어올 뿐이고 해발고도가 낮으니 반사되는 지열로 인해 무더위가 배가됩니다. 이런 현실을 미처 감안하지 못하고 산행에 참가한 것을 후회해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었기에 무사히 하산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매봉산에서 고도를 낮춘 다음 한참을 걸어가니 무인산불감시철탑이 있는 곳에 매봉산 정상표석(281m)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산의 정상에서 조망을 할 수 없는 경우 이웃한 조망대에 정상표석을 세운 것을 가끔 목격합니다. 그렇지만 이곳은 매봉산 최고봉에서 상당한 거리에 있어 다소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여기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봉화산이 멀게 만 느껴집니다. 남쪽 바다 쪽으로 수월마을 뒤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는 것은 보너스로군요.

 매봉산 표석이 있는 곳


 

                                                                       무인산불감시철탑


 

 지나온 봉화산(뒤)과 매봉산(중)


 

 내려다보이는 수월마을(우측)

 

 

 

 

 

매봉산 표석을 뒤로하고 계속 전진합니다. 또 다른 조망처에 산불감시초소가 보입니다. 이곳에는 지나온 매봉산 0.25km, 봉화산 2.27km, 가야할 뱀골고개 0.77km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그러고 보면 여기 이정표도 매봉산은 정상표석이 세워진 곳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산악회에서는 등산코스를 지나온 봉화산과 매봉산을 거쳐 동쪽의 장막산 및 큰산을 경유해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그렇지만 필자의 경우 이젠 탈출할 생각뿐입니다. 어찌되었든 일단 범골고개까지는 가야합니다.

 산불 감시초소


 

 이정표

 

 

 

 

 

산불감시초소에서 범골고개까지의 거리는 770m로 내리막이어서 비교적 걷기 좋은 길이지만 왜 이리 지루한지 모르겠습니다. 도로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먼저 도착한 등산객 10여명이 정자가 있는 범골고개에서 쉬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더 이상 산행을 하지 않고 탈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필자도 구세주를 만난 듯 했습니다. 홀로 탈출을 하면 얼마나 처량하고 외로울까 걱정한 것은 기우였던 것입니다. 평소 등산을 잘 한다는 사람도 끼여 있습니다. 오늘 같은 폭염에 견뎌낼 장사가 없을 테지요. 우리는 우측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가 삼거리에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산행 날머리인 통영잠포학교로 이동하는 호사를 누립니다.

 범골고개 정자


 

 

 도로 삼거리의 통영학생야영수련원 이정표 

 

 

 


오늘 약 5.5km 산행에 거의 3시간이 걸렸습니다. 등산로가 비교적 평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무더위로 인해 자주 쉬었던 탓입니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지친 적은 아마도 처음인 듯 합니다. 10여 년 전 설악산 산행을 하며 13시간을 걸었어도 이렇게 진이 빠지지는 않았거든요. 나중에 베테랑 산꾼들도 큰산(252m)을 오르내릴 때는 매우 힘들었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합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새로운 진리를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여름 혹서기에는 해발이 낮은 남쪽지방의 산행은 삼가야 하며, 지열을 느끼지 못하는 강원도 고산이나, 하산 후 안심하고 몸을 씻을 수 있는 계곡을 품은 산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7월 30일 (토)
▲ 든산 코스 : 저산리 유촌마을-조망데크-봉화산-매봉산-매봉산 정상표석-산불감시초소-범골고개-도로 삼거리
▲ 산행 거리 : 약 5.5km
▲ 산행 시간 : 2시간 50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