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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악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월여산과 그 뒤로 보이는 황매산

 

                                                  감악평전의 소나무 군락지에서 바라본 풍력발전기  

 

 

 

 

감악산이라고 하면 산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제일 먼저 파주의 감악산(675m)을 떠올립니다. 왜냐하면 이 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서 산세가 아름답고 의적 임꺽정의 활동무대였으며 정상에 판독이 불가능한 신비한 비석(일명 설인귀 비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주의 감악산(945m)도 제법 잘 알려진 산입니다. 반면 거창의 감악산(952m)은 수도권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서인지 거의 미지의 산입니다. 그러나 명산의 고장 거창에서도 감악산을 거창의 진산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군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입니다.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거침이 없는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지는 데다가 정상에 해맞이공원을 설치해 일출명소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경남 거창군 남산면 및 신원면 소재 감악산(紺岳山, 952m)은 거창분지의 남쪽에 솟은 산으로 원래 이름은 대덕산입니다. 산자락에는 신라 애장왕 때 감악조사가 창건한 감악사가 있었으나 폐사된 이후 연수사를 창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6.25전쟁 때 거창양민학살사건이 발생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정상 북서쪽에는 선녀폭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상 남서쪽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고산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정상 북서쪽의 가재골 주차장입니다. 보통 산행들머리는 골짜기의 제일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데 차도를 따라 상당히 올라온 지점에서 시작하니 산행하기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차장에는 감악산 물맞이길 안내도가 있지만 감악산 정상 표기가 없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쉼터인 정자 뒤 화장실 옆길 숲으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선녀폭포로 가는 길은 상당한 내리막길입니다. 가재골 주차장이 계곡 밑이 아니라서 좋아했던 기분이 그만 사라지고 맙니다.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내려와 도로를 만나 우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조금 들어가니 선녀폭포 입구인데, 구름다리를 건너 바라본 폭포는 초라합니다. 그간 가물어서인지 폭포의 물줄기가 가늘었거든요. 전설에 의하면 칠월 칠석 선녀가 내려와 여기서 노닐다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며 승천했다고 하는군요.  

 가재골 주차장 정자

 

 화장실 옆 등산로 입구

 

 선녀폭포 구름다리

 

                                                                                    선녀폭포

 

 

 

 

폭포를 나오니 길섶에는 여름의 과일인 사과가 뜨거운 태양아래 맛좋게 영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감악산까지의 거리는 3.1km이지만 오르막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선녀폭포 전망대를 지나 자그마한 봉우리를 넘어가자 초원지대 비슷한 곳이 나타났는데 길이 희미해 한참 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겨우 길을 헤쳐 오르니 그야말로 넓은 벌목지대입니다. 그렇지만 그늘이 없어 뙤약볕이 내리쬐는 길을 걷는 게 이토록 힘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사실 그간 섭씨 33∼35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 되어 한동안 산행을 쉬다가 이본 주말에는 32도 이하도 기온이 떨어진다는 기상청 예보로 산행을 신청했는데 실제로 이날 서울을 비롯한 일부지방에는 올 들어 최고의 기온(서울 36.6도)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사과밭

 

 

 

 뒤돌아본 벌목지대

 

 


가다서다를 반복하다가 능선으로 올라 벌원지대를 통과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더위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다시 숲 속으로 들어서 조금 가노라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산행 들머리인 가재골 주차장에서 겨우 2.1km를 걸어 왔는데 몸 속의 진이 거의 빠진 느낌입니다. 아직도 감악산 정상까지는 1km가 남았습니다. 드디어 공포의 오르막 계단을 만납니다. 공포라고 표현한 것은 위로 쳐다보니 오르막 계단의 끝이 보이지 않았던 까닭입니다. 이런 곳에서 무리를 하면 절대로 안 되기에 한 구간을 오르고는 숨을 돌리기를 반복합니다.

 능선에 올라 뒤돌아본 풍경

 

 

 갈림길 이정표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 계단

 

 

 

 

 

오르막 계단의 끝에는 명산 갈림길입니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600m로군요. 산에서는 600m도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곧 정상일 것 같지만 앞에 자그마한 봉우리를 오르면 정상은 또 저만치 물러나 있습니다. 드디어 정상부의 정자가 보입니다. 이 정자는 감악산 해맞이 전망대입니다. 정상에는 늠름한 기상의 정상표석이 지친 등산객을 반겨줍니다. 정상에서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은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정상에 서면 지리산(남서쪽), 덕유산(북쪽), 가야산(북동쪽) 등 명산들이 보인다고 했지만 아둔한 필자로서는 그 산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산불감시초소 뒤로 가야산이 있다고 하는군요. 다만 남쪽으로 월여산 뒤로 보이는 철쭉명산 황매산 겨우 알아볼 따름입니다.   

