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반정에 놓여진 대관령 옛길 표석

 

 복원한 반정의 주막집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뜻합니다. 강원도와 강원도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는데, 바우길은 강원도 산천을 이어주는 친근한 트레킹 코스입니다. 바우길은  총 연장이 약 400km에 달하는데, 강릉바우길(17개구간), 대관령바우길(2개구간), 울트라 바우길, 계곡바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강릉바우길 중에서 2구간(대관령 옛길)을 답사할 예정입니다. 2구간은 대관령 휴게소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휴양림을 거쳐 대관령 박물관 또는 보광리 자동차마을까지 이르는 길로 우리나라 옛길의 가장 대표적인 길이며, 다수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걸었던 정다운 길입니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고, 율곡의 친구 송강 정철도 이 길을 걸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해 관동별곡을 썼으며, 화가 김홍도가 이 길 중턱에서 대관령의 경치에 반해 화구를 펼쳐놓고 "대관령도"를 그렸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글과 그림으로 헌사(獻詞)를 바친 길입니다. 이 길은 정부로부터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명승(75호)으로 지정된 길이기도 합니다. 

 

대관령은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연중 서늘한 기후로 인해 고랭지채소 재배가 활발하며, 넓은 초지에는 소·양을 사육하는 목장이 있는 곳입니다. 대관령이라는 명칭은 고개가 높고 험준하여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으로 <대굴령>이라고 부르다가 지금의 이름인 대관령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다른 하나는 영동지방의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대관령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등산버스가 대관령휴게소 옆 양떼목장 입구에 도착했는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바로 2주전 강릉바우길 1구간(선자령 풍차길)을 답사했을 때의 기상조건과 매우 유사하군요. 대관령 국사성황당 표석 및 한국공항공사 강원항공무선지소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좌측의 도로로 진입합니다. 우산과 비옷으로 중무장한 등산객들의 모습이 약간 처량해 보입니다. 대관령 산신(山神)은 우리 일행을 별로 환영하지 않는 듯 합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아침 10시경 이곳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자령 갈림길에서 대관령 옛길 방면의 등산로로 들어선 후 돌계단을 오르니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길입니다.

 국사성황당 입구

 

 중무장한 등산객들

 

갈림길 이정표

 

 

 


 
여기서 선자령 방면으로 가면 강릉바우길 1구간이며, 대관령 옛길로 계속 가기 위해서는 반정 이정표를 따르면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 일변도여서 걷기는 매우 쉽습니다. 다만 비로 인해 카메라에 자꾸만 습기가 차는 게 문제입니다. 길목에는 김시습의 시를 적은 시비가 있지만 글씨가 낡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반정 이정표

 

 

 

 가독성이 떨어지는 김시습 시비

 

 

 

 

 

도로에 도착해 짙은 안개 속에 도로를 횡단하려니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이곳이 바로 반정인데 대관령 옛길을 알리는 대형표석이 반겨줍니다. 이곳에는 동해안 방면으로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짙은 안개뿐입니다.

 도로변 이정표

 

 대관령 옛길 표석

 

 안개 낀 조망데크

 

 

 

                                                                                       반정 안내문

 

 

 

 

이제 대관령 박물관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길섶에 단원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비록 비는 부슬부슬 내리지만 숲 속은 정말 싱그럽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임을 실감합니다. 비만 내리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풍치를 만끽했을 텐데 정말 아쉽군요. 가는 길목마다 오가는 사람들이 쌓은 돌무더기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는 듯 합니다.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친정 어머니를 두고 강릉을 떠나 대관령을 넘으며 지은 시(詩)도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피크닉 테이블이 놓여 있는 쉼터를 지납니다. 지금 걷는 이 길은 강릉바우길과 올림픽 아리바우길이 동시에 지나가는 길입니다. 계곡은 이번에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매우 풍부합니다. 어떤 곳은 폭포수를 이루어 쏟아집니다. 현재 이 구간은 "국민의 숲" 지역이네요.      

 신사임당 시

 

 쉼터

 

 

 

 

 

 

 

 

드디어 옛길 주막터에 도착합니다. 강릉시는 이곳에 전통귀틀 초가집을 복원해 놓았군요. 물레방아 옆에는 시원한 생수가 철철 넘쳐흐르고 있어 나그네가 목을 축이기는 안성맞춤입니다. 주막집에는 목마른 길손이 막걸리 한 사발로 시름을 달래는 가운데 그 옆에는 청운의 뜻을 품은 선비 하나가 학문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옆방에서 술꾼들이 주모와 육자배길 주고받으며 거나하게 취하면 선비가 공부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콸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종종 걸음을 하노라니 산불감시초소입니다. 이곳에는 민가가 많이 모여 있는데 유독 우주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축물이 다수 보입니다. 바로 우주선 화장실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왜 우주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주선 화장실

 

 

 

 

 

우주선 화장실을 뒤로하고 도로를 걸어갑니다.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하니 우측으로 대관령 박물관은 0.9km지점에 있다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어느 카페에는 장작더미가 쌓여 있군요.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대관령 옛길 주차장인데 여기서 100여 미터만 더 내려가면 대관령 박물관입니다.

 

 삼거리 이정표

 

장작더미가 있는 카페

 

 

 대관령 박물관

 

 

 

 

오늘 약 8.5km 트레킹에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가 내려 종종 걸음을 하였고 먼 곳의 조망이 없어 앞만 보고 걸은 탓입니다. 또한 트레킹 코스도 내리막 일변도였던 게 시간을 단축한 요인입니다. 비만 내리지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무척 아쉽군요. 원래 강릉바우길2구간 거리는 10.6km(대관령 옛길 1코스/대관령박물관 방면)∼14km(대관령 옛길 2코스/바우길 게스트하우스 방면)입니다. 오늘 우리는 대관령 박물관으로 하산했지만 거리는 단축되었습니다. 트레킹 초입에 풍해 조림지를 경유하지 아니하고 지름길로 걸은 게 그 이유인 듯 합니다. 아무튼 이번 구간은 길을 걸으며 역사적인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역사문화길입니다.       
   

 

《강릉바우길 2구간 개요》

 

▲일자 : 2018년 5월 8일 (화)
▲ 코스 : 대관령 휴게소-대관령 국사성황당 입구-선자령 갈림길-반정갈림길-반정-쉼터-옛주막터-우주선 화장실

            -삼거리 갈림길-대관령박물관  
▲ 거리 : 8.5km
▲ 시간 : 2시간 40분
▲ 안내 : 갤러리 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