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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의 최북단인 북평면과 북면 사이에 솟아있는 상원산(1,421m)과 옥갑산(1,285m)은 정선 아리랑을 낳게 한 아우라지 북쪽에 황병지맥을 이루며 뻗어있는 고산입니다. 상원산에는 병도 안 들고 늙지도 않는다는 중국의 무릉도원과 비슷한 이상향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옛날 옥갑장군이 이 산에서 무예를 닦고 그가 입었던 갑옷을 산 속에 숨겨 두었다는 옥갑산은 상원산 남쪽 3㎞ 거리에 있습니다.

상원산의 산행들머리는 자개골의 하자개마을입니다. 자개골은 정선에서도 가장 청정한 계곡입니다. 아우라지의 동쪽은 골지천, 서쪽은 조양강입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자개골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좁은 길에 한 쪽은 승용차들이 점령하고 있어 대형버스가 지나가려니 아슬아슬합니다.

가을하늘 같은 파란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피어 있어 마음마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화장실과 옥수수 밭을 좌측 옆구리에 끼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북쪽하늘의 뭉게구름이 흡사 이방인을 환영하는 듯 합니다. 민가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하늘이 전혀 보이지 않아 정상에 오를 때까지 조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자개 마을의 구름


                                                                                  입구의 민가



임도를 지나자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산악회 선두대장은 코가 땅에 닿을 듯 하다고 했는데 정말 무척 가파릅니다. 등산로 옆에는 동자꽃이 자주 보이고, 하늘나리와 꿀풀(하고초),모싯대도 목격됩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삭아 저절로 쓰러진 모습을 보니 매우 강한 나무도 이럴 진데 연약한 인간도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너무 아귀다툼을 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동자꽃                                                                                      하늘나리 

                                                                                        모싯대

                                                    삭은 나무



나무등걸에 붙어 있는 버섯을 만져보니 완전히 젖어 흐느적거립니다. 노란 싸리버섯도 보이지만 이놈도 보기와는 달리 독버섯이라고 하니 조심해야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만에 드디어 상원산(1,421m)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정상표석과 목판으로 만든 이정표 두 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는데 산의 높이에 비해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정상에서 다시 하늘을 보니 아까 하자개에서 보던 뭉게구름이 그대로 보이는 듯 가을하늘 같은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노란 싸리버섯


상원산 장상석


상원산 정상의 구름  

 


상원산에 서면 북으로 오대산과 그 오른쪽으로 황병산을 솟구친 백두대간과 발왕산이, 동쪽으로는 노추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며 그 너머로 동해가, 남으로는 옥갑산과 거대한 황소 한 마리가 서 있는 듯한 가리왕산이 보인다고 하지만 지금은 무성한 잡목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아니합니다. 

상원산에서 남쪽의 옥갑산 헬기장으로 가는 능선 길은 정말 룰루랄라 입니다. 그만큼 굴곡이 없고 평탄하지요.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우거진 숲 속을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상원산을 오르기 위해 빠졌던 힘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헬기장을 지나 잠시 길이 헷갈렸으나 능선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부드럽던 길이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능선을 따라 가는데도 좀처럼 조망이 터지지 않아 애를 태웁니다. 나무를 붙잡고 겨우 먼 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는 조금 더 가니 바로 조망터입니다. 동남쪽의 산하가 한 눈에 펼쳐집니다. 정선군 북면의 아우라지 마을이 소꿉장난하는 듯 하고, 동북쪽으로 노추산(1,322m)과 사달산(1,169m)이 있을 것이지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산에 올라 처음으로 탁 트인 조망을 즐기고 보니 모처럼 눈이 시원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면






전망대를 지나 고도를 낮추니 옥갑산(1,285m)입니다. 정상의 이정표가 매우 특이하네요. 산뜻하기는 하지만 고산에 잘 어울리지는 않은 듯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엄청난 내리막입니다. 힘들여 오른 고도를 낮추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얼마를 지났을 까 상옥갑사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완전히 좌측으로 돌아가니 절벽아래 소박한 절 집이 나타납니다. 전각의 마당에 놓여있는 장독대가 사람이 사는 곳임을 알려주는 가운데, 화사하게 핀 백일홍이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높은 축대를 쌓아 조성한 경내에서 북면마을을 바라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옵니다. 뒤쪽에는 두 개의 산신각이 보이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상옥갑사




상옥갑사에서 바라본 정선군 북면





여기서부터 하옥갑사까지는 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걷기 좋습니다. 도로변에는 누리장나무와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라 자라고 있어 술 속이 갑자기 밝아진 느낌입니다. 도로를 가다가 우측으로 들어서 다기 좌측으로 내려서니 하옥갑사입니다. 두 개의 전각이 있는 아담한 절간이네요.


                                        누리장나무                                                                         자작나무

                                                                                         하옥갑사

 
여기서 다시 좌측으로 술 속으로 들어섭니다. 산자락을 가로지르는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간간이 여량을 굽이도는 하천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또한 엄청난 너덜겅지대가 있습니다. 이 너덜겅지대도 자연의 미스터리입니다. 나무가 자라는 푸른 숲이 계속되다가 느닷없이 카로 조각을 낸 듯한 큰 암석 덩어리들이 무질서하게 무리를 이루어 산비탈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너덜겅이 가장 유명한 곳은 설악산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 동쪽 사면입니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귀때기청봉을 가려면 반드시 악명 높은 이 너덜겅지대를 거쳐야하지요.


                                                                               너덜겅 지대




너덜겅을 통과하자 42번 국도가 지나가는 여량입니다. 오늘 산행에 6시간 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혹서기에는 사실 6시간 이상의 산행은 무리입니다. 물론 오늘 같은 날 선두그룹은 5시간만에 하산했지만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입니다. 완전히 파김치가 된 몸으로 강가로 갑니다. 그런데 보기와는 다르게 강물이 많이 오염되었습니다. 손으로 물을 저으니 바닥의 찌꺼기가 떠오릅니다. 이와 같은 청정한 지역에도 인간의 발길이 잦아지다 보니 그만 활력을 잃어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여 량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8월 8일 (일)
△ 등산 코스 : 하자개마을-임도-상원산-옥갑산헬기장-전망대-옥갑산-상옥갑사-하옥갑사-여량
△ 소요 시간 : 6시간 40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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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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