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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삼면봉 오름 길에 바라본 남쪽 화악산 능선

 

 위풍당당한 남산 표석 
 
 

 

 


예로부터 경북 청도의 중심은 화양(華陽)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화양은 한때 신라를 위협했을 정도로 강성했던 이서국의 수도였기 때문입니다. 이서국(伊西國)은 경북 청도군 화양읍과 이서면 지역에 있었던 삼한시대의 소국으로 신라에 형식적으로 복속되었으나 그 잔존세력이 3세기말 신라의 수도 금성을 공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의 영향을 받았음인지 청도에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는 가지산(1,241m), 운문산(1,195m), 문복산(1,013m), 선의산(756m), 용각산(693m), 화악산(930m)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명산이 많지만 남산(870m)은 청도의 진산(鎭山)이자 주산(主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상 남산은 도읍지의 남쪽에 있는 산으로 서울 남산과 경주 남산이 대표적입니다. 대구의 경우 예외적으로 앞산이 있지요. 

 

남산은 청도군 각남면과 화양읍 및 청도읍에 걸쳐 있는데, 청도군청이 있는 화양읍에서 멀리 위치한 산보다 남쪽을 바로 감싸고 있는 남산을 진산으로 보는 것은 지형적으로는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남산은 봄이면 상여듬에서 봉수대 사이의 진달래 군락과 산중턱까지 개간한 복숭아밭의 만개한 도화는 무릉도원을 연상케하는 절경을 연출하며, 봉수대에서 정상까지의 바위능선 길에는 소나무 군락을 볼 수 있습니다. 남산 산행 오름길에 만나는 30m 높이의 낙대폭포는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하여 약수폭포라고도 합니다. 경주의 석빙고에 이어 제2의 석빙고라 불리는 화양읍 석빙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빙고입니다.

 

남산 산행들머리는 화양읍 범곡리 소재 대응사 주차장입니다. 대응사는 청도군청 바로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계열의 사찰인데 낙대폭포로 가는 진입로 왼쪽에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합니다. 담장 너머로 보니 대웅전은 반듯해 보이는군요. 길이 구부러지는 곳에 사찰의 일주문처럼 생긴 건축물이 보여 절 이름이 무엇인지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사찰이 아니라 한옥학교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바로 목수(木手)를 양성하는 교육장입니다. 한옥학교는 한국 고유의 전통미를 뽐내는 한옥을 내 손으로 직접 짓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학교로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한옥학교의 과정은 목수 양성과정, 전문가 과정, 스스로 집짓기 과정과 더불어 한옥 창살 만들기, 대패질, 목재 자르기 등의 실습체험 및 고구마 구워먹기, 떡메치기, 한국 전통가옥에 대한 토론 등 어린이들을 위한 즐거운 한옥문화체험교실도 마련되어 있는 곳입니다. 경내라도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모두들 종종걸음으로 내달으니 필자도 늑장을 부릴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담장 너머로 본 대응사 대웅전

 

 한옥학교 일주문 

 

 

 

 

한 구비를 돌아가니 낙대폭포입구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이곳에는 남산등산안내도와 낙대폭포 설명문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남산까지의 거리가 5.6km이니 오름길을 감안했을 때 2시간 반 정도는 소요되겠군요. 낙대폭포로 가는 길은 워낙 많은 사람이 찾아서인지 길을 잘 조성해 놓았네요. 높이 30m의 낙대폭포는 청도팔경에 포함될 정도의 명소이지만 건기인 지금 보이는 것이라고는 실오라기 같은 물줄기에 거대한 암벽뿐입니다. 모든 폭포가 마찬가지이겠지만 폭포는 우기인 여름에 감상해야 그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낙대폭포 가는 길

 

 낙대폭포

 

 

 

 

 

 

낙대폭포 앞을 지나 산 속으로 접어드니 돌계단에 파란 이끼가 낀 모습이 흩날리는 폭포의 물보라를 받았다는 기운이 감돕니다. 위쪽으로 오르니 작은 소(沼, 물웅덩이)가 있는데 여기에 고인 물이 낙대폭포로 떨어지는 듯 합니다. 여기서 봉수대 방면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지난 새벽에 비가 좀 내린 듯 등산로가 약간 촉촉한데 낙엽마저 쌓여 있어 폭신한 느낌을 줍니다. 폭포삼거리를 지나 우측으로 돌아 오르는 길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립이 울창하군요.

