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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산 능선에서 바라본 순천 앞 바다  

 

                                                                  용산 전망대서 바라본 순천만 갈대 숲

 

 

 

 

 

전남 여수시 율촌면과 순천시 해룡면 소재 앵무산(鶯鵡山, 395m)은 산밑에 꼬끼오하며 우는 닭이 많이 있어서 꼬꼬산으로 불리다가 꾀꼬리로 바뀌었는데, 꾀꼬리의 고어(古語) 곡고리를 한자화해서 꾀꼬리 앵(鶯)자를 붙여 앵무산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앵무산의 북쪽 능선인 순천시 해룡면 소재 곡고산(穀庫山, 343m)은 정유재란 때 순천 외성에 입성한 소서행장의 왜적과 대적하기 위해 이순신 및 권율 장군 병력의 군량미를 산 중턱에 쌓아놓아서 산 이름이 지어 졌습니다. 오늘은 먼저 곡고산에 오른 후 앵무산을 거쳐 순천만 갈대숲으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곡고산의 산행들머리는 전남 순천시 해룡면 용전리 용전재입니다. 용전재에는 북쪽으로 천황산 0.8km, 남쪽으로 곡고산 2km를 알리는 반듯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정목에 현 위치를 잘 표기해 두어서 참 좋습니다. 곡고산은 이 이정표 맞은 편 산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산행 초입은 길에 잡목이 많아 오늘 산행을 하면서 분명치 않은 산길 때문에 고생을 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깔딱 오름길을 지나 능선으로 접어드니 길이 매우 분명해져 쾌재를 부릅니다. 길섶의 억새가 가을이 깊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묘지 군락지를 지나가니 가야할 곡고산이 우뚝해 보입니다.

 

 

가야할 곡고산

 

 

 

 

 

임도를 지나면 해창·용전 사거리인데 이정표에는 곡고산 대신 더 멀리 있는 앵무산 2.3km 안내문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곡고산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삼거리 갈림길에 다다르니 곡고산이 0.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서 100여 미터를 오르니 곡고산(343m)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상에는 앵무산 정상까지 1.4km 남았다는 거리 표시만 있을 뿐 곡고산 정상임을 알리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국에서는 군데군데 이정표는 잘 설치해 두었지만 막상 정상을 알리는 표식이 없으니 등산객들은 기념사진을 찍을 대상이 없는 게 무척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은 매우 좋습니다. 지나온 용전재 방면의 조망이 확 터지는 데 누렇게 변한 황금 들판이 이 지역이 곡창지대로 곡고산이라는 산 이름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멀리 여수 산업단지도 보입니다.

 

 곡고산 오름 길

 

 

 곡고산 정상

 

 정상 이정표

 

 지나온 용전재 방면

 

 곡창지대

 

 여수 산업단지 방면

 

 

 
곡고산을 뒤로하고 앵무산 방면으로 갑니다. 숲 사이로 보니 가야할 앵무산이 마치 삼각봉처럼 뾰족하게 서 있습니다. 곡고산을 내려와 체육쉼터를 지납니다. 이곳은 여수와 순천의 경계지역인 듯 두 시가 따로 이정표를 세워 두었군요. 한참을 오르니 바위지대인데 여기서 바라본 여수 방면의 조망이 매우 훌륭합니다. 바닷바람이 워낙 세게 불어와 모자가 날려갈  지경입니다.  

 순천시 이정표

 

                                                                           여수시 이정표

 

 여수 방면의 조망

 

 

 

 

 


여기서 조금만 더가면 사진으로만 보던 앵무산(395m) 정상입니다. 정상에 세워져 있는 반듯한 정상표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만 하필이면 역광으로 인해 사진이 검게 나오는 게 옥의 티로군요.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와 순천시 해룡면의 경계지점인데 여수시가 붙여 놓은 "앵무산은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이라는 구호가 가슴이 와 닿습니다. 조망대에는 친절하게도 여수시에서 등산 주변 안내도를 조성해 두었지만 안내도의 방향과 현 위치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일치하지 않아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정상에서는 순천의 앞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갈대 숲은 어디쯤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수시에서는 곡고산을 곡고봉이라고 적어 놓았군요.

 

 순천 앞 바다

 

 

 

 

 

 

                                                            여수시의 곡고봉(곡고산이 아닌) 표기

 

 

 

 

 

 

 

이젠 순천만 갈대 숲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앵무산 정상에서 남쪽 정자로 가는 길이 가장 경치 좋고 조망 또한 매우 좋은 길입니다. 우측으로 살짝 터지는 곳에 서면 순천 앞 바다가 시야 가득히 들어옵니다. 정자에서 하사마을 방면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길목에는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큰구슬봉이가 수줍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군요. 봉두마을과 하사마을  갈림길에서 당연히 하사마을 방면으로 갑니다. 능선 좌측의 경치가 참 좋습니다.  

