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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산 산성대 능선의 암봉

 

 

산성대 능선 위쪽에서 바라본 사자봉과 구름다리

 


 월출산 정상의 동쪽조망(사자봉 능선)


 

 월출산 정상의 서쪽조망(향로봉, 구정봉)


 

 

 사자봉 능선 하산길의 암봉
 

 

 

 

 

국립공원 지리산은 산의 품이 넓고 깊어 어머니 산으로 불립니다. 설악산은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 및 용아장성, 서북능선, 울산바위 등을 품고 있기에 산세가 매우 아름다워 산중미인(山中美人)이라고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출산은 어떻게 불릴까요? 바로 기암봉(奇巖峰)의 전시장이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부르는지 월출산에 올라보면 단박에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에 솟은 국립공원 월출산(月出山, 809m)은 산세가 수려하여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립니다. 월출산의 주봉(최고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장군봉·사자봉·구정봉·향로봉 등이 연봉을 이루고 있는데, 남서쪽으로 이어진 구정봉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영암군, 남쪽은 강진군입니다. 월출산은 산 전체가 단단한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어 수목이 잘 자랄 수 없으며, 대체로 북쪽 면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고 남쪽 면은 완만한 편입니다.

 

월출산은 지리산(남원), 천관산(장흥), 능가산(변산/부안), 내장산(정읍)과 더불어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힙니다. 또 월출산은 설악산, 속리산, 주왕산, 북한산 등과 함께 바위가 경관의 핵심을 이루는 산악형 국립공원입니다. 월출산 산성대(485m)는 옛날 영암산성 봉화대가 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1988년 산성대에서 광암터 삼거리까지 1.5km 구간에 대해 안전(추락위험)을 이유로 통제해 왔으나 국립공원 당국은 등산로에 대한 안전시설 등 정비사업을 거쳐 2015년 10월 만 27년 만에 다시 개통을 한 곳입니다.

 

산성대 코스의 들머리는 천황봉 북쪽 영암실내체육관 맞은 편 기(氣)체육공원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기(氣)찬묏길 안내도가 보이는군요. 월출산은 기(氣)가 많은 산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근육질의 남자처럼 위풍당당한 월출산에 대해 조선시대 택리지를 지은 이중환은 "월출산은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산이라 하여 아침 하늘에 불꽃같은 기상을 지닌 산"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출산은 기가 넘쳐나 불꽃처럼 치솟은 산입니다. 어린이놀이터와 정자를 지나면 산성대 탐방로를 알리는 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현지 이정표를 보니 산성대까지는 1.8km,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까지는 3.9km입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가 등산로 입구에서 약 1km 지점을 통과하면 월출산의 기암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 뒤로 영암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드디어 산성대에 올랐습니다. 산성대 주차장 1.8km 이정표를 보고 이곳이 산성대인 줄 짐작합니다. 국립공원당국이 반듯한 이정표 설치하면서 방향과 거리만 표기하고 왜 현 위치를 표기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성대에서는 가야할 천황봉이 곧장 올려다 보입니다.

 

뒤돌아 본 영암 시가지 

 

 

 

 현 위치 표기가 없는 이정표

 

 가야할 천황봉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급경사에는 철제계단을 잘 조성해 두어서 등산객들은 안전하게 이 비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능선을 오르면서 좌우로 눈을 돌리면 산비탈에는 초록의 나무사이로 허연 암벽을 드러내 월출산이 전형적인 골산(骨山)임을 여지없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고인돌 바위를 지나면 등산로는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게 됩니다. 암벽좌우를 요리조리 돌아가면서 철제계단을 놓아 등산로를 조성하느라고 관계자들이 참으로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산성대능선 동쪽으로는 장군봉능선이 일렬로 도열하듯 서 있군요. 정상으로 이어진 길을 쳐다보니 어찌 저곳을 오를지 걱정이 앞섭니다.

