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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 저수지의 여유로운 풍경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38코스는 오독떼기전수관에서 출발해 모산봉 및 중앙시장을 거쳐 솔바람다리까지 이어지는 17.2km의 도보 길로서, 주요 관광포인트를 살펴보면 강릉지역 전통 무형문화재를 전수하는 오독떼기전수관, 강릉 단오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강릉단오문화관,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강릉관광의 1번지 강릉 중앙시장, 남항진과 안목을 잇는 야경이 아름다운 솔바람다리 등입니다. 이 길은 강릉바우길 6구간"굴산사 가는 길"과 겹칩니다.

 

38코스의 원래 들머리는 학산 오독떼기전수관이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남대천이 동해바다로 흘러드는 남항진해변의 솔바람다리에서 시작합니다. 여름에는 피서객들로 붐비는 남항진 해변은 춘삼월인 봄이 되었음에도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습적으로 몰려온 탓인지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강릉지방의 낮 최고기온은 영상 4도, 더욱이 쌩쌩 몰아치는 차가운 바닷바람은 체감온도를 더욱 낮춥니다. 사람들은 겨울처럼 중무장을 한 채 길을 나섭니다. 남항진 해변의 즐길 거리는 아라나비라는 이름의 짚와이어이지만 지금은 비수기라서 그런지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듯 하군요. 인근의 솔바람다리는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으로 남항진 해변의 조망대구실을 합니다. 산꾼들은 솔바람 다리 북쪽에 자리잡은 죽도봉을 오릅니다. 죽도봉은 원래 군사시설보호구역이었지만 2009년 시민들의 산책로로 개방한 곳입니다. 실제로 죽도봉에서는 나무숲으로 인해 사방팔방의 조망은 할 수 없네요.

 

 

 남항진해변의 조형물(야간 조명용인 듯)

 

 짚와이어 시설과 솔바람다리

 

 

 

 죽도봉 오름 길

 

 

 


 
  

죽도봉을 내려와 솔바람다리를 건너 남항진 해변으로 되돌아옵니다. 해변의 공중화장실 건축물 디자인이 참 예쁩니다. 해파랑길은 순대국밥 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골목길로 들어서니 남항진을 알리는 대형 표석이 반겨주네요. 남항진교를 건너면 학산오독떼기전수관까지의 거리가 무려 18.6km라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이길은 강릉바우길 6구간과 같이 가므로 바우길 이정표를 따르면 매우 편리합니다. 

 

공중화장실

 

 

 

 남항진교 이정표

 

 

 

 

 

다리를 건너 좌측의 섬석천변을 따라 걸어갑니다. 멀리 대관령방면에는 최근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인근 강릉비행장에서는 무서운 굉음을 내며 2대의 전투기가 하늘로 솟구쳐 구름저편으로 사라집니다. 최근 남북화해모드가 조성되고 있기는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맡은 바 임무를 게을리 할 수 없겠지요. 해파랑길의 이름은 "코스"이고 바우길의 이름은 "구간"인 것도 잘 기억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성덕초등학교, 중앙시장, 학산마을 이정표를 따라가야 합니다. 

 

 해파랑길 38코스와 강릉바우길 6구간 이정표

 

 

 

 

강원도 교육연수원(별관)을 뒤로하고 호젓한 시골마을을 걸어가노라니 아담한 한옥의 학동마을 대장골집입니다. 길섶에는 매화가 피어 있군요. 매화는 남부지방에서 먼저 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넓은 밭에는 지난해 심은 파가 그대로 방치(?)된 모습니다. 이렇게 겨울을 지낸 파가 더욱 맛있다고 허니 어찌보면 밭주인이 일부러 그냥 두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강원도 교육연수원

 

학동마을 대장골집

 

 매화

 

파밭

 

 

 

 

상당히 넓은 도로를 만나 좌측으로 걸어가노라니 농협 하나로마트와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놓여 있는 로터리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길을 잘못 든 듯 해서 뒤돌아오니 큰길가에서 좌측으로 학산마을이정표가 보입니다. 앞에 가는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이정표를 놓친 것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이 구간에서 알바를 하는군요. 산불감시초소와 학우리마을 표석을 지나자 송림이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로마의 수도교 같은 형식의 고가수로를 지나 성덕공원 옆으로 돌아가니 아파트 단지 옆 도로입니다.

