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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원역 인근의 낙동강 철교

 

 

 

 

 

경북 봉화군 북쪽 언저리에 낙동강 물길을 따라 생긴 마을들이 있는데 낙동강을 넘나들며 조성된 영동선 철길에 놓인 작은 간이역은 마을이름을 따서 승부역, 양원역, 비동임시승강장, 분천역입니다.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조성된 길의 이름은 낙동강세평하늘길(3개 코스 12.4km)입니다. 낙동강 물길과 영동선 철길을 따라 걷는 이 길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9월의 추천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명품길입니다.

 

경북 봉화군에서도 가장 오지여서 자동차로도 접근이 쉽지 않았던 이곳은 오랫동안 영동선기차로만 연결되었는데 최근 도보여행길이 열려 트레킹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길로 변신했습니다. 특히 분천역에 산타마을이 들어선 것은 이곳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낙동강세평하늘길은 세 코스로 나누어집니다. 제1코스는 <낙동강 세평비경길>로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5.6km구간입니다. 승부역에서 양원역으로 가는 길은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기차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어 산간오지마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길로 낙동강 비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2코스는 <체르마트길>로 양원역에서 비동승강장까지 2.2km구간입니다. 체르마트는 알프스산맥 마터호른(4,478m) 산기슭에 위치한 스위스 관광명소로 분천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체르마트길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1990년대 초 체르마트를 방문했을 당시 이 마을은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스위스 최고의 청정마을이었는데, 이 코스도 오염되지 않은 최고의 공기와 자연을 자랑하는 길입니다.

 

제3코스는 <분천비동길>로 비동승강장에서 분천역까지 4.6km구간인데, 일부 낙동정맥 트레일 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을 친구삼아 쉬엄쉬엄 걷다보면 오지트레킹 코스답게 상쾌한 공기와 맑은 물소리에 취하게 됩니다.

 

낙동강 세평하늘길의 들머리는 제3코스인 분천역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대로 승부역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승부역은 대형관광버스로는 접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형버스를 이용할 경우 승부역까지 약 1.5km를 걸어야하므로 매우 불편합니다. 다만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걸은 다음에는 승부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분천역으로 되돌아와야 하므로 기차시간을 잘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분천역은 36번 국도에서 바로 연결되므로 교통이 매우 편리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타마을을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들이 방문객을 맞아줍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소재 분천역 산타마을은 경상북도와 봉화군, 코레일(경북본부), 그리고 지역주민이 합심해 산타를 주제로 운영하는 대표적 겨울축제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던 지역축제입니다.

 

 

 

 

 

 

산타마을에는 산타방으로 변한 풍차, 이글루 매장, 산타하우스와 스노우 하우스, 순록과 눈사람, 이글루 소망터널, 산타우체국, 호랑이 조형물, 북극곰, 먹거리 장터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트레킹 길은 분천역과 산타우체국을 지나 북쪽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면 됩니다. 길의 좌측은 철도가, 우측은 낙동강이 흐릅니다.

 분천역 산타우체국 옆길로 나가면 트레킹이 시작됨

 

 

 

 영동선 철길

 

 

 

 낙동강

 

 

 

 

가는 길목에 드문드문 산촌마을의 집이 보입니다. 우측으로 나지막한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 위에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낙동강변이 역광을 받아 한 폭의 수묵화로 변해 있습니다.

 우측의 다리를 건넘

 

 

 다리 위에서 뒤돌아본 한 폭의 수묵화

 

 

 

 

 

계속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좌측의 송림으로 내려서니 세평하늘길에 대한 12선경 안내문이 나타났는데 이곳은 11선경이라는 와유곡(臥遊谷)입니다. 가만히 누워 마음으로 유람하는 골짜기라는군요. 송림을 지나가니 바닥에 눈이 보이는데 이쪽의 도로는 하루 종일 햇볕이 들지 않으니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앞에 보이는 잠수교 같은 다리의 이름이 하필이면 세월교로군요.

