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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여 컴퓨터 책상을 보니 메모를 적은 종이쪽지가 놓여 있습니다. 아내가 외출하면서 저녁 잘 챙겨 먹으라고 적은 메모입니다. 얼마나 시간이 촉박했는지 휘갈겨 쓴 글씨가 날아갈 듯 합니다.

『탱! 혼자 드시구랴
미역국, 밥(전자렌지)
냉장고 일렬로 종지내고
      아내 백』

(아이는 집에 없으니 혼자 먹고,
미역국 끓여 놓았으며, 밥은 전자렌지에 데우고
냉장고 안에 일렬로 담아둔 반찬종지 꺼내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은 부부간 호칭을 어찌하는지요? 요즘 신혼부부는 "자기, 애기, 허니, 오빠" 등으로 부르다가 아이를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편은 부인에게 아이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부인은 남편에게 아이 이름을 붙여 "아무개 아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부부는 신혼 초부터 자연스럽게 "여보, 당신" 등으로 불러 호칭가지고 서로 다투는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나이 50이 지나자 나를 "영감"으로 부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영감탱이, 감탱이, 감탱, 탱감" 등으로 자신의 기분에 따라 달리 부릅니다. 물론 나도 이에 질세라 "할멈, 할망구, 망구" 등으로 부르니 피장파장입니다.

그런데 이번 메모장에 등장한 호칭을 보니 그냥 "탱" 한 글자뿐입니다. 정말로 포복절도하고 요절복통할 말입니다. 세상에! 지금까지 이런 호칭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이 메모를 보고 마음 속으로 "이 놈의 할망구가!"하다가 홀로 킥킥거리고 웃었습니다. 다분히 장난 끼가 가득한 아내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위 메모의 마지막에 보이는 그림은 여성의 가슴을 나타낸 것으로 아내가 자기의 사인(sign)으로 사용하는 특수그림입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삽니다. 이토록 재치 있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남편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세요!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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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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