 

 

 

 

 

태평양 아파트 옆 주택가를 지나는데 탱자나무 울타리가 고향의 정취를 불러옵니다. 시골에서 성장할 때 탱자나무를 많이 보고 자랐거든요. 성덕초들학교를 지나 남대천 제방 위를 걷습니다. 이제 물이 오르기 시작한 수양버들이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군요. 남대천에 걸린 강릉교를 건너 좌측으로 횡단보도를 지나면 강릉전통시장입니다. 시장의 좁은 길을 지나며 화분에 담긴 꽃과 채소를 보면서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탱자나무

 

 

 남대천변의 수양버들

 

 

 

 매발톱꽃

 

 

 

 

 

 

강릉관광호텔에서 좌측으로 돌아 남대천의 남산교를 건너면 단오공원과 강릉단오제전수교육관이 있는데 갈 길이 바빠 머무르지 못합니다. 강원도 강릉교육지원청과 노암육교를 건넌 후 경포중학교를 옆을 걷습니다. 우측에 마치 장난감 같은 강릉전축박물관이 보이네요. 

 강릉관광호텔

 

 남산교에서 본 남대천

 

 단오공원 매화

 

 

 

 

 

 

이제부터는 모산봉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양지뜰 요양병원을 뒤로하고 굴다리를 통과하면 모산봉입니다. 평지만 걷다가 갑자기 산으로 오르니 비록 해발고도는 낮지만 힘이 듭니다. 모산봉(母山峰)은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강릉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역할을 한 안산이라고 합니다. 정상에는 거목인 소나무가 몇 그루 있어 솔향 갈릉을 실감케 합니다.

 모산봉 오름 길

 

 

 

 모산봉 적송

 

 

 

 

 

이제부터 해파랑길은 한 동안 야산 속으로 이어집니다. 소나무 숲길을 걷노라니 장현저수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늘 두 번째 알바를 하게 됩니다. 저수지를 만나면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가야하는데 우리는 그만 좌측으로 간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좌측으로 가면 저수지 둑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송파정

 

 

 

 


 
현지에서 산책을 하는 주민에서 길을 물어 저수지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길을 가면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아니면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지 참으로 헷갈립니다. 물론 중요한 길목에는 공식적인 이정표가 있지만 중간에 갈림길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해파랑길 또는 바우길을 알려주는 리본도 흔치 않고 또 때로는 너무 낡거나 높은 나뭇가지에 매어져 있어 눈에 잘 뜨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리본의 간격도 너무 넓은 게 흠입니다. 몇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면서도 리본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둘레길은 혼자서 지도 하나만 들고 충분히 찾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여러 사람이 움직이면서도 알바를 한다는 것은 길의 안내가 부실하다는 증거입니다. 

 비교적 잘 된 곳의 둘레길 리본

 

 

 

 

성불사 입구 갈림길에서 좌측 성불사로 가지말고 직진합니다. 대관령이 보이는 곳에서 이정표를 보니 아직도 학산까지는 약 5km를 더 가야 하네요. 논에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는군요. 아까 만났던 장현저수지의 둑(수문)이 저쪽으로 멀리 보입니다. 구정파출소 버스 정류소에 도착해 원래 코스인 구정면 사무소 방향으로 가려면 직진하야 하지만 우리는 제법 피곤하여 좌측의 구정보건지소 방면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다시 만난 장현저수지

 

 

 

 

 

 

곱게 핀 산수유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가니 학산인풍(鶴山仁風)이라는 대형표석이 나옵니다. 지나가는 길목의 조순 생가 앞에는 선생의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굴산사지 당간지주 안내문을 지나면 오늘 38코스의 종점인 학산마을의 오독떼기 전수관인데 오독떼기는 강릉일대에 전승되고 있는 전통농요입니다. 

 

 

 조순 선생의 글씨

 

 

 

 

 

  

 

 

 

 

오늘 20km거리에 5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공식적인 거리표기는 17.2km이지만 우리는 남항진 해변에서 죽도봉을 왕복했고, 또 걷는 중간에 두 차례 알바를 해 3km정도 더 걸은 것입니다. 이번 코스는 번잡한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시골길이 대부분이어서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지만 코스가 너무 길어 지루하고 또 이정표가 좀 헷갈려 길을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간간이 봄꽃을 만나기는 했지만 주변풍경이 너무 무미건조한 것도 흠입니다. 따라서 이런 둘레길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계절 또는 단풍이 들거나 흰눈이 내린 계절에 걷는 게 참 좋을 것입니다. 

 


       
《해파랑길 38코스 개요》

 

▲ 일 자 : 2018년 3월 20일 (화)
▲ 구 간 : 남항진해변 솔바람다리-죽도봉(왕복)-남항진교-성덕초교-중앙시장-강릉관광호텔-단오공원-모산봉

              -장현저수지-구정보건지소-조순생가-굴산사지 당간지주 갈림길-학산마을 오독떼기 전수관
▲ 거 리 : 20.2km
▲ 소요시간 : 5시간 5분
▲ 안 내 : 갤러리 산악회      

                                               지도의 거리표기는 18.5km이지만 해파랑길 공식 홈피에는 17.2km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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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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