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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기 수목드라마 <추노>의 후속인 <신데렐라 언니>도 개성이 강한 여배우(김미숙, 문근영, 서우)를 등장시켜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추노>가 종영된 지 2주일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남아서인지 다른 드라마에는 제대로 집중이 잘 되지 않은 듯 합니다. <추노>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타 드라마에서 보면 지인을 만난 듯 매우 반가울 정도로 여기에 푹 빠졌나 봅니다.

<추노>에서 무능한 인조 임금의 역을 맡았던 김갑수는 <신데렐라 언니>에서 구대성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제중원>에서 역관 유희서 역을 맡고 있었으니 대단히 바쁜 배우입니다. 최장군 역의 한정수는 <검사 프린세스>에서 수석 검사 역을 맞아 당당히 주연을 거머쥐었습니다. 바람둥이 왕손이 역의 김지석은 <개인의 취향>에서 미래건설 실장으로 비중 있는 역을 맡았습니다. 특히 뇌성마비환자 이선영 역을 열연했던 하시은은 맥심 화보에서 건강한 섹시미를 과시했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추노>는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한 드라마였지만 몇 가지 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옥의 티는 방영 중에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였지만 이를 종합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하얀 소복을 입고 도망 다니는 언년이

노비에서 양반이 된 언년이(혜원/이다해 분)가 오라비의 주선으로 최사과의 재처로 시집간 날 첫날밤 그녀는 대길을 잊지 못해 도망을 갔지요. 여곽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길을 가다가 불한당 놈들에게 잡혀 겁탈 당하려는 순간 송태하(오지호 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합니다.

태하와 언년이는 명진 스님(숭례문 개백정/이대연 분)의 암자에 와서 잠시 몸을 피했는데 이 때부터 언년이는 하얀 소복을 입고 태하와 함께 남쪽으로 떠납니다. 그동안 언년이는 오라비에 의해 죽었다고 생각한 대길(장혁 분)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 암자에서 불공을 드렸답니다. 그런데 앞으로 더 이상 불공을 드릴 수 없게 되었으니 머리를 자른 채 소복을 입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소복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추노꾼에게 쫓기는 입장에서 하얀 소복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널 때 사람들의 눈에 잘 띄므로 의상이 잘 못되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나중에 피가 묻은 언년이의 치맛자락에 태하가 멋진 매화를 그려주었지만 이는 태하가 문무를 겸비한 무장임을 알려주었을 뿐입니다.           




(2) 송태하와 언년이의 뜬금 없는 첫 키스

곽한섬(조진웅 분)이 원손 석견을 안고 상궁인 장필순(사현진 분)과 함께 달아나다 필순이 추격해온 철웅(이종혁 분)의 창을 맞고 죽자 한섬은 도망을 갑니다. 결국 철웅과 맞닥뜨린 한섬은 한 손으로는 석견을 안고 싸웁니다. 이 때 등장한 송태하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깁니다. 태하는 천하제일의 검객답게 철웅을 제압하지만 그냥 살려둡니다. 이게 큰 화근이었지요. 왜냐하면 다음 순간 철웅은 자신을 잡으려 온 관군을 전부 베어버렸고, 반란을 꿈꾸는 한섬의 무리들을 모조리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태하의 다음 행보입니다. 한시바삐 배(뗏목)를 타고 현지를 벗어나야 하는데 뒤에 남겨둔 혜원(언년이)을 데리러 가서 한가롭게 키스신을 연출했거든요. 위기에 처한 한섬이 사랑했던 궁녀의 주검을 그대로 두고 석견을 살리기 위해 급하게 자리를 뜬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어서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3) 살아 돌아와 식객으로 전락한 최장군과 왕손이

대길 3인방인 왕손이(김지석 분)와 최장군(한정수 분)의 사고가 발생한 것은 모두 대길 때문입니다. 대길은 언년이가 송태하와 혼례를 올리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추노질을 접고 한양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왕손은 태하를 잡기만 하면 500냥을 벌 수 있으므로 바로 눈앞에서 이런 행운을 포기할 수 없어 단신으로 태하를 잡으러 나섭니다. 그렇지만 호사다마라고 태하를 추적하러온 철웅을 만나 싸운 끝에 그는 철웅의 칼을 맞고 쓰러졌고, 나중에는 숲 속으로 질질 끌려갔습니다.   



