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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금산에서 바라본 남한강과 도담삼봉 

 

 

 

 

충북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소재 대성산(380m)은 단양군청 뒤편에 위치한 산으로 단양군 눈썰매장과 삼림욕장을 갖추고 있으며 등산로도 매우 좋은 편입니다. 반면 대성산 북서쪽 남한강변에 자리 잡은 슬금산(뾰족봉, 397m)은 정상에 서면 도담상봉과 삼봉대교를 잘 조망할 수 있지만 도담삼봉에서 산의 능선으로 접근하는 급경사길이 무척 까다로워 바짝 긴장해야 하는 난코스입니다. 사실 슬금산에 오르지 않고도 도담삼봉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단양군에서 조성한 느림보강물길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 느림보 강물길은 슬금산의 북쪽 U자로 물길이 구비치는 남한강변에 조성된 8.1km의 길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석문길(4km), 삼봉길(1.8km), 고수재길(0.8km), 금굴길(1.5km)등 4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지는데 석문길을 걸으면 산의 능선에 서서 멋진 도담삼봉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석문길을 걸은 후 석문과 도담삼봉을 경유해 슬금산과 대성산을 답사하려고 합니다. 도담삼봉과 석문은 각각 우리나라 명승(명승 제44호, 45호)으로 지정된 최고의 경승지이며, 단양8경중 제1경과 제2경을 이루고 있어 산행과 관광을 겸한 최고의 답사길이 될 것입니다.

 

산행들머리는 59번 국도가 통과하는 하덕천대교 북쪽 덕천교차로입니다. 하덕천대교 아래쪽에는 오래된 건축물과 비닐하우스가 어지럽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교차로에서 하덕천대교의 교각 밑으로 힘겹게 내려서면 도담삼봉까지 4km 거리라는 산뜻한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여기서부터 도담삼봉까지 가는 길은 정말 편안한 길입니다. 오래된 덕천교를 건너니 길섶에 느림보 강물길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사실 오늘 이곳을 오기 전까지는 단양에 <느림보 강물길>이라는 친근한 이름의 트레킹 코스가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곳의 지형을 보면 S자와 U를 합친 것 같은 남한강 물길은 아무리 바빠도 느리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전국에 수많은 걷는 길이 있지만 이 길만큼 멋진 이름은 없을 듯 합니다.

 하덕천대교

 

 

 

 

 

 


 
멋진 통나무집 우측으로 조금 들어가면 좌측의 산 속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여기에 느림보 강물길의 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석문길입니다. 능선에 올라 조망 데크에 서니 조금 전 지나온 하덕천대교가 역광을 받아 희미하게 빛납니다. 멀리 가야할 도담삼봉도 남한강 위에 떠 있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 번째로 만나는 조망대는 그야말로 포토존입니다. 급경사의 바위절벽 뒤로 도담삼봉이 약간 희미합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환상작인 사진을 얻었을 텐데 희뿌연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하덕천대교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강하고 매캐한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듭니다. 마치 타이어를 태우는 것 같은 고약한 냄새입니다. 아마도 인근에 위치한 성신양회(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일 것입니다. 항상 이런 냄새가 나는지 아니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공해시설은 우리경제를 위해 필요악이겠지요.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냄새가 나네요. 이곳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큰 고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선을 따라 죽 이어지던 길이 우측사면으로 90도로 방향을 바꾸더니 계곡을 통과해 대형 주차장으로 나옵니다. 도로를 만나 좌측으로 조금 가니 도담삼봉과 석문으로 가는 굴다리가 있습니다. 굴을 지나면 관광안내소인데 도담삼봉의 감상은 뒤로 미룬 채 좌측으로 갑니다. 단양군에서 선전하던 음악분수는 웬일인지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 이는 동절기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과잉투자의 산물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음악분수

 

 

 
이 음악분수는 단양석문으로 오르는 길목입니다. 단양석문은 자연이 만든 구름다리 모양의 거대한 하늘문으로 여기서부터 거리는 200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하기에 노약자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길입니다. 계단을 올라 정자에서 바라보는 도담삼봉은 또 다른 비경입니다. 석문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계단을 내려오면 도담삼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담삼봉은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 한가운데 높이 6m의 늠름한 장군봉(남편봉)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첩봉(딸봉)과 오른쪽에는 토라져 돌아앉은 처봉(아들봉) 등 세 봉우리가 물 위에 솟아 비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석문가는 길

