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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가 넘는 시청률(12월 11일, 31.2%)을 기록하고 있는 KBS 일일연속극 <다함께 차차차>가 스토리를 고무줄처럼 늘려 질질 끄는 드라마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15년 전 태국에서 발생한 해상사고로 졸지에 두 남편을 잃은 쌍과부와 그 가족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간다는 가족드라마입니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뜻 있는 시청자를 분노케 하고 있어 이들의 심리상태를 한번 지적해 보겠습니다. 



▲ 강신욱의 방황
 
이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유니콘제과 강신욱 회장(본명 한태수/홍요섭 분)입니다. 강 회장은 해상사고로 정신을 잃었지만 나은혜에 의해 발견되어 상해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는 사고로 인해 사고 전 모든 기억을 잃고 나은혜와 재혼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

강 회장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회복하여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앞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실타래처럼 꼬여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의지하면서 살아온 생명의 은인인 나은혜(이응경 분)와 두 딸인 나윤(조안 분)과 나정이를 불행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은혜는 비록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일을 집요하게 방해해왔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자신을 15년 동안이나 기다라며 독수공방하면서 힘든 카센터 일을 계속해서 가족을 부양한 아내가 드디어 만화가 선생을 만나 결혼하려는데 이제 자신이 나서 이를 방해하는 것이 과연 인간적으로 도리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세월의 주름살이 많이 늘어난 노모에게 달려가 그 품에 안길 수 없는 처지가 안타깝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마음을 정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 나은혜의 이기심

거의 죽은 사람을 살려내 주었더니 이제 와서 잃었던 기억을 되찾으려는 강 회장의 변화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남편은 기억을 되찾아 그 가족이 살아 있을 경우 그냥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습니다. 내가 수소문한 결과 카센터를 운영하는 하윤정(심혜진 분)이 남편의 아내이며, 한진우(오만석 분)는 조카입니다.



나윤과 진우가 계속 사귀면 그들의 가족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 남편이 기억을 빨리 찾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윤과 진우를 떼어놓으려고 나윤과 이철의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그러나 이 어미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나윤은 이철(이종수 분)보다도 진우를 좋아해 하는 수 없이 남편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피는 물보다도 진하다고 나윤은 사랑을 포기하고 어미 말을 따르지만, 나중에 사랑하지도 않는 이철과는 죽어도 결혼하지 못하겠노라고 어미에게 눈물로 호소합니다. 이즈음 은혜는 남편이 곧 기억을 되찾은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번에는 나윤과 진우의 결혼을 추진합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이지만 남편이 자꾸만 둘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불안합니다.




▲ 하윤정의 체념

처음 유니콘 제과에서 강 회장을 만났을 때 기절할 뻔하였습니다. 어떻게 남편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주변의 말을 듣고 보니 그는 이름마저도 다른 남편과 꼭 닮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강 회장과 여러 차례 부딪쳤지만 그럴 때마다 곧 결혼할 이준우는 매우 싫어합니다. 또한 결혼을 앞두고 자꾸만 전 남편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도와주고 싶다는 강 회장의 제의도 뿌리친 채, 결혼반지도 장만하는 등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합니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전 남편을 더 이상 기다리는 것도 무리이고, 또 나를 마음 편하게 대해주는 이준우는 정말 의지하고 싶은 남자입니다. 그렇지만 왜 강 회장이 나를 도우려고 하는지, 왜 이준우를 사랑하느냐고 묻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 준비에 보태라고 시어머니가 내미는 봉투를 받고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곧 결혼할 이준우



▲ 오동자의 비열함

오동자(박해미 분)는 쌍과부집 첫째 며느리로 한진우의 어머니입니다. 비겁한 사나이 이철은 나윤과 진우가 곧 결혼한다는 것을 알고는 오동자에게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실을 확인한 이후 오동자의 행보입니다.

이를 확인하러 은혜을 만났지만 결국은 회유당하고 맙니다. 그전 은혜로부터 인간적으로 수모를 당했던 동자이지만 아들인 진우와 재벌의 딸인 나윤의 결혼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끝내 동자는 은혜로부터 나중에 남편은 전 재산을 나윤에게 물려줄 것이며, 그럴 경우 자연히 회사의 경영권은 진우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감언이설에 현혹됩니다.



관련된 가족 중에서 그래도 가장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동자입니다. 아들인 진우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동자는 며느리로서 지금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아들을 기리며 눈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운 시어머니에게 서방님이 바로 강 회장임을 알리고 대책을 강구해야 사람의 도리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은혜보다도 한 술 더 떠서 진우와 나윤의 결혼을 서두르는 그 철면피한 이기심이 가증스러울 따름입니다.





