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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0년 여름, 글쓴이가 경북 울진에서
동해안경비사령부에 배속되어 졸병으로 빡빡 기어다닐 때였다.
그 당시 취사병 노릇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일화가 있다.
그때 쌀·보리 등 주식은 부족함이 없는 데,
된장·간장·소금 등 부식은 항상 모자랐다.


그래서 고참들과 함께 인근마을로 가서
반찬거리를 얻어먹기도 하였는데,
현지 주민들도 처음에는 군인들에게 무척 호의적이어서 이것저것 잘 주었다.


동해안경비사령부는 1968년 말 울진·삼척지구 대규모
무장공비침투사건을 계기로 창설되었으며,
주민들은 군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꾸만 회수가 거듭되자 난색을 표하기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문전박대를 당하기까지 하였다.


그 날도 점심은 해야겠고 간을 맞출 수 있는 게 없어서
생각해 낸 것이 바닷물이었다.
바닷물이라면 지천에 널려 있었고
소금도 결국은 바닷물을 원료로 생산하므로
바닷물을 넣어서 국을 끓이면 간이 맞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왜 그리도 짜고 이상한 맛이 나던지 정말 사람이 먹을 수가 없었다.
고참들도 조금 입에 대어보고는 전부 수저를 놓았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몸둘 바를 몰랐지만
그 일로 인해 기합이나 문책을 받지 않았으니
그 당시 부식 공급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요즘 군대에서 부식이 모자라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39년 전에는 이토록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생하며 나라를 지켰다. 한마디로 격세지감이다.


그런데도 요즈음 젊은이들은 군대생활이 힘들다고 한다.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에게 자문을 구했다.
 

"얘들이 바닷물로 지은 국을 먹어 봤겠니
아니면 하룻밤 세 번 보초를 나가 봤겠니?
넵둬라, 사회에 나가서 쓴맛을 보면 정신을 차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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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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