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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가 25회를 끝으로 종영되었다. 방영 내내 드라마 주인공들이 펼치는 사랑이야기가 많았다. 한수연(성유리 분)을 놓고 벌어지는 김정우(지성 분)와 장태혁(이완 분)의 사랑싸움, 잭슨 리(유오성 분)와 에이미(연우현진 분)의 사랑, 이강래(마동석 분)와 카지노 도우미와의 사랑 등 이야기 거리가 풍성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진실한 사랑은 조치국(조상구 분)의 최인숙(최란 분)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인숙은 현기상 반장(이재용 분)의 아내이다. 현 반장이 한수연의 부탁을 받고 장민호 회장이 한수현 부모의 재산을 빼앗은 사건을 수사하다가 장 회장에 의해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살해당한다. 현 반장이 김정우를 비롯한 고아원 친구들을 잘 돌봐주었으므로 그의 아내인 인숙도 이들을 아들처럼 생각한다.

조치국은 횟집 옆 부둣가에서 낚시를 즐기며 배 한 척을 가지고 사는 선주(船主)이다. 근래에 김정우의 도움으로 유람선 선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어느 날 조치국은 고아출신 장세돌(여호민 분)에게 꽃다발을 주면서 인숙에게 전해 주라고 한다. 장세돌은 횟집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조치국 역의 조상구


"안녕하세요? 형님이 이걸 전해 주라고 해서요!"

"아니, 그 양반은 왜 자꾸 안 어울리는 짓을 하노? 나는 이 꽃 안 좋아한다고 꼭 전하거라. 차라리 줄려면 돼지고기라도 한 근 사 가지고 오던가!"

"아이구, 그래도 좀 받으세요!"

"아이고. 꽃 시들면 쓰레기 되는 것, 나는 안 받을 란다. 도로 갖고 가라!"

"몰라요!"
하면서 세돌은 꽃을 인숙에게 던지고 나간다.

"아이구, 도로 갖고 가라 카이!"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꽃다발을 들어 코로 향긋한 냄새를 맞는다.

"하이그, 냄새 좋네!"

한편 세돌은 해변가에서 기다리던 조치국에게 뛰어 갔다.

"형님, 다음에는 꽃 같은 거 사오지 말고 돼지고기나 한 근 끊어 달라는 데요!"
   
"뭐라꼬! 가시나가 멋대가리가 없노! 알았다. 니는 가봐라!"

"그럼, 잘 해 보십시오, 형님, 홧팅!"

"화이팅!"

두 사람은 하이 파이브를 외치고는 헤어졌다. 조치국은 지금은 이렇게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한 때는 제주에서 이름을 날린 건달이었다. 벌서 표정과 말투에서 그런 냄새가 풀풀 풍긴다.   

                                                                                    최인숙 역의 최란


조치국이 머리를 매만진 후 횟집으로 들어서자 인숙은 꽃의 향기를 맡으며 화병에 꽂는 중이다. 조치국을 본 인숙은 겸연쩍어 하면서 말한다.

"어? 시간이 남아도나. 오빠는 왜 일은 안하고 들락날락 거리노!"

"오늘은 쉬는 날이다."

"쉬는 날이면 그냥 쉬지, 여긴 왜 왔는데예!"

"이, 나는 니 보고 싶어서 온 거지."

"참 별 소리하고 자빠졌네!"

조치국은 정색을 하고 말한다.

"인숙아, 우리가 알고 지낸 게 생각해 보면 벌써 30년이 넘었다. 내가 니 처음 본 게 김천 역전에서 교복입고 있을 때 처음이었거든. 니 그때 기억나나? 진짜 그 때 나는 니 만큼 예쁜 여자는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했거든."

"쳇,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있네."

"아니다. 나도 한 참 잘 나갈 때 나한테 들이대는 가시나들 억수로 많았는데, 전부 거절한 게 사실은 니 때문이었다. 나는 니를 30년을 이 내 가슴에 품고 살아왔거든."



여기서 인숙은 무척 놀란 눈치다.

"인숙아, 니 현 반장이 죽은 정우 엄마한테만 마음 쓸 때 가슴 많이 아팠제? 나도 니 바라만 보고 산 세월이 너 때문에 가슴 많이 아팠거든. 니나 내나 다 외로운 처지인데, 우리 서로 의지하고 살면 안 되겄나?"

인숙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치국은 인숙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그리고는 감격의 포옹을 한다. 인숙은 머리를 조치국의 가슴에 기댄다.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이 조치국이가 행복하게 해줄게!"




인숙의 전 남편이었던 현 반장은 김정우의 생모인 미연을 짝사랑했었다. 그러나 미연은 국토건설단원인 강패 장민호의 아기를 출산한다. 현 반장은 해산을 고통을 들으며 피눈물을 쏟았다. 그 후 정우가 고아원에 버려지자 친자식처럼 돌 봤다. 그런 현 반장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인숙은 조치국의 말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 두 사람의 순애보를 가장 감동적인 사랑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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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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