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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국가가 부른다>는 글쓴이가 보기에 등장인물들의 연기도 빼어나고 코믹적 요소가 가미되어 골치 아프지 않고 가벼운 드라마를 선호하는 층에게는 매우 호감을 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10부까지 진행된 현재 <동이>와 <자이언트>에 밀려 시청률이 겨우 6-7%대에 머물러 있음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글쓴이도 솔직히 동이 때문에 본방사수는 못하고 다시 보기로 즐기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주인공 고진혁(김상경 분)은 정보국 국제범죄1팀장이었다가 현재 보직 해임되어 팀원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그는 3년 전 자기를 버리고 외국으로 떠난 최은서(호란 분)가 갑자기 귀국해 팀장자리까지 꿰차는 바람에 심기가 많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하나 역의 이수경(왼쪽)과 최은서 역의 호란(오른쪽) 



▲  이수경의 매력과 오하나의 정보력
 
고진혁은 마약조직총책인 주수영(이병준 분)과 주수영이 범죄세계로 끌어들인 한도훈(류진 분)을 체포하기 위한 증거수집을 위해 오하나 순경(이수경 분)을 정보국파견요원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런데 오하나 역을 맡은 이수경에 대하여 처음에는 발 연기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그녀의 표정과 연기는 전혀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오하나는 전형적으로 세속적인 순경입니다. 여기서 "세속적"이라는 말은 필요할 때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용돈을 뜯는다는 말입니다. 가정이 빈한하여 언제나 월세가 밀리고 새로 구입한 아파트 중도금 납부독촉장은 날아오는데 돈이 없으니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코 묻은 돈이라도 뜯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돈에 대해 이렇게 지저분한 그녀도 범죄세계의 생리를 꿰뚫어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는 똑똑한 경찰입니다.

그녀는 드라마 초기 주수영이 인천공항을 이용하여 중국으로 출국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사채업자 최칠현(이달형 분)의 정보로 인천여객터미널로 가서 주수영을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현재는 한도훈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송문화재단에 김지혜란 가명으로 비서로 채용되어 기지를 잘 발휘하는 중입니다. 오하나가 김지혜로 활동하면서 한도훈과 벌이는 아슬아슬한 장면은 꼭 007 영화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도훈의 그 차가운 듯 하면서도 김지혜에게 느끼는 이상야릇한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모습은 정말 빼어납니다.




▲ 고진혁과 오하나의 사랑고백

오하나는 일찍부터 고진혁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집을 우연히 방문해 보고는 무엇보다도 큰집에 놀랐거든요. 그런데 고진혁도 사고뭉치이던 동료 오하나가 점점 여자로 다가와 어느 듯 그녀를 좋아하게 됩니다. 오하나가 이송재단에 근무하는 시간에 고진혁이 비밀송신기로 오하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기쁨에 들뜬 오하나가 "전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얼굴보고는 차마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말할게요!" 그런 다음 얼굴을 뒤로 돌린 채 고백합니다. "좋아해요!" 이 순간 뒤에 있던 한도훈이 자기에게 하는 고백인줄 알고 놀라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도훈은 냉정을 잃지 않고 오하나에게 절대로 자신은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을 모니터로 보고 있던 고진혁은 오하나가 한도훈에게 고백한 줄로 착각하고 크게 놀랐지만 곧이어 그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는 미소를 짓습니다. 



오하나는 양아치 이근배(최재환 분)가 여자로 분장한 후 한도훈과 접선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달아나는 그를 덮쳐 잡습니다. 그런데 최은서가 아무리 심문을 해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이른바 침묵권을 행사한다네요. 묵비권을 침묵권이라니 역시 무식하기는 하네요. 오하나는 근배의 애인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회유하자 근배는 금고열쇠를 한도훈에게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본 나준민 요원(현우 분)이 오하나와 고진혁이 부부사이처럼 환상의 콤비라고 칭찬하자 최은서의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 고진혁의 두 여자-최은서와 오하나의 가슴싸움

최은서는 고진혁과 다시 시작하기 위해 귀국한 듯 합니다. 그렇지만 무슨 일을 당했는지 고진혁은 최은서와 옛 사내커플이었음을 잊은 지 오래입니다. 반면 은서는 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오하나가 고진혁의 집을 방문하고 나오니 최은서가 기다리고 있다가 시비를 겁니다. 서로 입씨름을 하다가 은서가 반말을 합니다. 발끈한 하나가 지금 반말했느냐고 되받자 앞가슴을 내민 은서가 손을 허리에 댄 채 "나, 팀장이야!"라고 소리칩니다. 하나도 똑 같은 자세를 취하며 반문합니다. "몇 년 생인데?" "너보다 많아!" "그래 보인다. 나이 많으니 좋겠네!"



이 때 은서가 하나를 보며 "쬐끔한 게"라고 대응하자 은서의 가슴을 노려보던 하나가 "그럼 넌 크니까 좋으냐?"라고 대꾸합니다. 은서는 자기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이젠 성희롱까지!"라고 정색하며 묻습니다. "너 총알 날아다니는데 살아봤어?" 이 말에 기가 죽을 하나가 아닙니다. "날아다니는 총알 피하면 되지! 그럼 넌 중도금 납부 독촉장 날아오는데서 살아봤어? 그건 피하지도 못해! 흥!"

그러면서 하나가 고개를 돌리고는 떠나려하자 은서는 하나의 어깨를 잡고 힘을 씁니다. 이런 방면에 소질이 있는 하나가 아무리 은서의 손아귀를 벗어나려 해보지만 덩치 큰 은서를 당해낼 도리가 없습니다. 목을 졸린 하나는 "이미 끝난 일을 단념하라"고 하지만, 은서는 "뭐가 끝났냐"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 때 택시에서 내린 고진혁이 두 여자가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봅니다. 고진혁이 둘이 뭐하느냐고 묻자 비로소 자세를 푼 은서가 하나를 친구마냥 대합니다. 하나도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고 둘러댑니다. 고진혁이 보기에도 틀림없이 싸운 것인데 두 여자가 아니라고 하니 정말 웃깁니다. 고진혁을 좋아하는 두 여자가 서로 가슴을 들이밀며 싸우는 모습은 한 편의 코미디입니다. 이 장면 촬영할 때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얼마나 웃었을까요~




▲ 고진혁의 마음과 이외의 변수 

자리를 옮긴 진혁이 은서 이야기를 꺼내자 하나는 자기 앞에서 친한척하지 말라며 토라집니다. 그러면서 과거여자, 현재여자한테서 인기 많으니 좋겠다고 비아냥댑니다. 진혁은 미래여자도 여기 있다고 말하자 하나는 비로소 미소를 띠며 "듣고 싶었던 말이기는 하지만 막상 듣고 보니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합니다. 진혁이 그렇다면 취소하겠다고 하자 "지금은 그 말 듣고 기분이 나아졌다"고 대답하네요. 진혁은 말없이 하나의 손으로 자신의 팔짱을 끼게 하고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합니다. 두 사람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죽은 선배의 위패가 안치된 사찰을 찾은 고진혁은 하나에게 다른 남자에게 신경을 쓰지 말고 자기만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합니다. 이 때 은서가 나타나 선배의 죽음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놀란 진혁이 은서를 차에 태우고 사라집니다. 오하나를 홀로 남겨둔 채로. 일단은 사랑싸움에서 하나가 승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11부에서 은서가 어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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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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