 명산 갈림길 이정표

 

 

 

 산불감시초소에서 본 조망

 

 지나온 능선 뒤로 기야산이 있다고 함

 

 거창 읍내

 

 지나온 능선 우측의 조망

 

 감악산 해맞이 전망대

 

 

해맞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불감시초소 

 

 

 


 
정상에서 서쪽 중계소 방향으로 갑니다. 정상 능선은 감악산 황공장(패러글라이더)이네요. 가는 길목에 북쪽으로 터지는 조망도 일품입니다. 감악재 방면으로 발길을 돌리면 KBS 및MBC 중계소가 있는 감악산 해맞이 조망대입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조망도 매우 좋으며, 남동쪽으로는 합천호의 물길이 살포시 보입니다.

 활공장 안내문

 

능선 우측의 조망

 

 감악산 해맞이 표석

 

 방송사 중계탑

 

 남쪽 월여산과 황매산

 

 동남쪽 합천호 

 

 

 

우리는 연수사 방향으로 하산해야 하지만 풍력발전기를 보기 위해 감악재 방면으로 조금 걸어갑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는 게 무덥고 지루하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풍력발전기를 보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큰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에 서니 풍력발전기 7기가 보입니다. 발전기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산세가 황홀합니다. 일부의 등산객들은 약 500m 이상 더 전진해 발전기 아래까지 다녀오지만 이미 지친 필자는 여기서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풍력발전기는 대관령이 원조인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59개의 발전소가 있을 정도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나무 군락지에서 바라본 풍력발전기

 

 

 

 

 

 

연수사 갈림길로 되돌아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하늘에 새털구름이 보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가을하늘의 풍광입니다. 아무리 찜통더위가 오래 지속되어도 계절은 가을을 향해 줄달음치는 모습입니다. 연수사 갈림길에서 북서쪽 연수사로 하산합니다. 아까 감악산 정상을 오르며 가파른 계단을 이용하느라 혼이 났는데 여기서 하산 길은 상당히 부드러워 오히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산의 중턱 아래에 위치한 연수사는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라 때 창건한 천년고찰입니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산신각 및 칠성당, 그리고 미륵보살상이 있습니다. 일주문 옆에는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같은 모습

 

연수사 갈림길

 

 북쪽 능선 조망

 

 

 

 연수사

 

 연수사 일주문 

 

 

 

일주문에서 "물 맞는 곳"이란 이정표를 따라 오른 쪽으로 약 150m 정도 가면 "물맞는 약수탕"입니다. 이 약수탕은 신라 헌강왕이 중풍과 지병으로 고생하던 중 이 약수를 마시고 목욕해 병을 고쳤다는 영험이 있는 약수입니다. 이곳 약수의 원수(原水)는 대웅전 뒤 약수바위인데 그곳서 물을 끓어다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해 속세의 사람들에게 목욕기회를 제공합니다. 자갈처럼 생긴 돌로 칸막이를 설치한 게 매우 좋은 아이디어로군요.

 물맞는 약수탕

 

 

 

 

 

 


여기서 가재골 주차장으로 가려고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약간 오르막이 나와 또 다시 올라야 하나며 마음졸이고 있는데 작은 구비를 돌자 평지로 변하더니 삼거리 갈림길에서는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곳의 내리막이 장난이 아닙니다. 모래와 같은 사토가 깔려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길바닥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어 자칫 잘못해 실수라도 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입니다. 실제로 여기서 두 번이나 미끄러진 여성 등산객 한 명은 팔목을 다쳐 삐었다고 하는군요. 이런 길은 두 개의 지팡이(등산 스틱)를 사용하면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데 이 여성은 맨손으로 내려오다 변을 당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등산스틱의 사용은 등산로를 훼손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산악인 엄홍길이 주장하듯 등산 스틱은 등산객의 안전을 지켜주는 필수장비로 동반자입니다.

 숲 속 삼거리 갈림길

 

 

 
가파른 급경사를 조심조심 내려와 작은 개울의 다리를 건너 임도를 따라가면 차도를 만나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200m를 가면 목적지인 가재골 주차장입니다. 오늘 약 7km 산행에 거의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날씨가 워낙 무더워 산행이 좀 더 길었더라면 낭패를 당했을 것입니다. 이런 무더위 속에 하루 15km 이상 걸었다는 산꾼들의 무용담을 들으면 나는 자꾸만 작아집니다. 감악산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조망이 매우 좋으며 이국적인 풍력발전기를 보너스로 볼 수 있는 명산입니다. 

 차도 이정표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8월 21일 (일)
▲ 등산 코스 : 가재골 주차장-선녀폭포-폭포전망대-초원지대-급경사 계단-명산 갈림길-감악산 정상-해맞이표석

                     -연수사 갈림길-(풍력발전기 조망/왕복)-연수사-물맞는 약수탕-감악산 갈림길-임도-가재골 주차장
▲ 등산 거리 : 약 6.7km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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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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