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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우산(좌)과 자굴산(우)

 

 

 

 

우리나라의 산줄기는 1대간(백두대간)-9정맥으로 나뉘어지며 정맥아래 수많은 지맥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기맥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산줄기 이름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진양기맥이란 우리국토의 대동맥인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남덕유산(1,507m)에서 분기되어 월봉산∼금원산∼기백산∼황매산∼한우산∼자굴산 등 명산을 거쳐 진주의 남강댐에 이르는 도상거리 157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오늘은 이 진양기맥에 속하는 망룡산(442m)과 천황산(345m), 그리고 기맥에서 살짝 벗어난 방갓산(381m)을 답사할 계획입니다.

 

 

 

 

경남 의령군 칠곡면 소재 망룡산∼천황산∼방갓산은 이웃한 한우산과 자굴산의 유명세에 밀려 사람들이 잘 찾지 않지만 진양기맥을 종주하는 산꾼들만 가끔 찾는 오지의 산입니다. 망룡산 들머리는 20번 국도가 지나가는 의령군 칠곡면의 머리재(대의고개)입니다. 20번 국도를 확장개량하면서 다사터널을 새로 건설해 구 도로인 머리재 고갯마루는 매우 썰렁한 모습입니다. 현재 대의고개쉼터라는 입식간판만 보일 뿐입니다. 망룡산 진입로는 등산로가 조성되지 않아 절개지를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도 명색이 진양기맥이라면서 중간기착지의 길이 이토록 좋지 않음은 문제로군요.

 머리재 쉼터 

 

 
길 없는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희미한 등산로와 만나게 되는데 곧이어 통신철탑이 보입니다. 통신철탑 좌측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섭니다. 주변의 나무들은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는데 산에는 단풍나무가 많지 않아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오르막을 한 두 차례 치고 오르니 또 다시 통신철탑이 있는 망룡산(442m) 정상입니다.

 통신철탑

 

 

 

 

 

 

 

넓은 정상에는 물탱크와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인해 매우 어수선한 모습이네요.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라고는 어느 등산객이 걸어둔 안내문이 고작입니다. 이웃한 곳에는 농장의 관리동인지 모를 건축물과 쉼터인 정자가 있는데 이곳은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북동쪽으로 자굴산(897m)이 우뚝하고 그 좌측으로 한우산(764m)이 두루뭉실합니다. 여기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자동차가 들어올 수 있군요.

 

 

 

 

 

정상까지 연결된 도로

 

 한우산(좌) 자굴산(우)

 

 

 

 

 

 

도로에서 우측의 과수원으로 들어섰는데 배나무 밭입니다. 배는 이미 수확을 완료해 낙과만 보일 뿐인데 그 대신 이웃에는 돌배나무에 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보통 산돌배나무는 산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며 크기가 매우 작은 데 비해 돌배나무는 과수원에서 길러서인지 크기도 제법 큰 것 같습니다. 

 

 

돌배

 

 

 

 

 

 

과수원을 뒤로하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갑니다.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자굴산이 점점 멀어져 가는데 이름 모를 저수지도 살짝 보입니다. 등산로는 어느 정도 길이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때로는 잡목이 자꾸만 통행을 방해합니다.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가니 천황산(341m)입니다. 정상에는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반듯한 이정표를 만났는데 이정표를 설치하면서 이정목에 천황산임을 알리는 안내문을 잘 걸어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등산객들은 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 언제나 반듯한 표석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지형이 험준하거나 오지일 경우 정상표석 설치는 매우 힘든 작업이거든요. 특이 이처럼 조망이 없는 곳에 고생을 하면서 멋진 표석을 세워두어도 그리 빛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산할 장소는 덕촌마을이지만 여기서 우측의 덕촌마을로 가면 아니 됩니다. 우리는 방갓산을 경유해 덕촌마을로 하산할 계획이거든요. 따라서 이제부터는 진양기맥과 작별을 고하고 설매소공원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한 두 차례 오르내린 후 마지막 큰 봉우리를 힘주어 오르리 방갓산(381m) 정상입니다. 천황산에서 방갓산까지의 거리는 1.2km에 불과하지만 45분이나 걸린 것은 길이 그리 분명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이곳에도 이정목에 방갓산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조망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방갓산에서 설매소공원 가는 길을 버리고 용암리로 하산합니다. 하산길은 내리막 일변도여서 걷기가 참 편합니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정상에서 하산하려면 한 두 차례 오르막은 꼭 있기 마련이거든요. 개활지로 나와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가니 용암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군요. 용암경노당과 수령 320년의 보호수 느티나무, 용암마을 표석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기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덕촌마을 주차장입니다. 이곳 덕촌마을은 행정구역상 진주시 대곡면 월암리로군요. 덕촌마을 표석 옆 2기의 돌장승이 마을을 지켜 주는 듯 합니다.       

 

 

하산할 방향

 

 

 

 

 

 용암경노당

 

 

 

 

 

 

 

 

 

오늘 7km 산행에 3시간이 걸렸습니다. 망룡산과 천황산은 그 이름만 들으면 어떤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진양기맥이 통과하는 산이라는 점 이외에는 전혀 내세울만한 산은 아닌 듯 합니다. 보통 천황산이라는 이름은 붙은 산은 산세가 웅장하거나 조망이 좋은데 이곳의 천황산은 전혀 그렇지 못하니 산 이름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오늘 답사한 세 개의 산은 산경표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산으로 큰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오지의 산을 답사한 것으로 만족해야 하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11월 4일 (토)
▲ 등산 코스 : 머리재(대의고개)-통신철탑-망룡산-과수원-천황산-용망마을-덕촌마을 주차장
▲ 산행 거리 : 7km
▲ 산행 시간 : 3시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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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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