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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오를 만한 산은 많지만 일반 안내산악회에서 실시하는 산행 목적지는 대부분 다녀왔기에 요즈음은 주로 오지산 위주로 산행을 합니다. 오늘 답사하려는 충북 제천소재 국사봉(632m)과 마미산(601m)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보통 북쪽의 대덕산(454m)과 함께 종주하거나 아니면 국사봉 남쪽의 수름산(553m)과 대덕산(567m)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응골고개에 도착하니 잘 만든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일반적인 등산 안내도는 북쪽이 위로 가도록 제작되어야 하지만 이 안내도는 동쪽과 서쪽이 서로 바뀌어 도대체 방향을 알 수가 없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등산로로 들어섭니다. 길 위에는 낙엽만 무성할 뿐 국사봉 정상까지 전혀 조망이 안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50분만에 국사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오석(烏石)으로 만든 충청북도 특유의 사각형 표석이 반겨줍니다. 입구의 등산 안내도와 반듯한 정상표석을 보고는 관계당국이 등산이정표를 잘 정비해 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마미산을 거쳐 월령으로 하산할 때까지 이무런 이정표도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정상에 서니 조망은 트이지만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탓에 안개가 끼어 시계가 너무 흐린 게 탈입니다. 남쪽으로는 부산(면위산, 780m)이 그 형체만 드러내고 있고, 동남쪽으로는 수름산과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아련합니다.

수룸산과 대덕산 방면 조망

산불감시초소



이제부터 마미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제법 분명하던 등산로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희미한 길로 연결됩니다. 특히 산허리를 돌아가는 경사진 길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는데 낙엽 밑의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어 발걸음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보통의 산길보다 훨씬 피로합니다.


낙엽쌓인 길


마미산 정상에는 충북 986산악회에서 만든 정상 이정표만 걸려 있을 뿐 아무런 안내문도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이 잡목으로 인하여 전혀 조망도 되지 않습니다. 충주호 인근의 산에 오르면 호수의 물결이 보이지만 오늘 답사한 두 산에서는 이의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남서쪽의 달랑고개(월령)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이 길도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닙니다. 북쪽의 대덕산 방향으로는 길이 좋을 텐데 우리는 또 길 없는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혹자는 이런 길을 멧돼지길이라고 합니다. 산짐승만 다닐 뿐 사람이 다니는 길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낙엽을 헤치고 부지런히 하산하니 묘지가 보이고 민가 한 채가 쓸쓸하게 자리 잡고 있는 월령입니다. 오늘 겨우 3시간 정도의 산행을 했습니다. 준족들은 대덕산에서 시작하여 수름산∼국사봉을 거쳐 마미산까지 연결종주 하였지만 글쓴이는 그 2분의 1만 산행한 탓입니다. 원래 글쓴이를 포함한 몇 명은 마미산의 서쪽에 위치한 부산(면위산, 780m)을 답사할 계획이었는데, 산행들머리를 찾지 못하여 헤매는 바람에 반쪽 산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산행경험도 일천한 글쓴이가 소위 산전수전은 물론 공중전까지 모두 겪은 산신령급 산악인들이 선호하는 오지산을 따라 다니려니 힘이 듭니다. 특히 겨울의 오지산은 등산로가 분명치 않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앞으로는 가급적 삼가야 하겠습니다.(200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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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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