순천 앞 바다

 

 큰구슬봉이

 

 용두재로 가는 길목의 능선 좌측 모습

 

 

 

 

 

용두재에서는 하사마을 대신 농주마을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여기서 한참 동안 고도를 낮춥니다. 비록 해발 400m 정도이기는 하지만 바다에서 시작하는 고도를 낮추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도로로 나오니 숲속의 궁전이라는 건축물이 보이는데 현재 사용되지 않는 버려진 건물 같습니다. 다시 숲으로 들어가 좀 걸어가니 순천만 농주마을입니다. 여기서는 소달구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요즈음 도회지 아이들이 소달구지가 뭔지 알기나 할지 모르겠군요. 길섶의 억새가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농주마을회관(노인정)을 지나자 농주(弄珠)마을 유래에 관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농주마을은 농민들이 마시는 농주(農酒)가 아니라 용이 여의주를 물고 희롱했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다만 용이 누구를 희롱했는지는 기록이 없어 모르겠어요.

 용두재

 

 

 

새하얀 억새

 

 

 

 지나온 앵무산 정상(좌측 삼각봉)

 

 

 

 

 

우리는 순천만 갈대 숲의 용산전망대로 갈 예정입니다. 농주마을 유래 안내문 밑에 용산정망대는 우측으로 1.5km 가야한다고 씌어져 있는데 산악회 선두대장의 표시는 직진입니다. 우리는 대장의 지시를 따라 갑니다. 오른 쪽으로 뒤돌아보면 지나온 앵무산의 삼각봉우리와 정자가 있던 봉우리의 능선이 매우 완만하게 보입니다. 민가를 지나니 드디어 순천만 갈대숲입니다. 순간적으로 비싼 입장료(성인 1인 8,000원)를 내지 않고도 갈대 숲을 답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순진했습니다. 뻘이 조성된 숲길을 조금 가니 용산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에 매표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산길을 오르면 용산전망대입니다. 이곳에 서면 남해바다와 어우러진 갈대 숲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출구방향의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산길을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면 갈대 숲입니다. 오늘이 갈대축제(2016. 11. 4∼11. 6)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숲의 통행로 데크 위는 그야말로 사람들로 인산인해입니다. 갈대 숲이 사람들에게 이토록 인기가 많은지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생태체험선(유람선)을 타고 갈대 숲을 돌아보는 사람들도 보이더군요. 무진교를 지나 주차장으로 나오니 여기도 만원입니다.

 용산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대숲

 

갈대숲으로 진입하는 출렁다리

 

 갈대 숲 구름인파

 

 정문 매표소  
 

 

 

 

 

오늘 산행에 순천만 갈대 숲 답사를 포함해 약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곡고산에서 앵무산 산행은 당초 예상보다 등산로가 분명하고 조망도 좋았으며 특히 순천만 갈대 숲도 답사할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사실, 이번 산행은 약 1개월 만입니다. 그간 발가락 티눈으로 고생하다가 지난 10월 초 피부과에서 레이저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마취주사가 상당히 따끔했지만 이것만 참으면 만성적인 발가락 통증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에 기꺼이 참았습니다. 레이저를 쏘아 상처부위를 파내는 수술은 정말 쉽더군요. 다만 수술 후 이틀마다 소독을 하러 의사를 찾아야 했고 물을 넣으면 안 되기에 샤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약 10일 후 병원왕래도 끝나고 집에서 처방 받은 연고를 바르며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동네 뒷산으로 가서 약 2시간 정도 산행을 해도 큰 통증은 없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다는 판단을 하고는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두꺼운 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보니 수술부위가 압박을 받아 산행 내내 상당한 통증이 왔습니다. 마지막 갈대 숲을 걸을 때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수술 전 의사는 레이저로도 티눈의 뿌리 제거는 어려우므로 나중에 뿌리가 살아나면 다시 아플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무래도 이 말이 현실화 된 듯 합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발가락 통증은 치명적이라 앞으로가 고민이군요. 무슨 묘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 11. 6 (일)
▲ 등산 코스 : 용전재-체육공원-곡고산-앵무산-정자-용두재-농주마을-갈대 숲-용산전망대-갈대 숲-정문매표소
▲ 산행 거리 : 10.3km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산행 안내 : 서울 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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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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