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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모를 보고 눈물 흘리는 강신욱



"다함께 차차차" 강신욱의 편지-어머니에게
 


불효자 한태수(강신욱) 인사 올립니다.

어머니, 형님내외와 함께 태국으로 여행을 가서 해상사고를 당한지 어언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고 후 정신을 잃은 저는 상해의 한 병원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가 기적적으로 소생했습니다. 저는 절 극진하게 간호해준 나은혜를 만나 결혼도 하고 딸 나정이를 낳았습니다. 은혜가 재혼하면서 데리고 온 나윤을 친딸처럼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 왔습니다. 더욱이 제가 운영하고 있는 제과사업(유니콘제과)이 성공하여 업계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은혜가 데리고 온 딸 강나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재혼하기 이전의 기억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강신욱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저의 뿌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친구인 김 박사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강신욱의 모친인 박정녀(김영옥 분)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놀랄 만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마케팅 팀에 근무하던 한진우가 저를 보더니 "절 모르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후 만화애니메이션 PD인 한수현이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전혀 기억이 없었지만 진우(조카)와 수현(딸)이가 남 같지가 않고 매우 친근감이 들어 잘 대해주었습니다.

                              나윤이만 만나면 기분 좋은 한진우



그 후 아내인 하윤정을 회사로비에서 만났는데 그녀는 "왜 당신이 나를 못 알아보느냐"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형수님께서도 저를 보고 "도련님"이라고 하였지만 기억을 상실한 제가 무엇을 알겠습니까? 다만 진우와 수현이로부터 제가 15년 전 태국에서 형과 함께 사고를 당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윤정과 한수현


기억을 되찾으려는 강력한 의지 때문인지 하윤정이가 운영하는 카센터로 가는 길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형과 함께 일하던 모습까지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특히 수현이의 손가락에 낀 반지가 수현이 엄마의 결혼 반지임을 알았고, 이 반지는 제가 사고 당시 끼고 있던 반지로서 현재의 아내가 몰래 감추어 두고 있던 반지와 동일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윤정이와 함께 수현이를 데리고 나들이를 갔던 모습도 생각이 났습니다. 

또 며칠 전에는 자동차 사고를 당할 뻔하였는데, 그 때 해상사고당시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수현이 엄마가 "태수"인 제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를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강신욱의 아내와 형수 


어머니!

이번에 집 앞에서 어머니께서 시장을 보시고 비닐 백에 든 물건을 들고 가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목격했습니다. 운전기사에게 짐을 대신 들어 드리라고 부탁했지만 지금 당장 어머니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가 없습니다. 15년이라는 세월이 너무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토록 곱던 어머니의 얼굴에 주름이 많이 잡혀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이 불효자를 그리며 살아오셨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한진우네 가족들

 

그렇지만 지난 15년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제가 무슨 염치로 지금 나서겠습니까! 오매불망 있지 못하는 아내 윤정이가 지금까지 독수공방하다가 이제야 만화가 선생을 만나  결혼한다고 하는데 이미 재혼한 제가 어찌 그녀 앞에 나설 수 있단 말입니까!

또한 현재의 아내인 나은혜와 두 딸인 나윤과 나정이도 저에게는 소중한 가족입니다. 은혜는 제가 기억을 되찾으면 자신을 버릴 까봐 노심초사하면서, 기억을 되찾지 못하도록 방해해 왔습니다. 이런 그녀의 행동이 괘씸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더욱이 그녀는 저의 생명의 은인이기도 합니다.

                              강신욱의 아내인 나은혜


며칠 전 현재의 아내는 나윤이를 진우와 결혼시키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진우 어머니와 사돈이 되면 나중에 기억을 되찾더라도 옛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윤은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아내가 데리고 온 딸인데 조카인 진우와 결혼을 허락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강신욱의 모친인 박정녀
 

어머니!

지금은 비록 이처럼 어머니의 모습만 보고 눈물을 흘리지만 머지않아 어머니 앞에 떳떳하게 나서겠습니다. 지난날의 불효에 대한 용서를 빌겠습니다. 비록 며느리인 윤정이 만화가 선생과 결혼하여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인 박정녀를 보고 오열하는 강신욱 


곱게 자란 딸 수현이에게 "내가 너 아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진우에게도 "내가 자네 삼촌"이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들을 부둥켜안고 실컷 울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품에 당장 안기고 싶습니다. 아내 윤정이도 만화가 선생과의 혼인을 중단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어머니!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제가 어머니를 다시 찾아뵈올 그 날까지 늘 건강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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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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