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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제92회는 찰리채플린의 명언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욕쟁이할머니가 깜짝 출연하여 걸쭉한 전라도사투리로 마음껏 욕을 토해냈습니다. 그 욕 중에서 "썩을 놈"이라는 표현이 있었기에 이를 살펴보겠습니다.


▲ 못 말리는 욕쟁이할머니

지훈이 세경을 데리고 들어간 곳은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국밥집입니다. 지훈은 이곳은 학창시절 자주 왔던 집이라며 주인집 할머니가 재미있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음식을 가져오다가 이 말을 들은 할머니가 기선을 제압합니다.





"재미있기는? 지랄하고 자빠졌네! 오랜만이고 지랄이고 너는 그동안 피죽도 한 그릇 못 얻어 쳐 먹고 다녔냐? 왜 그리 삐쩍 곯았어?"

"그래서 몸보신 좀 하려고 왔지요!"
"아이구, 몸보신은? 지랄하고 자빠졌네!"

깜짝 놀란 세경이 할머니를 바라봅니다.
"넌 뭘봐!"




그리고는 지훈에게 말합니다.

"맨 날 시커먼 놈들하고 처먹으러 오더니만 오늘은 어찌 이렇게 토깽이 같은 계집애를 데리고 왔냐? 야, 너 장가갔냐? 마누라야?"

지훈과 세경이 동시에 부인합니다.
"아니에요!"





이 때 할머니는

"썩을 놈, 마누라도 아닌데 왜 데리고 다니며 사람 헷갈리게 하냐, 임마!"

지훈이 웃자 또 소리칩니다.
"웃지마, 정들어!




위 대화에서 할머니가 사용한 "썩을 놈"이라는 말은 매우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그러나 이는 때와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 여자종업원을 울린 말 한마디 "썩을 년"

경상도 사람들은 친구나 동생을 부를 때 친근감의 표시로 "야, 문둥아!"라고 부릅니다. 문둥이는 경상도 말로 나병환자를 뜻하므로 이를 오해하면 정말 큰 문제이지요. 그렇지만 이 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글쓴이는 전라도출신이 아니어서 "썩을 년"이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썩을 년"이라는 말도 전북지방에서는 경상도 지방의 문둥이 정도의 친근한 욕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10여 년 전의 일입니다. 글쓴이가 근무하던 직장에 전주출신의 입사동기생이 한 명 있었는데 이 친구(A씨)는 술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몇 명이 저녁을 먹고 2차로 맥주집을 갔습니다.

맥주를 한잔 마시고 추가로 한 병을 더 시켰습니다. 여자종업원은 주문을 잊었는지 옆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주문한 맥주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이때 A씨는 종업원을 불러 세우고는 말했습니다.
"야, 맥주 빨리 가져와! 썩을 년아!"

이 말을 들은 여자종업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그만 저쪽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썩을 년이라는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사실 "썩을 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런 술집에서 평생토록 일하면서 썩을(인생을 보낼)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남성들이 군대복무를 군대에서 "썩는다"라고 하거든요. 또 사람은 죽으면 썩기 때문에 "죽는다"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의 사용법을 잘 모르는 여자가 충격을 받은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우리는 책임자를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종업원이 오해를 풀도록 요청했지만 끝내 그녀는 우리 테이블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개울에 던지는 돌팔매질이 개구리에게는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꼭 이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평소 말을 잘 가려서 해야 할 것입니다. 온라인상에서 댓글(덧글)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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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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