 

                                                                               가파른 계단길

 정자

 

 

 

                                                                                       석문

 

 도담삼봉

 

 

 

 

 

KBS 2TV의 인기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지였다는 대형 안내문이 눈길을 끄네요. 삼봉 정도전의 숭덕비와 동상도 보입니다. 하늘다리에 올라 바라보는 모습도 참 좋습니다. 도담삼봉 터널을 지나 좌측으로 공사중인 경사면의 길로 가면 절벽 위의 정자입니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도담삼봉의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도담삼봉 뒤로는 방금 지나온 음악분수와 정자 그리고 석문도 조망됩니다.

 

하늘다리에서 본 도담삼봉

 

 절벽 위 정자 가는 길

 

 정자에서 본 도담삼봉

 

 

 
 

이제부터는 슬금산으로 오를 차례입니다. 이곳 정자에서 슬금산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난코스입니다. 급경사에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으니 오르지 두 다리와 팔의 힘만으로 올라야 합니다. 그래도 등산스틱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머니 젖 먹던 힘까지 보태 겨우 오릅니다. 오르면서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못했는데 길이 워낙 험해 사진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했고 또 설령 사진을 찍었더라도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능선에 오르니 희미하던 길이 좀 분명해 지기 시작합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넘으면 그 뒤로 또 다른 봉우리가 저만치 멀어져 있습니다.

 

좌측으로는 급경사 천길 바위벼랑이어서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그냥 황천길로 직행입니다. 드디어 조망대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길은 힘들었지만 이곳에서의 조망은 그 고생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도담삼봉 뒤로 지나온 느림보 강물길의 석문길 능선이 마치 누에 같습니다. 도담리의 항토밭은 붉은 기운이 선명합니다. 길을 가다가 뾰족한 돌탑을 만나면 바로 슬금산 정상(397m)입니다. 몇 년 전 어느 산악회에서 반듯한 아크릴로 슬금산 안내문을 걸어 두었지만 누군가 없애 버린 듯 보이지 안네요. 이미 정상표석(또는 안내문)이 있는 곳에 이중으로 걸어둔 정상표기는 군더더기이지만 하나뿐인 안내문은 비록 산악회나 개인이 걸었더라도 매우 소중한 것인데 이를 없애 버리는 사람의 심리를 잘 모르겠습니다. 추락방지 안내문에 매직으로 슬금산이라고 쓴 게 전부입니다.

 삼봉대교

 

 슬금산 정상과 도담삼봉

 

 

 
이제부터는 슬금산을 내려와 대성산으로 갑니다. 등산로가 한결 좋아졌습니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안부에 도착하니 충양정 700m, 전망대 300m 이정표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대성산으로 가는 길은 신작로 수준입니다. 임도에 설치된 조각작품 위에는 충양정이 있습니다. 충양은 충정도의 충(忠)과 단양의 양(陽)을 따서 지은 이름인데 풍수지리적으로 길지인 대성산의 정기를 모아 지은 정자입니다. 

 충양정

 

 

 

 

 

 

등산로에는 단양군에서 안심존 구역이라는 팻말을 군데군데 부착해 놓고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신고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오른 대성산 정상(380m)! 정상에는 반듯한 돌탑이 쌓여져 있는데 매우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돌탑 옆에는 오석으로 만든 정성표석이 놓여져 있는데 표석에 슬금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새겨져 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슬금산이라는 이름을 본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대성산 돌탑

 

 

 대성산 정상 조망

 

 

 
이제부터 공설운동장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하산로도 매우 분명합니다. 임도를 만나 우측으로 몸을 돌리니 물이 마른 인공폭포가 허연 알몸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성산 삼림욕장을 알리는 대형표석을 뒤로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공설운동장 옆입니다. 오늘 산행에 3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슬금산 급경사 오름길은 힘들었지만 명승지인 석문과 도담삼봉을 답사하고 두 산을 연결해 종주한 것은 큰 보람입니다. 특히 도담삼봉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2월 19일 (일)
▲ 등산 코스 : 하덕천대교-석문길-석문-도담삼봉-하늘다리-절벽위 정자-슬금산-충양정-대상산-공설운동장
▲ 산행 거리 : 9.5km
▲ 산행 시간 : 3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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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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