 제11선경 와유곡

 

 

 

 응달의 눈

 

 

 세월교

 

 

 

 

 

낙동강을 끼고 걷는 이곳은 가호(佳湖)입니다. 아름다운 호수라는 뜻이지요. 그만큼 낙동강과 그 주변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뜻이겠지요. 낙동강이라는 이름은 상주의 옛 지명인 상락(上洛)의 동쪽에 흐르는 강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낙동강은 태백 황지에서 발원해 봉화와 대구 및 부산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총연장 525km의 물줄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다시 철교가 보이네요. 영동선은 영주에서 태백산맥을 횡단해 강릉까지 이어지는 194km의 철길입니다. 영동선이 개통되면서 외부와 단절된 산간오지마을 사람들은 봉화, 영주, 대구, 서울까지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철교 밑을 지나가는 데 맞은편에서 한 무리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지나가기에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앞에 보이는 교량삼거리가 낙동정맥트레일과 낙동강 세평하늘길의 갈림길입니다. 낙동정맥 트레일은 북쪽 배바위고개로 이어지지만 세평하늘길은 다리를 건너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리 위에서 뒤돌아보는 지나온 철교가 아련하군요. 앞에 보이는 두 개의 산봉우리와 그 반영(反影)은 달의 정원이라는 월원(月園)입니다. 하늘길 제10선경이네요.

                                                                                갈림길 이정표

 

 

 뒤돌아본 철교

 

 

 

 

 

 

 

 

 

앞에 보이는 철교의 교각을 지나 우측으로 오르면 비동임시승강장입니다. 비동(肥洞)은 마음이 살찌는 마을로 제9선경입니다. 비동은 분천역과 양원역 사이에 있는데 솔직히 비동임시승강장에 왜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가 정차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웃에도 민가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9선경을 감상하라는 취지로 이해하겠습니다.

 비동 임시승강장의 철교

 

 

 

 

 

 

 

 

 

 

 

여기서부터는 하늘길 제1구간이 끝나고 제2구간인 체르마트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철교를 건너가면 터널 앞인데 이 터널은 열차전용이어서 사람들은 갈 수 없는 곳입니다. 따라서 보행자들은 우측의 산비탈로 가야합니다. 세평하늘길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산의 작은 능선을 넘어야 하는 코스입니다. 제법 경사가 가파르지만 통나무로 계단을 잘 조성해 놓았군요. 능선을 넘어 조금 가노라면 간이매점이 보입니다. 여기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겠군요.

 

 

 간이매점

 

 

 

 

송림을 지나 강을 건넙니다. 낙동강 상류지역이어서 그런지 흐르는 물을 그냥 마셔도 될 듯합니다. 다시 철교 밑을 지나면 제8선경인 암징대입니다. 암징대는 명암대와 명징대를 합친 말이네요.

 낙동강 맑은 물

 

 

 

 

 

 

 

 

 

 

다시 강을 건너니 구부러진 철교가 보입니다. 이제 양원역까지 남은 거리는 700m로군요. 때마침 객차 2량을 단 열차가 지나갑니다. 아마도 백두대간 협곡열차 같아 보입니다. 철교 위를 통과하는 열차를 카메라에 담은 것은 행운이네요.

 

 

 

 

 

 

 

 

드디어 체르마트 길의 종점인 양원역입니다. 양원마을은 27가구 5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한반도 최고의 오지입니다.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철도가 개통되었지만 이곳에는 역이 없어 주민들은 15리를 걸어 승부역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었으며 좀 더 빠른 길을 택해 철길을 걷던 주민 10여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 숙원인 양원마을에 기차가 정차하게 되자 주민들은 직접 승강장, 화장실, 대합실을 만들어 한국 최초로 양원역 민자역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양원은 세평하늘길의 제7선경입니다. 역의 뒤쪽에 양원비경전망대가 있지만 크게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곳에도 간이매점이 있어 요기를 할 수 있지요.

