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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간담을 서늘케 하는 명 대사 2선 
   


드라마 선덕여왕은 신라최고의 화랑인 풍월주를 뽑는 비재에서 김유신이 천신만고 끝에 우승하고 중국에서 수학한 김춘추가 귀국하는 등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어 흥미를 더한다. 그 동안 이 드라마를 시청하며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을 정리해 본다.



(1) 무엄하구나! 어디 감히 성골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덕만공주가 미실에게)
 

진평왕의 쌍둥이 딸 중 언니인 천명공주가 미실의 무리인 대남보에 의해 살해당한 후 언니에 대한 복수심까지 품은 덕만은 월천대사를 회유해 일식을 계산하여 미실을 현혹케 해서 미실이 누렸던 천신황녀에 대한 지위를 단박에 무너뜨리고 만다.

덕만은 자연스럽게 공주로 추인을 받게 된다. 이 때 찾아온 미실을 앞두고 덕만은 손을 파르르 떨고 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은 미실은 미소를 짓고는 뭐가 두려우냐며 위로하면서 덕만의 손을 덥석 잡는다. 이 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덕만은 다음과 같이 내뱉었다.   

                                                       덕만공주 역의 이요원

"무엄하구나! 어디 감히 성골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미실 역의 고현정  


이 한 마디는 그 동안 왕실을 농락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운 미실에게 촌철살인의 일갈이었다. 이에 미실은 그 특유의 입술을 앙 다문 표정으로 분함을 스스로 억누르며 자리를 피했고 덕만의 얼굴에는 승리자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미실이 그 후 성골이 되지 못했음을 한탄하는 장면은 아마도 이 때의 분함이 작용했을 것이다.   




(2) 나는 너를 나의 왕으로 택한 것이다
     (김유신이 덕만공주에게)
 
김유신은 지장과 덕장의 인품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자신의 수하에 있던 일개 낭도인 덕만이 천명공주의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덕만이 여자임은 이미 알았지만 공주임은 몰랐던 것이다. 유신은 천하의 미실과 대적하려는 덕만의 의지를 읽는다. 그리고는 그녀에 대한 연모의 정을 접고는 철저하게 그녀의 부하가 되기를 결심한다.

"나는 너를 택했는데 너는 왕을 택했다. 따라서 나는 너를 나의 왕으로 택한 것이다."   

                                        김유신 역의 엄태웅  



김유신은 신라계를 중흥하려는 월야와 설지를 왕실하사토지를 넘겨주는 대가로 설득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덕만공주에게 충성토록 한다. 그는 아버지 김서현 공과 어머니 만명부인이 앞에서 덕만공주와 결혼하여 그의 부마가 되어 왕위에 오를 것을 종용받는다. 그러나 김유신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 거절 이유가 정말 사려 깊고 명쾌하다.

김유신은 가야계의 자손이다. 만일 그가 왕이 된다면 신라의 귀족과 대신들은 모두 그에게 반기를 들 것이므로 그는 왕으로서 제대로 국정을 이끌 수가 없게 된다. 또 자신을 몰아내기 위하여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할 것이다. 그가 무사히 왕위를 마치고 물러난다 하더라도 그 후 신라계는 모진 핍박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신라의 왕권을 확립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며 가야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는 영원한 제2인자로 남는 길을 택했다. 그래서 덕만공주에게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한 것이다.

 

그런데 김유신이 15세 풍월주 비재에 합격하고도 마지막 심사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신이 가야계와 관련되었다는 증거가 발각되었기 때문이다. 유신은 미실의 집요한 추궁을 받자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하종의 딸과 혼인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종은 미실과 세종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니 그의 딸이면 미실의 손녀이다. 그렇다면 유신은 미실의 손녀사위가 되는 셈이다. 미실은 이런 대목에서도 자신이 젊었다면 유신을 직접 품었을 것이라며 요부와 색녀의 기질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가야계를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미실의 계락에 유신이 말려들어(?) 정략결혼까지 허락하고 말았으니 이 장면에서 억장이 무너진 이는 아마도 덕만공주였으리라! 유신은 가야계도 살리고 자신과 덕만공주의 꿈인 삼한일통이라는 대의를 위하여 공주에 대한 연정을 확실히 접었다. 유신의 냉혹함에 드라마 시청자들은 몸서리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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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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