 고인돌 바위

 

 정상으로 가는 길

 

좌측 장군봉 능선

 

 

 정상으로 가는 길

 

 

 

 

 

 

 

이름 모를 암봉을 넘은 후 뒤돌아보니 저곳을 어떻게 넘어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다시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기암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의 암봉이 허연 골체미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나온 산성대 능선 암봉

 

 뒤돌아본 암봉

 

 장군봉 능선

 

 동쪽 장군봉 능선 뒤로 보이는 조망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광암터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는 동쪽 천황주차장(구름다리 아래)으로 하산할 수도 있고, 천황봉으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천황봉까지의 거리는 단지 600m에 불과하지만 산악회총무는 이 거리가 꼭 6km처럼 길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길이 매우 가파르고 또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조금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지나온 산성대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사자봉 능선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 아래로 보이는 나중에 가야할 붉은 색의 구름다리가 까마득합니다.   

 광암터 삼거리 이정표

 

 지나온 산성대 능선

 

처음으로 만난 사자봉 능선

 

 

 

 

 

통천문 삼거리에서 통천문으로 오르는 계단길도 장난이 아닙니다. 정상인 천황봉의 동북쪽 100m 지점에 자리 잡은 통천문은 산성대 또는 천황사(구름다리) 방면에서 오를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바위로 이 하늘 문을 통과해야 정상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통천문을 지나면 기다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 내리막입니다. 등산객들은 마지막 이곳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며 한숨을 내쉬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면 지금까지의 고생은 눈이 녹듯 사라지고 맙니다. 천황봉 정상(809m)에서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도 황홀하기 때문이지요.

 통천문

 

 자연석에 새겨진 천왕봉 표지석

 

 

 

 

자연석에 이름을 새긴 정상표석이 매우 친근하게 보입니다. 벌써 네 번째 보았으니 정이 들만도 하지요. 먼저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향로봉(744m)과 구정봉(711m) 및 노적봉(583m)이 뻗어 있습니다. 날씨가 좋을 경우 목포 앞 바다까지 보인다고 하네요. 이 능선을 따라 가면 도갑사까지 이어집니다. 쉼 호흡을 하고 동쪽을 바라보면 가야할 사자봉 능선이 우람하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사자봉 옆에는 매봉과 연실봉이 있다고 하네요. 북쪽으로는 지나온 산성대 능선이 펼쳐 보이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니 오히려 매우 초라하게 느껴질 따름입니다.    

 서쪽 조망(향로봉, 구정봉)

 

 

 

 동쪽 조망(중앙 사자봉, 좌측 호수 옆은 매봉)

 

 

 

 북쪽 조망(산성대)

 

 

 

 

천황봉 표지석 뒤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둥그런 표석이 서 있는데 "월출산 소사지(月出山小祀址)"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그 옆에 안내문이 돌에 적혀 있었지만 햇빛의 반사로 인해 사진을 찍기 못했습니다. 소사지는 천신(天神)이 산에 깃들었다 하여 신라가 통일을 이룬 뒤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국가차원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곳입니다. 전국 명산대천의 제사 터로 대사지 3곳, 중사지 24곳, 소사지 23곳이 있는데 이곳은 유일하게 유적이 확인된 곳이라고 합니다.

월출산 소사지

 

 

 

 

 

 

이제 구름다리방면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통천문 삼거리로 되돌아와 동쪽으로 갑니다. 가파른 계단 위에 서니 뾰족한 사자봉이 그 위용을 드러냅니다. 사자봉(668m)은 암봉 중에서 가장 뾰족한 수직의 봉이며 구름다리로 이어진 암봉은 매봉입니다. 경포대 갈림길을 지납니다. 여기서 뒤돌아보니 울창한 숲만 보여 정상의 남쪽은 완경사를 이루고 있다는 월출산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자봉 능선

 

 월출산 남쪽 완경사면의 숲

 

 

 

 

 

그런데 길은 산허리를 돌아 우측으로 갑니다. 구름다리 있는 곳에서 이 길을 올라온 적이 있는데도 길이 매우 생소해 보이는지 모를 일입니다. 물론 10여 년이 흘렀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구름다리가 0.9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고야 안도합니다. 위쪽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철계단을 내야와 다시 오릅니다.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네요.

