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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산 정상의 조망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삼방산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과 증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삼방산(864m)은 김천의 명산인 수도산(1,317m)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가래재(가랫재)를 통과한 후 이어진 봉우리입니다. 삼방산은 고도가 높고 경사가 급한 산으로 원래의 산지경관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소나무와 참나무 등의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혼합림의 식생을 이루고 있습니다. 삼방산은 수도산의 유명세에 밀려 찾은 사람이 거의 없지만 금오지맥에 속한 산으로 지맥종주꾼들이 가끔씩 찾는 오지의 산입니다. 그렇지만 삼방산 정상에 서면 그야말로 사방팔방으로 거침이 없는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추량산(505m)은 가래재의 바로 북쪽에 솟은 산입니다.

                                                                         금오지맥 상의 삼방산

 

 

 

 

 
추량산 산행들머리는 30번 국도가 지나가는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소재 가래재입니다. 현지에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네요. 도로 안전 표지판 뒤의 사잇길로 들어섭니다. 위로 오르니 바로 조망이 터지는데 산비탈에 마치 댐을 쌓은 것과 같은 모습으로 안전시설을 만들어 둔 게 이채롭습니다. 아마도 아래쪽으로 통과하는 국도 쪽으로 산사태 또는 낙석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시설 같습니다. 이 안전 벽 뒤로 보이는 조망이 정말 시원합니다.

가래재와 추량산 들머리

 

 산비탈의 댐 같은 시설물

 

 

 

 

 

 

 

 

조금 더 걸어가니 추량산(589m)입니다. 현지 정상표석에는 해발고도가 505m로 적혀 있는데 국토정보지리원에서 세운 삼각점 안내문에는 해발고도가 589m로 표기되어 있고 <한국555 산행기>에도 589m로 기록되어 있어 필자는 추량사의 해발을 589m로 적습니다. 아마도 이 표석은 현지의 누군가가 설치한 듯 한데 반듯한 표석을 세워놓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해발고도를 잘 못 표기한 것은 옥의 티입니다. 솔직히 지나가는 능선상의 한 지점에 불과한 이곳에 반듯한 산 이름이 있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추량산 표석

 

 삼각점 안내문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능선상 오르내리는 폭은 그리 심하지 않지만 경사는 상당히 급하네요. 숲 속에서는 점점 무르익어 가는 단풍으로 인해 가을이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곳의 단풍은 전통적인 붉은 색 대신 노란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에서 보듯 노란색 단풍은 붉은 색 못지 않게 아름다워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가야할 삼방산

 

 

 

 

 

가야할 삼방산 정상부가 멀리 보이는 듯 하더니 산비탈에 나무숲이 사라진 개활지로 나옵니다. 산에 숲이 없는 것은 개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산불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동쪽으로 조망이 확 터져 눈이 정말 시원합니다. 붉은 단풍과 노란 단풍이 섞여 있는 모습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간간이 피어 있는 새하얀 구절초도 마치 백의의 천사 같습니다.

 

 

 

 

 

 

구절초

 

 

 

 

 

개활지를 지나면 바로 정상에 다다를 줄 생각했는데 봉우리에 오르면 정상은 또 저만치 물러나 있습니다. 이러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니 산의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닌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모처럼 불타는 듯한 단풍을 만난 것은 행운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는 삼방산 정상(864m)에 오릅니다. 가래재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4km입니다. 헬기장으로 조성한 듯한 정상에는 가을을 알리는 억새가 은빛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음은 이 지역 출신 후미대장으로부터 들었지만 이처럼 억새까지 이방인을 반겨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때마침 그간 흐렸던 하늘도 파란하늘을 드러내기 시작해 가을의 정취를 유감 없이 즐깁니다.

 

 

 

 

 

 

 

 

 

정신을 차리고 사방을 둘러봅니다.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망이 좋습니다. 삼방산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수도산(1,317m), 북서쪽으로는 민주지산(1,242m)과 삼도봉(1,177m), 서쪽으로는 백두대간길의 대덕산(1,291m)과 삼봉산(1,254m), 동남쪽으로는 국립공원 가야산(1,430m), 동쪽은 독용산(956m)이 있을 테지만 이를 식별하지 못하는 무식함을 한탄합니다. 

 

 

 

 

 

 

 

 

 

 

 

그런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은 있지만 정상을 알리는 별도의 이정표나 안내문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 산행을 하면서 이정표 하나 만나지 못했습니다. 김천에는 황악산(1,111m) 및 수도산 등 해발고도가 높은 명산이 많지만 대부분 다른 행정구역과 경계에 있으며 삼방산은 김천 내륙에 있는 산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행정관청과 지역산악회에서 이 산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듯 보여집니다. 산불감시초소 옆의 고사목에 산악회 선두그룹이 지나가면서 A4용지에 적어 걸어둔 안내문만이 이곳이 삼방산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정상표석을 설치하기 힘들면 목판 안내문이라도 세워두길 바랍니다.

 

 

 

 

 

 

 

이제 부항령으로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정상에서 하산길로 가는 길목은 울창한 잡목으로 인해 이를 헤쳐나가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또한 능선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다시금 노란 단풍이 이어집니다. 하산로는 경사가 급한 데다가 낙엽이 많아 일명 지뢰밭길입니다. 낙엽 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거든요. 이런 길은 무조건 조심하는 게 상책입니다. 몇 차례 급경사를 내려서니 도로가 보이는 무덤인데 우측으로 가서 양배추 밭을 돌면 903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부항령입니다. 부항령은 증산면과 지례면의 경계로군요.

 

 

 

 

 

 

 

 

 

 

오늘 약 5km 남짓 산행에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산길이 그리 매끄럽지 못한 데다가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유유자적하게 걸었기 때문입니다. 삼방산은 이정표와 등산로를 조금만 정비한다면 금오지맥 종주꾼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찾을 명산의 반열에 오를 것임을 확신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10월 28일 (토)
▲ 등산 코스 : 가래재-추량산-삼방산-부항령
▲ 산행 거리 : 5.4km
▲ 소요 시간 : 2시간 50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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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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