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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마무리부분에서 동이(한효주 분)는 정상궁에게 자신의 거취를 알린 후 모화관의 청나라 사신단 앞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글쓴이는 이를 단순히 동이가 전하인 숙종과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제물이 되기로 작정하고 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이번 김윤달 자진사건은 뭔가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으니 이를 파헤쳐야 하며, 사신단의 수장인 태감이 청나라로 귀국할 때는 자신이 아닌 음모의 주인공인 살아있는 김윤달을 잡아가야 한다고 강하게 건의한 것입니다.



당연히 태감은 깜짝 놀랐지요. 누명을 쓰고 억울하다며 유서를 남긴 채 죽었다는 김윤달이 살아 있다는 데 놀란 태감은 동이의 말을 조목조목 듣고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3일 동안 말미를 줍니다. 그리고는 조선에 저토록 영특한 궁녀가 있는 게 부럽다고 말합니다. 사실 동이는 감찰부 궁녀라는 직위를 이용해 시체 안치실에 들어가서 김윤달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그가 김윤달이 아님을 알아냈던 것입니다.

동이는 비밀리에 모화관을 나오자마자 포도청 서용기(정진영 분) 종사관에게 김윤달의 체포를 요청하였고, 정상궁의 도움을 받아 의금부 기록보관실로 가서 김윤달 시체검안서와 유서의 필적을 조사합니다. 이로서 유서는 김윤달이 직접 쓴 것이 아님이 밝혀졌지요. 나중에 알겠지만 이 가짜유서도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한편, 참 일이 참 묘하게 꼬이는군요. 이번 일을 저지른 장옥정(이소연 분)의 오빠 장희재(김유석 분)는 김윤달을 청나라로 갈 배편이 있는 강화도 여운포구로 안전하게 인솔하는 일을 하필이면 평소 눈 여겨 두었던 차천수(배수빈 분)에게 맡긴 것입니다. 이거 큰일났습니다. 앞으로 김윤달을 잡지 못하면 동이가 큰 고초를 겪을 것이거든요. 만약 김윤달이 안전하게 청나라로 도망가버리면 어찌합니까? 그런데 역시 야생마 같은 남자 차천수는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포구가 가까워오자 그는 일행이 잠시 쉬는 사이 홀로 포구로 가서 포졸들이 잠복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뒤돌아가 감시원 중 한 놈을 따돌려 목에 칼을 들이대고는 지금 청나라로 가려는 인물이 김윤달인지 물어 확인합니다. 차천수가 누구입니까? 바로 정보의 귀재 아닙니까? 김윤달의 자진사건으로 인해 조정이 발칵 뒤집혀 졌고 동이가 지금 고초를 겪고 있음을 손금 보듯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차천수는 배가 보이는 곳에서 김윤달 일행과 헤어졌는데 이들이 배에 오르려고 하자 서용기 종사관이 이끈 포졸들이 화살을 쏘아 그를 생포합니다. 사실 차천수도 포졸이지요. 그런데 그가 한낮에 홀로 근무지를 이탈해 김윤달을 호송한다는 설정 자체가 정말 뜬금없긴 하지만 그냥 애교로 봐주겠습니다. 

한편 조정에서는 지금도 숙종과 대신들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까짓 궁녀 한 명 청나라로 보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을 고집을 부리는 임금이 어리석고(대신들 생각), 궁녀 동이가 나한테 어떤 아이인데 그냥 쉽게 청나라로 보내자고 주청 올리는 대신들이 너무 한심합니다(숙종 생각). 마침내 숙종은 도승지를 불러 금군을 모화관에 보내 동이를 강제로라도 데려오라고 명령하고 대신들은 목숨걸고 반대합니다.

사태의 전말을 알게된 청나라 태감은 숙종에게 다가와 즉시 귀국하겠다고 예를 올리는데 바로 그때 서용기 종사관이 죽었다는 김윤달을 데리고 숙종과 대신 앞에 나타납니다. 가장 놀란 사람은 김윤달 사건을 주도한 좌의정 오태석(김동환 분)과 그의 조카 오윤(최철호 분)입니다. 물론 장희재도 청천벽력이지요. 이들은 김윤달이 입을 열지 못하도록 그를 죽일 작정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음모의 소용돌이를 전혀 모르는 숙종은 이번 사건을 오태석에게 맡겨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배후를 가려내도록 명령했는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으니 이들이 또 무슨 수작을 부려 동이를 괴롭힐지 모르겠네요.




