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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삼켜라" 종영, 이외의 반전으로 끝나다


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라 지난 목요일 25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마지막회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토록 빨리 끝날 줄 몰랐다. 이만큼 나는 드라마 보는 눈이 부족한가 보다.

이 드라마는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현지로케, 제주에 세운 40억 원이 넘는 사치스러운 촬영세트 장, 전광열·유오성·지성과 같은 호화배역과 엘리트 탤런트 김태희의 남동생인 이완 그리고 여전히 공주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성유리의 등장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드라마였다. 드라마 도입 초반부에 특별출연한 고두심, 안내상, 진구, 임정은, 박광현의 연기에 격찬이 이어졌고, 특히 지성의 생모인 임정은의 미모와 몸매에 시청자들은 넋을 잃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지성이 아버지인 전광열을 복수하려는 이해할 수 없는 설정, 이완과 성유리의 미숙한 연기 등에 대하여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회에서 지성이 전광열을 아버지로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끝내 핏줄은 물보다 진함을 보여주었고, 악을 저지른 사람들은 피살되거나 자살하는 등 그 대가를 받았으며,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은 웃으며 살 수 있는 삶의 기틀을 마련했다. 권선징악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준 이 드라마를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깡패인 장민호는 5.16혁명정부에 의해 제주로 압송되어 국토건설사업에 투입된다. 지옥 같은 현장을 탈출해 조난 당하였으나 미연을 만나 목숨을 구하자 미연을 품는다. 수색대에 발각되어 끌려간 뒤 장민호는 소식이 끊겼고, 미연이 김정우를 낳았지만 정우는 고아원에 버려진다. 이렇게 해서 야속한 세월은 덧없이 흘러갔다.



▲ 악의 편에 선 사람들의 비참한 말로 

(1) 악의 화신인 장민호(전광열 분)의 자살

장민호 회장은 악의 화신이다. 월남의 암시장을 누비며 악착같이 돈을 번 후 제주도로 돌아와 꿈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깡패조직을 동원해 지주를 협박하여 농토를 빼앗고, 사업에 방해가 되는 자는 가차없이 없애 버린다.

김정우가 스스로 찾아오자 그를 수하에 두고 살인 등 해결사 일을 맡긴다. 정우는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장 회장의 말을 잘 따른다. 특히 장 회장의 아들인 장태혁(이완 분)이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하였는데, 김정우가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자 출소할 수 있도록 뒤를 봐준다. 그러고는 용도가 폐기되었다며 내치려 한다. 그렇지만 정우는 복수의 칼을 갈기 위해 장 회장 밑에서 열심히 일해 신임을 받는다.


한편 장태혁과 백 실장은 장 회장을 배신하고 대표이사 직에서 그를 몰아내려 한다. 나중에 장 회장은 정우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는 회한에 잠긴다. 잊지 못할 아내 미연의 초상화 앞에서 정우를 만나 처음으로 "아버지" 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 장민호는 곧 검찰에 구속될 차례다. 지난 세월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유일한 아들이라고 생각했던 장태혁은 돈에 눈이 멀러 아비를 배신했고, 사랑하는 미연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정우를 소모품처럼 활용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감옥에 가느니 미연이 곁에 가는 게 옳다. 그는 엽총을 꺼내 차에 싣고는 미연의 묘소로 갔다. 미연 앞에 무릎을 꿇은 그는 회한에 눈물짓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땅! 한발의 총성이 제주 바닷가에 메아리쳤다. 

   

(2) 장민호를 배신한 백 실장(정호빈 분)의 피살

백 실장은 장민호 회장의 비서실장이다. 장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비정하고 냉정해 일 처리를 깔끔하게 잘 한다. 그러나 백 실장은 언젠가는 장 회장이 자신을 버릴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비자금을 두둑하게 챙겼다. 이에 대해 일말의 양심의 거리낌이 없다. 이 비자금은 자신이 노력한데 대한 퇴직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 회장과 경쟁적인 협력관계에 있는 사채업자로 수 백억 원의 돈을 떡 주무르듯 하는 문성철(문창길 분)에게 접근해 장 회장을 무너뜨릴 자금 지원을 요청한다. 카지노사업을 번창시켜 재기를 노리는 유강수 회장(김용건 분)을 돕는다는 명분이다.



유강수는 장민호를 배신한 백 실장이 꺼림직 하지만 카지노사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손을 잡는 수밖에 없다. 한편 백 실장은 장민호의 아들 강태혁과 손잡고 장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몰아내려고 획책한다. 그러니 이 모든 계획은 김정우에 의하여 수포로 돌아간다.

장 회장은 자신을 배신한 백 실장을 불러 죽이려 하다가 눈에 보이지 않게 꺼지라고 소리친다. 이 때 도망갔으면 좋으련만 백 실장도 김정우를 너무 과소 평가했다. 모든 게 엉망이 되자 장태혁은 백 실장을 불러 아버지가 즐겨 사용했던 엽총을 겨눈다. 장 회장의 저택에 울려 퍼진 한발의 총성! 백 실장은 피를 토하고 쓰러져 있다. 
  


(3) 아버지에 반기를 든 장태혁(이완 분)의 살인

장민호의 아들인 장태혁 이사. 장민호가 가족을 남겨두고 월남으로 가서 악착같이 돈을 벌 때 태혁이와 어머니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찌든 가난으로 고생했다. 나중에 장 회장은 이를 안쓰럽게 여겨 태혁이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다 해주었다.

