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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없는 청룡기고교야구대회, 전국대회 맞아?


서울목동야구장에서 개최된 제6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신일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나는 지난 22일 오후 정말 오랜만에 청룡기야구를 보러 갔습니다. 지금은 헐린 동대문야구장에서 고교야구가 개최 될 때 가본 이후 실로 몇 년만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화살표로 표시된 곳으로 따라 가는데 "우천으로 인하여 오늘 경기는 연기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모처럼 야구를 보러 왔고, 또 현재 날씨가 흐리기는 하지만 경기를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매표소에 문의하니 오늘 경기는 정상적으로 개최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안내문은 잘 못된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루 전 붙인 안내문을 그대로 방치한 것입니다. 주최측의 무성의가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증거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이날 15시 30분부터 마산 용마고와 군산상고의 2회전(16강 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나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운동장의 선수들은 경기에 대비하여 몸을 풀고 있는데, 관중석이 텅 빈 것입니다. 물론 2회전이라 예선전의 성격이 짙고, 또 평일이어서 사람들이 관전을 하기가 어려운 점은 인정하더라고 관중이 너무 적습니다.

목동야구장

경기중반의 텅 빈 관중석

경기시작을 위해 인사를 마치고~~


본부석과 1루(마산 마산용마고) 및 3루(군산상고) 쪽의 그물망 뒤로 듬성듬성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헤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약 2-3백 명도 안되어 보입니다. 그나마 출전고교의 동문 같습니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전국규모의 고교야구대회가 열릴 경우 그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열광적이던 고교야구의 붐이 싸늘하게 식은 것은 바로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입니다.

3루측 관중석

1루측 용마고 응원석에 등장한 북

3루측 군산상고 응원석(현수막 아래)


프로야구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야구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로 인해 지난해에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그리고 금년에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영예의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렇지만 프로야구로 인하여 아마야구의 열기가 식은 것은 너무나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실업야구는 명맥마저 끊기고 말았습니다. 


아마야구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아마야구를 무시하는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도 한몫 했습니다. 프로야구시즌 중에 고교야구나 대학야구가 개최되면 그 경기결과를 잘 보도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우승팀을 알리는 게 고작입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각 팀별로 선수별로 그 결과를 상세하게 보도합니다.


고교야구는 대부분 각 언론기관이 주최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청룡기(조선일보)를 비롯하여  대통령기(중앙일보), 황금사자기(동아일보), 봉황대기(한국일보), 대붕기(대구 매일신문), 화랑대기(부산일보), 무등기(광주일보) 등도 모두 언론기관주최입니다. 그렇지만 신문의 경우 자사주최의 대회는 대서특필하는 반면, 타사 주최대회는 거의 보도하지 않습니다. 방송의 경우 신문사주최 대회는 결승소식만 단신으로 보도합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고교야구를 잘 알지 못합니다. 

 
투수의 공을 바라보는 타자


리틀야구(유소년야구/9세∼12세 출전)는 아마야구의 출발입니다. 미국의 리틀야구 발상지인 윌리암스버그(펜실베이니아 주 소재)에서는 매년 리틀야구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합니다. 우리나라는 1984년 극동(Far East)대표로 참석하여 당당히 우승했습니다. 그 당시 글쓴이는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할 때여서 이처럼 역사적인 대회의 결승경기를 직접 관전했습니다. 


이 대회는 지역별로 예선을 치른 후 본선경기를 합니다. 따라서 대회 우승팀의 명칭은 극동(Far East)이지만 이 팀이 한국팀이라는 것은 잘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우승 소식은 현지신문에 크게 보도되었는데, 그 당시 학교도서관에서 읽은 미국판으로 배달된 한국신문의 스포츠 난에는 국내의 프로야구소식만 대서특필 되고있을 뿐, 리틀야구우승소식은 1단 기사로 밀려 있었습니다. 이런 언론의 홀대가 우리국민들의 아마야구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났을 것입니다.


야구관계당국은 프로야구의 관중동원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아마야구에도 좀더 관심을 기우려야 합니다. 특히 이번 청룡기대회의 경우 입장료는 7천 원(성인)으로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료를 3천 원∼5천 원 수준으로 낮추든지, 아니면 아예 무료로 하고 필요한 대회경비는 다른 차원에서 조달하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합니다. 관중이 없는 곳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얼마나 맥이 빠질지 상상이 갑니다.


이번에 경기장을 찾아보니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히 관찰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외국의 야구구단에서 숨은 유망주를 발굴하려는 시도인가 봅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외국인 관계관



야구는 언론 특히 TV중계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운동장에 와서 직접 보면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관중들의 응원 등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중계방송보다도 훨씬 재미있습니다. 테니스나 골프의 경우 관중은 숨소리도 크게 낼 수도 없지만, 야구장에서는 북이나 꽹과리를 쳐도 좋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목이 터져라 외쳐도 됩니다.


우리 국민들이 프로야구에 들이는 정성을 그 일부분만이라도 아마야구에 쏟을 경우 아마야구와 프로야구는 상호 보완하면서 발전할 것입니다. 금년에도 부산에서 불붙기 시작한 프로야구관중동원은 신기록을 갱신한다는 기대에 부푼 반면, 아마야구를 활성화하자는 논의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야구의 뿌리인 아마야구의 발전 없이는 프로야구에서 우수선수를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고, 이는 향후 프로야구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산 용마고와 군산상고의 경기결과 군산상고가 2:1로 승리했습니다. 군산상고가 2회말 연속안타로 2득점을 한 후 0의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특히 용마고 타자들은 투수의 공을 제대로 방망이에 맞추지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삼진을 많이 당했습니다.


9회초 공격에서 1점을 만회한 용마고와 이를 알리는 전광판


그런데 야구는 정말 9회 말 2아웃부터라는 말을 실감케 했습니다. 영패를 당하기 일보직전 용마고 투수 겸 4번 타자인 김호진 선수가 4구로 나가 2루까지 진루한 주자를 두고 2루타를 뽑아내 1득점 한 것입니다. 그는 용마고 2개의 안타를 모두 쳤습니다. 비록 용마고는 게임에서는 졌지만 걸출한 투수 겸 4번 타자의 존재를 중앙무대에서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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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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