한편 최장군은 왕손이를 찾아 나섰다가 철웅과 운명의 조우를 합니다. 한 차례 싸운 후 최장군은 철웅으로부터 어깨에 칼을 맞습니다. 위기를 모면한 최장군이 길에 떨어진 핏자국을 발견하고 왕손을 애타게 부르고 있을 때 철웅이 뒤에서 최장군에게 칼을 내리치고는 장면이 바뀌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제작진은 왕손이와 최장군의 용태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두 사람 모두 상반신만 드러낸 채 수레에 끌려가는 모습만 살짝 공개하였습니다.

상당한 시일이 경과한 후 어디론가 끌려가는 수레 위에서 맨 처음 왕손이의 손가락이 움직이더니 곧이어 두 사람 모두 거짓말처럼 깨어나 주변을 살피고는 포졸을 해치우고 도망을 쳐서 월악산 산채에 나타났습니다. 막상 두 사람의 생존이 확인된 순간 글쓴이는 반가움보다는 허탈감이 앞섰습니다.



이 당시 드라마에 출연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막 죽어 나갈 때였습니다. 시청자들도 너무 많은 사람이 죽는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제작진이 이런 목소리를 들었는지 결국 이 둘을 거짓말처럼 살려내었습니다. 그런데 구사일생으로 귀환한 이들이 짝귀의 산채에서 한 일이라고는 밥을 축낸 일밖에 없습니다. 다만 최장군은 용골대의 수하가 잡혔을 때 짝귀 대신 딱 한번 그를 심문하였고, 왕손이는 절구녀 김해인에게 수작을 건 것이 전부입니다. 나중에 둘이 이천으로 돌아가 대길이 마련해 놓은 집과 땅을 보고 희희낙락한 것은 보너스고요. 차라리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게 아쉽지만 훨씬 추노다웠을 것입니다. 

 

(4) 그냥 평범한 기생이었던 찬과 제니

기생행수 찬(송지은 분)은 좌의정 이경식(김응수 분)이 대길을 불러 송태하를 잡아오라고 지령을 내리는 현장인 정자에 앉아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요염하게 차를 따르던 때부터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녀는 이경식 대감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기생이었으며, 나중에 평양기생 출신인 제니(고준희 분)를 천거하여 이경식의 신임을 얻도록 했지요.


따라서 이 두 기생은 단순한 기생이 아니라 모종의 특수임무를 띤 비밀요원일 것이라고 설왕설래가 많았습니다. 혹자는 노비당 혹은 봉림대군의 수하일 것이란 추측과 함께 막판 반전을 위한 히든카드라는 의견도 있었지요.

찬은 송태하와 뜻을 같이 했다가 이경식의 꾐에 빠져 변절한 조선비(최덕문 분)에게 낙향하는데 필요한 여비 30냥을 던져 주어 그를 모욕합니다. 기가 막힌 조선비는 결국 낙향하는 대신 거사에 참여한 동지들의 이름을 적어 나갑니다. 찬은 이처럼 조선비의 변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게 전부였습니다. 두 기생은 그냥 이경식 대감 앞에서 도도한 척 폼만 잡은 평범한 기생으로 남았습니다. <개그콘서트>의 대사를 인용해 보렵니다. "기생은 기생일 뿐, 특별한 것 기대말자!"




(5) 시청자의 기대감만 잔뜩 올린 미녀 절구녀 등장

죽은 줄만 알았던 왕손이가 최장군과 함께 살아 월악산 산채로 돌아와 식객으로 보냈음은 이미 위에서 지적했지만, 왕손이는 잔치준비로 바쁜 산채에서 하이에나가 먹이를 탐색하듯 여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핍니다. 그러다가 절구질을 하는 한 여성에 필이 팍 꽂힙니다. 바로 절구녀로 이름을 날린 김해인입니다. 그는 그녀 곁으로 가서 슬슬 수작을 걸며 절구를 함께 부여잡고 절구질을 하다가 슬며시 그녀의 어깨를 안아보기까지 합니다. 그녀도 전혀 싫은 기색이 아닙니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절구녀가 천하의 바람둥이 왕손이에게 걸려들었으니 앞으로 그의 여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일부에서는 그녀가 짝귀의 딸이므로 그는 짝귀로부터 혼이 날 것이라는 추측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화면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기대감만 잔뜩 올려놓고 빠져 버려, 이를 모르는 시청자들 모두 거대한 낚시 밥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김해인은 단 한 차례 등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 후 일일연속극 <세자매>에 캐스팅 되는 행운도 얻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2005년 미스코리아 본선에서 네티즌 상을 수상한 미녀이더군요.   

                                              

                                                        관련글 보기 : 추노가 큰 인기를 끌었던 11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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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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