그러나 태혁은 아버지 사업에 관심이 전혀 없다. 우여곡절 끝에 김정우를 보디가드로 만났다. 김정우는 볼수록 묘한 녀석이다. 자기의 애인인 이수현(성유리 분)을 찾아 달라고 하였는데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수현이도 정우가 나타난 후 자신을 대하는 게 달라졌다.




아버지가 김정우를 계속 감싸고도는 것도 불만이다. 내가 우연히 친구를 때려 숨지게 했을 때 나 대신 정우가 살인죄로 감옥에 간 것도 나에게는 큰 빚이다. 그가 출소한 후 아버지는 정우를 버리려고 했지만 거머리 같은 녀석이 계속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는 정우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을 지도 모른다. 아버지 사업은 절대로 정우에게 물려 줄 수 없다. 반면, 태혁은 장 회장에게 회사 일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는 회사의 기밀서류까지도 정우에게 건네준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 아버지를 배신한 백 실장과 손잡고 아버지를 대표이사 직에서 몰아내야 한다. 임시이사회 소집 중에 장 회장과 김정우가 나타난다. 그리고 장 회장은 아들이 추진 중인 새로운 사업계획은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태혁은 눈이 뒤집혔다. 백 실장이 상황판단을 잘 못해 일을 망쳤다며 그를 엽총으로 쏘고 만다. 살인을 저지른 그가 가야할 길은 이제 감옥뿐이다.   
 

▲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의 값진 승리

(4) 모든 것을 다 이룬 김정우(지성 분)의 성취

김정우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사채업자 문성철의 부탁을 받은 장민호 회장의 지시에 따라 같은 고아원 출신의 한석태(김정태 분)가 잭슨 리를 린치해 바다에 던져 버리자 김정우는 고아원동료가 살인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겠다면 잭슨 리의 목숨을 구해준다.

김정우는 잭슨 리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카지노에서 유명인사 경호를 하며 한수현을 다시 만나 꿈 같은 시간을 보낸다. 김정우는 잭슨 리와 함께 아프리카 부국의 아들을 반군으로부터 구출하라는 용병제의를 받고 아프리카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김정우는 다시 귀국하여 출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버지처럼 여겼던 현기상 반장으로부터 어머니 소식은 들은 후, 현 반장에게 부탁해 추적한 결과 현재 장민호 회장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장 회장은 용서할 수 없는 악의 화신이다. 

정우는 장 회장이 애인인 이수현의 부모재산을 빼앗은 것을 알았고, 아버지 같은 현기상 형사반장이 이수현 부모의 사건을 조사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도 장 회장 짓인 줄 알았다. 


정우는 장 회장과 태혁에게 복수하는 일은 장 회장을 구속시키고 사업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잭슨 리의 주선으로 아프리카 부호가 거액의 투자를 결정하여 태혁의 신규사업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김정우는 현 반장의 일기에서 어머니가 장 회장을 사랑했음을 확인한다. 어머니가 사랑했던 유일한 남성이기에 어머니 초상화 앞에서 장 회장을 만난다. 그리고 "어서 도망가십시오. 이번에 검찰에 출두하면 구속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 회장은 "더 이상 나에게 신경 쓰지 마라. 넌 네 일만 계속 하면 돼. 내가 니 애비란 인연이 미안하다. 나와의 악연은 그만 잊어버려라"라고 말한다. 이에 김정우는 장 회장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여기서 김정우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을 접고 비로소 핏줄로 인정했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장 회장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5) 사랑과 부를 차지한 잭슨 리(유호성 분)의 배팅 

잭슨 리는 먼저 그 이름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라스베가스에서 잔뼈가 굵어진 카지노의 대부이다. 유강수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에 오지만 문성철 회장의 사주를 받은 장민호 회장에 의해 죽기 일보직전 김정우에 의해 구출된다. 그 후 생명의 은인인 김정우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잭슨 리는 김정우와 그의 일행을 라스베가스 특별 경호팀으로 끌려들이고, 아프리카 부호의 아들을 반군으로부터 구출하는 작전에 목숨을 걸고 참여한다.


사채업자 문성철 회장은 딸인 에이미(연우현진 분)가 잭슨 리 때문에 스트리퍼로 전락하자 그를 죽일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문 회장은 백실장의 사업계획이 실패했음을 알고는 졸도하고 만다.

잭슨 리는 마지막 순간 아프리카 부호의 자금지원결정으로 김정우의 새로운 사업계획을 성사시킨다. 당연히 에이미와의 재결합에 성공한다. 김정우처럼 부와 사랑을 동시에 얻는다.



지금까지 주요 등장인물 5명에 대하여 조명해 보았다. 악의 화신인 장 회장은 자살했고, 장 회장을 배반한 백 실장은 피살되었으며, 아버지와 김정우로부터 사업을 지키려던 장태혁은 살인죄로 감옥에 갔다. 이는 정말 절묘한 조화이다. 반면 김정우 편에 섰던 인물들은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은 현 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행복하게 되었다.

SBS 측은 기획의도에서 "우리 현대사에 상처로 남아 있는 사실에서 극적인 모티브를 취해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사실감 있게 그렸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그러나 한번도 시청률 20%를 넘지 못한 것은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주인공의 스토리는 드라마 시청기억을 되살린 것이므로 오류가 있을 경우 지적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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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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