                                                      가파른 내리막 급경사(내려오면서 올려다본 모습)

 

 

 

 

 

 

여기서 산뜻한 옷차림의 한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아까 산성대 능선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왔는데 정상을 거쳐 이곳까지 왔군요. 필자가 사진을 찍으면 아가씨가 앞서가고 아가씨가 쉴 때면 필자가 먼저 나갔습니다. 보통 등산복 차림이면 기억이 잘 나지 않겠지만 이 아가씨는 흰색 바탕의 가벼운 운동복 차림에 신발도 중(重)등산화가 아닌 조깅화였고, 등산배낭 대신 가벼운 백팩(back pack)을 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먼저 인사를 건넙니다.
"아까 산성대 능선에서 본 것 같은데, 다시 만났네요. 산을 참 잘 타네요."
"저도 뵌 기억이 납니다."

 

"그간 등산을 많이 했어요?"
"아니오, 지난 주 무등산에 올랐는데 산이 워낙 좋아 다시 여기 왔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어찌 산행 초보인 아가씨가 친구도 없이 산에 홀로 왔는지 대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모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산을 잘 타는 걸 보니 헬스 같은 운동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예! 운동은 좀 한 편이에요."

 

"난 20년 간(실제는 17년) 열심히 산을 다녔는데도 힘든데 아가씨는 정말 대단해요!"
"우와! 그렇게 오래 산을 다니셨어요?"
맞장구까지 잘 치는 아가씨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름 모를 참한 아가씨가 앞으로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을 하기 바랍니다.

 산성대 능선을 오르는 아가씨의 뒷모습 

 

 

 

 

 

우측 숲으로 들어갔다가 밖으로 빠져 나오니 장군봉 능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파른 철제계단이 연속으로 이어지네요. 그런데 이곳의 계단 기울기는 거의 수직에 가깝습니다. 아까 산성대 능선에서 경험했던 계단과는 차원이 다르군요. 워낙 급경사에 계단을 만들어 부득이 했겠지만 겨울철 적설기에는 정말 위험할 듯 합니다. 몇 차례의 계단을 통과하고 나니 드디어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구름다리를 건너니 매우 튼튼하군요. 1978년에 설치된 원래의 구름다리는 구름다리라기보다는 출렁다리였습니다. 다리를 건널 때 매우 출렁거렸거든요. 그런데 2006년 재시공된 다리는 200명이 동시에 통과해도 될 만큼 완벽합니다. 그렇지만 현지에는 30명 이상은 한꺼번에 건너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네요. 해발고도 510m에 위치한 이 다리의 길이는 54m, 높이는 120m입니다.  

 

급경사 하산길

 

 

 

 

 

 

 구름다리에서 본 장군봉 능선

 

1

 

 

 

 

 

 

다리를 건너 쉼터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천황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이지만 필자는 계곡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길도 가파르지만 구름다리 위쪽 길과 비교하면 정말 쉽습니다.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보니 지나온 구름다리가 창공에 걸려 있습니다. 바람골 계곡에 도착해 우측으로 계곡을 따라 갑니다. 월출산은 해발 800m가 넘는 산인데도 계곡에는 물이 거의 말랐습니다. 그간 가뭄이 계속된 탓도 있지만 바위산인 월출산은 물을 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갈림길을 뒤로하면 영암아리랑 노래비와 고산 윤선도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월출산 국립공원사무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천황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의 스카이라인은 산을 잘 모르는 사람도 월출산이 명산임을 금방 알아볼 것입니다.

 하늘에 걸린 구름다리

 

 영암아리랑 노래비와 윤선도 시비

 

 월출산 국립공원사무소

 

 월출산 안내표석 뒤로 보이는 스카이라인(사자봉 방면) 

 

 

  
오늘 약 7km 산행에 무려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급경사 오르내림이 매우 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진을 찍느라고 지체한 점도 있지요. 앞으로 또 언제 월출산을 다시 찾을지 모르겠지만 월출산은 언제 탐방해도 좋을 명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5월 27일 (토)
▲ 등산 코스 : 기체육공원-산성대-고인돌바위-광암터 삼거리-통천문 삼거리-천황봉 정상 왕복-통천문 삼거리

                  -경포대 갈림길-구름다리-바람골 계곡-공원관리사무소-천황주차장
▲ 산행 거리 : 7.2km
▲ 산행 시간 : 4시간 50분
▲ 등산 안내 : 가보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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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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