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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전된 사무실(자료 : 구글 이미지)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큰 가로수마저 뿌리 채 뽑히니 말입니다. 9월 2일 아침 TV뉴스를 잠깐 보니 태풍으로 인해 수도권전철 1호선은 구로와 청량리 구간만 운행이 가능하고 다른 곳은 불통이라고 합니다. 지하철이 끊겼으니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요. 그래서 승용차를 이용하려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어요. 평소보다 주차된 차량의 숫자가 반으로 줄어들어 많은 사람들이 승용차를 이용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로로 나오니 이미 차들로 만원입니다. 같은 장소에 23년을 살았지만 지금까지 이토록 차량이 많이 몰린 적은 없었거든요. 겨우 옆으로 빠져 나와 차를 돌려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벌써 20여분의 시간이 지났네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하철역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예상보다 복잡하지는 않았어요. 신도림을 거쳐 사당역에서 내려 안양행 버스로 갈아탔지요. 

남태령고개를 지나 관문사거리를 통과하는데 가로수가 뿌리 채 뽑힌 것도 보였고, 나뭇가지가 부러져 인도와 차도에 떨어져 통행이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수북히 쌓이고, 은행나무에 열린 은행도 모두 낙하한 모습입니다. 이번 태풍은 비보다는 바람의 위력이 매우 강했다고 합니다. 지난밤 집의 창문을 모두 닫았지만 무서울 정도로 불어오는 강풍이 매우 걱정스러웠지요.

                                                     뿌리 채 뽑힌 나무(지료출처 : 머니투데이) 

아침 9시 30분이 되어서야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사무실이 컴컴하네요. 정전이라고 합니다. 건물 내 비상발전시설이 있겠지만 비상등과 엘리베이터만 겨우 가동중이랍니다. 그런데 보통의 경우 정전신고만 하면 한전에서는 금방 출동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번은 전화마저도 잘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서울은 무려 130여건, 경기지역이 320여건의 정전사고가 발생했으니 한전 측도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기가 나간 사무실에 있어보니 신문보고 책을 읽은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를 켜지 못하니까요. 우리 일상에서 컴퓨터가 이토록 업무의 중심에 자리 잡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오기 전 다음 VIEW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지도 전혀 알 수 없고, 또 다음 VIEW의 경향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답방도 못합니다. 태풍의 진로와 피해도, 그리고 일기상황도 궁금하지만 한 마디로 속수무책입니다. 정말 세상과 단절된 느낌입니다.

전기가 끊기니 인근점포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정전이 되지 않은 곳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낮 1시 30분 경 사무실로 돌아오니 전기가 복구되었네요.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며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전기가 끊긴 사무실에서 안절부절 했던 한나절, 이러다가 컴퓨터폐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기를 발명한 에디슨에 대한 고마움을 절실하게 체험한 정전사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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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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