▲ 강나윤의 혼란

나윤은 은혜가 재혼할 때 데리고 온 자식이지만 강 회장은 나윤을 친딸처럼 사랑합니다. 나윤은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마케팅 팀에 합류합니다. 여기서 진우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나윤의 부모는 일찍부터 마케팅 팀장인 이철을 나윤의 배필로 점찍어 두고 있습니다. 나윤은 이철을 친오빠처럼 따랐지만 진우가 등장하고 난 후부터 싫어졌습니다. 이를 안 은혜는 나윤에게 아버지의 비밀을 털어놓고 어미를 도와 달라고 호소하여 이에 따르기로 합니다.

그러나 착한 나윤은 이렇게 아버지를 속이는 게 죄를 짓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차례 진실을 말하자고 은혜에게 제안하지만 번번이 묵살 당하고 맙니다. 진우와 결혼만 하고 나면 아버지의 기억이 돌아와도 나와 너를 결코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그냥 무너집니다.



나윤은 보기 싫은 이철과 결혼하는 대신 사랑하는 진우와 얼굴만 보고 있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을 급히 추진하는 엄마가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아버지에게 비밀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자신이 엄마와 공범인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 이준우의 불안

하윤정의 카센터 이층에 세 들어 살면서 티격태격하다가 그만 덜컥 윤정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준우(이종원 분)의 모친은 매우 잘 나가는 만회가로 노총각인 아들이 뭐가 부족해서 과년한 딸이 있는 과부를 아내로 맞이하려는지 이해되지 않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이들의 결혼을 승낙합니다.



이준우는 하윤정의 집을 방문했다가 안방에 놓여 있는 사진을 보고 기절할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강신욱 회장과 빼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부터 준우는 윤정이 강 회장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 강 회장을 찾아가서 윤정을 만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강 회장은 뜬금없게도 자신에게 "윤정을 사랑하느냐"고 물었는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하는 지 매우 불쾌합니다. 

최근에도 윤정이 골똘하게 딴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지금 윤정이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 한진우의 놀람

그동안 자신을 그토록 감싸주고 도와주던 강 회장이 나윤과의 결혼을 탐탁하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전 이철이 자신과 나윤과는 절대로 결혼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협박한 사실도 떠오릅니다.

진우는 이철을 찾아가 그 이유를 따져 묻습니다. 능청스런 이철은 나은혜 회장에게 절대로 강 회장에 대한 진실을 발설하지 않기로 한 약속이 마음에 걸렸는지 진우가 묻기 때문에 답한다고 하면서 강 회장이 진우의 삼촌임을 털어놓습니다.



진우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먼저 자신의 어머니인 오동자에게 말해야 정상인데 이번에도 작가는 시청자를 우롱합니다. 진우가 강 회장을 찾아가 사실 확인을 한 것입니다. 강 회장은 더는 못 참겠다고 결심한 듯 이를 인정하게 되고 삼촌과 조카는 서로 껴안고 눈물바다를 이룹니다. 





▲ 이철의 노림수

이철은 유니콘 제과의 잘 나가는 마케팅팀장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가 한진우가 나타난 이후부터 인생이 엉망으로 꼬여버렸습니다. 특히 진우가 내 약혼식장에 나타나 약혼녀인 나윤을 강제로 끌고 나간 사실은 인생최대의 수치입니다. 내가 비록 진우를 견제하기 위해 그의 아이디어를 도용했지만 모두가 회사를 위한 일인데 왜 강 회장은 이를 문제삼으며 진우를 감싸고도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나은혜 사장은 자신을 신임합니다. 그녀의 말에 따라 상해 프로젝트에 전념하려고 나윤과의 결혼도 미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 사장마저 나를 배신하고 진우와 나윤의 결혼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진우 어머니인 오동자에게 강 회장의 비밀을 털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혼은 추진되고 있어, 이번에는 스스로 찾아온 진우에게도 비밀을 발설합니다. 앞으로 진우와 나윤은 절대로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 박정녀의 기다림

쌍과부집 시어머니인 박정녀(김영옥 분)는 강신욱 회장의 모친입니다. 그녀는 아직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저 한 가족처럼 집안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온 작은 며느리 윤정이 만화가 선생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축하해두고 싶어도 다른 면으로는 못내 섭섭한 마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윤정이 곁에는 내 아들 태수가 있어야 함에도 태수가 아닌 다른 남자가 윤정과 살림을 차린다고 하니 아들 생각이 더욱 간절합니다. 더구나 내가 사랑하는 손녀딸인 수현과 함께 살겠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손자인 진우가 강 회장의 딸인 나윤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집을 찾아온 나윤과 나정이를 보니 정말 한 가족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또 회사에서 진우에게 잘 대해 준다는 강 회장을 꼭 만나고 싶었는데, 양가 가족상견례 자리에 사돈이 될 강 회장이 나오지 않은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앞으로 죽기 전에 지난 15년 동안이니 생사를 몰랐던 아들의 얼굴이라도 한번보고 죽으면 한이 없겠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안방에 걸어둔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집니다.