아직 드라마 보는 눈이 부족한 글쓴이로서는 왜 숙종의 총애를 받고 있는 장옥정의 오빠 장희재가 중국 사신관을 통해 몰래 밀거래를 추진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장희재는 남인세력의 우두머리인 오태석 대감과 뜻을 같이 하고는 있지만, 현재 명성대비가 장옥정을 심히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녀의 남동생이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동이가 단신으로 모화관으로 간 후 김윤달 자진사건을 해결하는 해결사로 다시 한번 이름을 떨치자 감찰부 내에서 그녀에게 비호감이던 사람들이 줄줄이 동이에 대한 악감정을 버리기 시작합니다. 동이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던 유상궁(임성민 분)은 동이에게 간접적으로 사과하고, 동이를 시기하던 애종(강유미 분)도 동이를 두둔하며 그녀의 앞날을 걱정합니다. 후덕한 정상궁(김헤선 분)과 덜렁덜렁한 봉상궁(김소이 분)은 일찌감치 동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으며, 처음에 까칠하던 정임(정유미 분)이도 동이를 동료로 생각하게 됩니다.

                                                동이의 후원자인 정상궁과 봉상궁


한편 동이가 이번에 큰일을 해낸 것을 알고 있는 숙종은 동이를 부릅니다. 그는 측근을 물리친 다음 다정한 오빠 같은 어투로 질책합니다. 아니 목소리나 표정으로 보면 질책이 아니라 원망입니다. "네 이놈, 네가 어찌 그럴 수 있느냐? 내가 너 때문에 놀란 걸 생각하면 아직도 자다가도 화가 난다. 아니, 그런 일이 있으면 진작 나를 찾아야지 어찌 혼자 모화관엘 갈 생각을 해?" "네가 감히 어명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냐?" 그런 다음 숙종은 놀란 동이에게 일침을 놓습니다. "너는 내 백성이다. 너, 앞으로 어명을 어길 시 국법으로 엄히 다스리겠다!" "내 놀란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내 가슴에서 말들이 막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정말 깨방정 숙종이 동이 때문에 대단히 걱정한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동이에게 고개를 들라며 눈높이를 맞추는 임금과 궁녀는 누가 보아도 영락없는 한 쌍의 청춘남녀입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숙종은 장옥정의 처소로 가서 바둑을 두면서도 바둑에 몰두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를 간파한 요부 옥정이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요. 혹시 그 아이를 따로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지 슬쩍 던진 것입니다. 짐짓 모르는 척 하던 숙종이 "풍산이?"라고 반문하는  것에서 숙종의 능청스러움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배우 지진희의 연기를 처음 보는데 근엄해야 할 임금의 연기를 이토록 천연스럽게 잘 하는 지 정말 깨방정이라는 닉네임이 잘 어울립니다. 

옥정에게 투기를 하느냐고 대답하면서도 이 순간 숙종은 모종의 큰 결심을 한 듯 합니다. 숙종은 오태풍(이계인 분)을 불러 비밀리에 연회를 준비하라고 분부한 후, 동이와 장악원의 황주식(이희도 분) 및 영달(이광수 분)도 꼭 참석토록 지시합니다. 이 말을 들은 둘은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예상 외였습니다. 연회장에서 숙종이 둘을 알아보고 돼지껍데기를 많이 먹으라며 농담을 던졌던 것입니다.



잔치가 무르익을 즈음 숙종은 폭탄선언을 합니다. 바로 장옥정에게 후궁첩지를 내린다는 것입니다. 다음 회부터는 드디어 옥정이 장희빈으로 다시 태어나겠군요. 문제는 인현왕후(박하선 분)인데요. 그녀에게는 후사가 없어요. 명성대비도 이 점을 걱정하여 빨리 회임토록 종용하지만 그게 인력으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17회 예고편을 보면 옥정에 대한 후궁첩지를 거두라는 명성대비의 말에 숙종은 옥정이가 회임을 했다며 맞섭니다. 왕실에서 자손은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나중에 동이가 숙빈최씨가 되어 낳은 영조가 숙종 및 경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를 때까지 동이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겠군요. 동이 역을 맡은 배우 한효주의 표정연기에 일부 문제가 제기되고는 있지만 <찬란한 유산>을 기억하고 있는 글쓴이로서는 한효주는 그냥 귀엽기만 합니다. 

                                             인현왕후 역의 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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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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