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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정말 특이한 <1Q84>(문학동네 간)는 일본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은 장편소설이다. 글쓴이는 일본작가의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아니한다. 왜냐하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명을 기억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헷갈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인이 무려 66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한 권을 선물로 보내왔다. 받자마자 그냥 한 쪽에 밀쳐 두고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요즘 블로그 놀이에 빠져 시간이 부족한데 이토록 두툼한 책을 읽을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가 책의 표지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보였다.
"전 세계 독자가 손꼽아 기다려온
무라카미 하루키 5년만의 신작 장편!"




그래? 얼마나 유명한 작가이기에 이토록 출판사에서 뻥을 치는 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첫 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능지수인 IQ(Intelligence Quotient)가 아니라 1Q(일큐)이다. <1Q84>에서 Q는 question mark이다. 여자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기는 1984년인데, <1Q84>는 지금까지의 세계와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  

이 책은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대로 이어진다. 한 명은 "덴고"라는 남자이다. 그는 10살 연상의 유부녀(야스다)를 애인으로 두고 1주일에 한번씩 밀회를 즐긴다. 그는 학원강사를 하면서 출판계 일을 하고 있는 글쟁이이다. 사업 파트너인 "고마쓰" 편집장으로부터 신인상부분 응모작 중 <공기 번데기>라는 작품의 개작의뢰를 받고 이를 위해 원작자인 17세 소녀 "후카에리"를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소녀는 난독증 환자로 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30세의 근육 스트레칭 강사인 "아오마메"라는 여자이다. 그녀는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고 목에 미세한 침을 꽂아 살인을 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녀는 중동의 석유관련 설비투자 전문가인 "미야마"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다. 피살자는 겉으로는 평판이 높지만 아내를 골프채로 구타하는 망나니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상권의 중간쯤에 밝혀진다.

그 이후 그녀는 기분이 꿀꿀하고 섹스가 하고 싶을 때는 호텔의 바에 가서 대머리인 중년 남자를 유혹하여 신나게 즐긴다. 그녀는 현직 경찰인 여성(아유미)을 친구로 사귀며 때때로 둘이 함께 섹스파트너인 남자사냥에 나선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은 덴고와 아오마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그런데 점점 이 둘은 동일한 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집중한다. "선구"라는 종교단체의 비리와 그 교주의 10세 이하 소녀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성폭행행위를 응징하기 위해서 말이다. 두 사람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별도로 전개되던 소설은 나중에 대단한 반전이 이루어진다. 독자들에게 결론을 밝힐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이 책의 결말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 책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4월부터 6월까지의 이야기가 1권, 7월부터 9월까지의 이야기가 2권이다. 1권 중간쯤 읽은 후 나는 즉시 2권을 주문하였다. 두 권으로 된 책이면 한 질을 선물하지 않고 왜 1권만 보내왔는지 지인을 원망하면서 말이다. 정말 오랜만에 두툼한 소설을 읽었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잠시 숨을 돌릴 사이도 없이! 1천 2백 페이지에 달하는 2권의 소설을 이토록 재미있게 읽을 줄을 나 스스로도 정말 몰랐다. 부동의 베스트셀러란 분명히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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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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