▲ 한수현의 경악

수현(이청아 분)은 신욱(태수)과 윤정의 딸입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PD로 강 회장의 만화채널개국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수현은 자신의 오랜 남자친구인 이한(이중문 분)을 사촌인 한진경(박한별 분)에게 거의 강제로 빼앗기고 시름에 잠겨 있을 때 흑기사 같은 민경헌(정성운 분)이 나타나 마음의 평정을 되찾습니다.

그녀는 강 회장이 자신에게 밥도 사주고 또 그녀의 손가락에 낀 어머니인 결혼반지를 보여달라고 하는 등 다소 이상한 행동을 했지만 이름도 다르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 그냥 아빠 닮은 사람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약속장소로 들어서던 수현은 사촌 오빠인 진우가 강 회장에게 "작은 아버지"라고 부르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렇다면 강 회장은 바로 수현이가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인 것입니다.




☞ 120회에는 이 장면에서 끝났는데 수현이가 자리에 합류하여 아버지로부터 가족에게 당분간 진실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받을지, 아니면 너무 놀란 수현이 진우 오빠와 따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지 무척 궁금합니다.  



▲ 장유숙의 정체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알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유니콘 상해프로젝트에 투자할 장유숙 이사(이현경 분)입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유니콘 제과의 모든 정보 심지어 이철과 나윤의 결혼에 문제가 있다는 것까지 꿰뚫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철에게 접근하여 유니콘 목줄을 쥐고 흔들 만큼 프로젝트규모를 키워보자고 제안하여 이를 성사시킵니다. 지금 강 회장의 기억력 문제로 정신이 없는 나은혜 사장은 이에 대한 전권을 이철에게 맡긴 상태이며, 강 회장은 너무 직접차입규모를 늘리는 것보다는 일정부문 회사채를 발행하도록 지시합니다. 그렇지만 이철과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장 이사는 이 정보를 입수하여 회사채를 전부 매입합니다.




도대체 왜 장 이사가 유니콘을 죽이려 하는지, 그녀와 강신욱 및 나은혜와는 어떤 관계인지 아직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상당기간 드라마를 연장시키는 구실이 될 것입니다.



▲ 이 교장의 체면

이철과 이한의 아버지인 이 교장(최주봉 분)은 퇴직한 교육공무원출신으로 독신인 여동생 이정숙(김보미 분)과 함께 살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부장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매일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고 외출합니다.

그런데 철없는 둘째 며느리 한진경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합니다. 집안 일은 전혀 모르지만 잘 가르치면 좋은 며느리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며느리의 권유로 티셔츠와 청바지도 입어보았고, 사사건건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여동생을 혼내줍니다. 



문제는 큰아들 이철입니다. 그는 한번도 아비인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 나윤과 결혼을 추진한 이후 이상해졌습니다. 본부장으로 승진은 하였지만 뭔가 꼬이는 눈치가 분명합니다. 몇 번 만난 나윤은 언제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여 결국은 내가 파혼을 선언했지만 괴로워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안쓰럽습니다.


                                 이 교장의 여동생 이정숙


그런데 그 나윤이 사돈댁인 한진우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마음을 정리해보지만 참으로 기분은 씁쓸합니다. 

  


지금까지 주요 등장인물 12인에 대하여 두서 없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강 회장이 기억을 되찾은 순간 노모를 보고 달려가서 그녀의 품에 안겼더라면 벌써 이 드라마는 종영되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며느리인 오동자의 그릇된 행보는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것 같습니다. 차라리 사실관계를 모르는 인물로 설정한 것이 더 나았을 테지요.

지금 KBS 게시판에는 드라마 작가와 제작진 그리고 출연진을 싸잡아 비난하는 글로 도배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공중파 방송이더라도 보기 싫은 드라마는 안보면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이 이토록 비판을 많이 하는 것은 높은 시청률이 말해주듯 이 드라마의 전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정적인 순간 드라마진행을 방해하는 수법을 계속 동원하거나 등장인물들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일 경우 이는 결국 일일드라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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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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