 

 작은 소(물웅덩이)

 

 

 

 

 

 

 

은왕봉(630m) 갈림길을 지나 좌측의 능선으로 오릅니다. 남산골 우측으로는 가야할 남산이 머리를 내밉니다. 봉수대 능선으로 가는 길목에 거북바위가 있는데 암릉구간이어서 우측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거북이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치고 맙니다. 봉수대에는 구급함이 있네요. 봉수대임을 알리는 흔적은 없지만 이곳이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그럴 만 합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남산 능선

 

 봉수대 이정표

 

 

 

 

 

이제 서쪽의 삼면봉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 구간능선에는 암릉이 도사리고 있지만 바위 절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군락지가 군데군데 나타나는 곳이어서 등산객들은 소나무의 정기를 듬뿍 받을 수 있는 명품코스입니다. 어찌하여 소나무는 암릉의 벼랑 끝 바위지대에 튼튼한 뿌리를 내린 채 잘 자라는지 그 속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터지는 화악산 능선의 멋진 조망도 일품입니다.  

 

 

 

 

 

 가야할 삼면봉(우측)

 

 

남쪽의 화학산 능선

 

 

 

 

신둔사 갈림길(한재고개)을 지나면 암벽에 체인형 쇠줄이 걸려 있습니다. 등산스틱을 팔에 걸고 쇠줄을 다리사이에 넣은 채 오릅니다. 현장은 사진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가파르지만 웬만한 등산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습니다. 위로 올라 뒤돌아보면 지나온 봉수대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청도 한재 미나리농장의 비닐하우스가 하얗게 빛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쇠줄구간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미나리의 고장 한재마을

 

 

 

 


드디어 삼면봉(840m)입니다. 삼면봉은 남산과 봉수대 능선 그리고 한티재로 가는 길목의 능선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남산 정상까지는 약 600m로군요. 정상으로 가는 길도 역시 매우 부드럽습니다. 다만 정상 직전 큰 암봉 만나 좌측으로 우회했는데 암봉 바로 오른쪽으로 암봉을 넘어가는 길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하더군요. 다만 실제로 다녀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암봉만 지나면 편편한 남산 정상(870m)입니다. 청도 산악회에서 세운 정성표석은 영남알프스에 서 본 표석에 비견될 만큼 당당하군요. 영남 소재 산을 가면 이처럼 듬직한 정상표석이 있어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나옵니다. 정상 동쪽으로 지나온 봉수대 능선이 보이지만 남쪽으로는 조망이 막혀 있습니다.

 삼면봉

 

 남산 정상

 

 

 

 

 지나온 능선

 

 

 

 

남산 정상에서 삼면봉으로 되돌아와 밤티재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태풍 때문인지 부러진 소나무가 능선 길을 가로막습니다. 조망터에서 바라보니 한재 방면이 잘 보이네요. 지나온 남산 정상이 두루뭉실합니다. 밤티재 갈림길의 큰 바위는 "넓은 바위"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통상 큰 바위는 마당바위라고 하지요. 바위 위에 자란 소나무도 멋집니다.

 부러진 소나무

 

 한재 미나리 단지

 

 지나온 남산 정상

 

 

 넓은 바위 삼거리

 

 화악산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밤티재입니다. 밤티재 방면으로 이정표가 없는 게 옥의 티로군요. 가파른 암봉을 내려와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 밤티재입니다. 벽돌형 전원주택이 있는 이곳은 화악산 등산 기종점이기도 합니다. 오늘 약 8km 산행에 약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다소 가파른 곳도 있었지만 등산로가 상당히 부드러웠던 탓입니다. 남산을 답사하면서 왜 청도군민들이 남산을 그토록 사랑하는 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산행을 마친 후 한재 미나리단지로 이동하여 미나리에 삼겹살을 구워먹으면 금상첨화입니다.  

 

 

 

 한재 미나리단지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3월 21일 (화)
▲ 등산 코스 : 대응사 주차장-한옥학교-낙대폭포-봉수대 삼거리-봉수대-한재고개-삼면봉-남산(왕복)-넓은 바위-한티재
▲ 산행 거리 : 8.2km
▲ 산행 시간 : 3시간 10분
▲ 등산 안내 : 갤러리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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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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