 

 

 

 

 

 

 

 

 

 

 

 

양원역 축대 옆의 데크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갑니다. 강변 자갈길은 운치가 있군요. 위에서 흐르는 물에는 얼음기둥이 형성되었습니다. 응달에는 빙판이 져 있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시멘트 길을 지나자 길은 숲속으로 이어집니다. 동일한 모습의 길을 계속 걸으면 매우 단조롭지만 이처럼 다양한 길을 걸으면 기분전환이 됩니다.

 양원역 축대의 데크길

 

 

 강변 자갈길

 

 

 얼음기둥

 

 

 

 

 

 

 

 

이제 제6선경인 선문(仙門)입니다. 선계로 가는 문이라는 선문은 양쪽으로 암벽이 미닫이 문처럼 열려 있는 곳입니다. 현지의 풍광보다 이름을 더 잘 지은 듯합니다. 낙동강변에 솟은 기암괴석을 보면 이곳을 선경이라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좌측으로 나타나는 철교 위쪽으로 올라가면 제5선경인 연인봉과 선약소입니다. 연인봉은 설홍낭자와 남달도령이 사랑을 속삭이던 봉우리이고, 선약소는 두 사람이 1년에 한번 목욕을 한 약수 같은 물입니다.

 철교 위쪽으로 가는 길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이제부터 길은 거의 데크로 연결됩니다. 잠시 강가로 내려왔다가 다시 암벽에 조성된 테크길을 갑니다. 거북형상을 한 바위인 구암(龜巖)은 제4선경입니다. 시멘트 길에는 가로등이 있군요.

 

 

 

 

 

 

 

 

바위 지대를 자나가니 제3선경인 관란담입니다. 관란담은 “흐르는 물결의 마음을 보는 못”이라는 해설이 붙어 있는데 보통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할 형이상학적인 표현입니다.

 

 

 

 

 

 

 

 

낙동정맥 트레일길을 다시 만나 낮은 다리를 건너가니 제2선경인 은병대(隱屛臺)입니다. 은병대는 몸을 숨기고 병풍으로 선 바위네요. 그냥 병풍바위라고 하면 될 것은 이런 이름을 붙여 놓으니 매우 유식해 보이기는 합니다.

 

 

 

 

 

 

 

철교 밑을 지나가니 드디어 승부역이 보입니다. 승부역으로 가기 전 먼저 좌측으로 강을 건너면 쉼터인 정자 옆에 이글루와 여러 마리의 호랑이상이 있습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승부역은 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아 보입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승부역

 

 

 이글루

 

 

 호랑이상

 

 

 

 

 

다시 낙동강을 건너가면 목적지인 승부역입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오,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는 말이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걸은 이 길의 이름을 <낙동강 세평 하늘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말에서 따온 듯합니다. 승부역에는 백설공주와 마귀할멈 그리고 난장들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매우 인기로군요. 이곳에는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도 30분 동안 정차하더군요.

 

 

 

 

 

 

 충북영동 국악와인열차

 

 

 

 

 

오늘 하늘길 트래킹에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우리일행은 이곳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분천역으로 되돌아가면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조금 전 걸었던 길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세평하늘길을 걸으며 12선경을 만났지만 제1선경 용관(龍冠)바위 및 제12선경 융화동천(融和洞天)은 실물을 보지 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낙동강 세평하늘길은 중앙무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정표도 잘 되어 있고 또 트레킹 길도 위험한 구간이 거의 없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왜 이 길을 9월의 추천길로 선정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트레킹 개요》

 

▲ 일자 : 2018년 12월 23일 (일)

▲ 코스 : 분천 산타마을 정류장-분천역-비동임시승강장-터널 옆 능선-간이매점-양원역-승부역

▲ 거리 : 12.5km

▲ 소요시간 : 3시간 20분

▲ 안내 : 온라인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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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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