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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왈패(자객)에게 칼을 맞은 동이

<동이>가 이제 거의 막판에 다다른 듯 해요. 장희빈 일당의 비행을 전부 알게된 숙종이 지엄하신 어명으로 관련자의 목숨을 거두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에요. 이는 결국 세자를 지키려고 동이와 연잉군을 죽이려던 장희빈-희재 남매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탓이지요. 지금부터 54회의 중요부분을 살펴보겠어요.

동궁전 화재로 불을 끄기 위해 궐 밖에서 들어온 왈패 4명은 수레를 밀며 털신(모마혜)을 신고 들어오다가 금부도사 차천수의 눈에 띄었지요. 이 때는 그냥 지나쳤지만 이런 부문에 천재인 그가 이들을 수상하게 생각하고는 뒤를 추적해요.



왈패들은 어느 전각 앞에서 홀로 있는 연잉군을 발견하고는 칼을 휘둘렀는데 동이가 띄어 들어 대신 등에 칼을 맞고 쓰러졌어요. 연인군은 무사했지만 동이는 큰 부상을 당했어요. 이거 큰일났어요. 그냥 두면 동이가 죽겠지요. 물론 죽지 않으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이 때 동이의 수호천사인 차천수가 나타나 왈패들을 제압해요. 왈패들이 달아나자 차천수는 동이를 안아 올려요. 아, 그전 어렸을 적 때부터 동이를 사랑했지만 지엄한 임금에게 애인을 빼앗긴 후 병풍역할만 해 왔던 차천수가 비록 칼을 맞고 쓰러진 동이이지만 품에 안아보네요. 그 심정 오죽할까요? 천수품에 안긴 동이는 연잉군의 안위만 물은 채 곧 혼절해요.  

 

▲ 왈패의 생포로 드러난 무서운 진실
 
내금위장 서용기는 모든 궐 문을 봉쇄하고 한 사람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해요. 3명의 왈패들(원래 4명이었는데 1명은 차천수에게 화를 당한 듯)은 달아나면서 만약 붙잡히면 자진하기로 다짐해요. 중동의 탈레반 자살특공대도 아닌 놈들이 얼마나 돈을 많이 받았으면 자진을 각오할까요. 

동궁전에 불이 난 것을 알고는 세자의 안위를 걱정하던 숙종은 상선영감으로부터 세자가 서고에 있어 안전하다는 보고를 듣고는 안도의 숨을 쉬어요. 그런데 바로 이 순간 도승지가 달려와서는 숙빈마마가 위중하니 급히 보경당(동이의 처소)으로 납시라고 해요. 이게 무슨 소린가요? 이 시각 왈패의 칼을 맞은 동이가 의관의 응급처지를 받았는데 의녀는 지혈이 되지 않는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한 마디 하고 갈래요. 동이는 분명 뒤에서 왈패의 칼을 맞았는데, 왜 앞쪽 오른쪽 어깨에 상처가 났을까요? 등 쪽의 상처일 경우 동이가 엎드려 누워 있어야 정상인데, 그러면 숙종과 얼굴을 마주 볼 수가 없겠지요. 제작진은 여기서 조그만 옥의 티를 만든 듯 해요.


숙종이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들은 동이는 가까스로 정신이 들자 연잉군의 안부부터 물어요. 그리고는 다시 의식을 잃어요. 보경당을 나온 차천수는 동이를 해친 놈들을 절대로 그냥 둘 수 없다며 칼을 움켜쥐고 나가요. 왈패들은 모든 출입문이 봉쇄되자 궐 문에서 사람들을 선동하여 소란을 피워요. 이 때 금군을 이끌고 온 차천수 일당에게 체포돼요. 이중 우두머리인 자가 자진하려고 약을 꺼내 먹으려 했지만 차천수의 방해로 실패해요.

왈패들 중 미처 자진하지 못한 자들이 생포되었다는 소식에 장희재는 희빈을 찾아가 몸을 피하도록 권해요. 희빈은 희재 오라버니라도 살아남아서 세자를 지켜 달라고 부탁하지만 희재는 모든 허물은 자신이 안고 갈 테니 희빈마마가 살아야 세자를 지킬 수 있다고 해요. 그는 처음부터 살아서 궁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희빈을 위해 왈패(사병)들을 동원했다고요. 이 때 들이닥친 차천수가 희빈이 보는 앞에서 장희재를 끌고 가요. 희재가 끌려가자 희빈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어요.

 

▲ 고신장에서 숙종의 가슴에 못 박은 희빈

이번 일을 장희재의 수하가 자행했음을 안 숙종은 피묻은 동이의 저고리를 보며 이를 악물어요. 또 심운택은 장씨 일당이 중전이었던 인현왕후를 죽이기 위해 무당을 불러 헝겊인형과 여주민씨(중전의 성씨)명패로 저주한 일, 사가에 불을 지른 일 등을 소상히 고해요. 숙빈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오로지 세자와 연잉군을 위해 취선당(희빈의 처소)에게 기회를 주었다고요. 그런데 배은망덕하게도 저들은 숙빈과 연잉군을 살해하려 했다고요. 자초지종을 알게된 숙종은 분노로 치를 떨어요. 숙종은 대신들 앞에서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자들을 색출해 그가 누구인지 묻지 않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선언해요. 죄지은 자들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해요. 이 말은 들은 대신들 중 그동안 희빈편에 섰던 우상은 움칠한 반면, 줄타기를 잘한 병조참판 장무열은 회심의 미소를 날려요.

드디어 장희재와 그의 어미인 윤씨 부인을 비롯한 일당들에게 고신(고문)이 시작되었어요. 장희재는 희빈은 관련이 없다고 악을 써요. 이 때 숙종의 하명으로 희빈이 고신장으로 나와요. 내금위장 서용기가 희빈이 앉을 형틀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자, 어미와 오라버니가 심한 고신을 당하는 현장을 목도한 희빈은 울부짖어요. "모든 것은 내가 알고 있었고, 내가 사주했네. 무당을 써서 방자질을 하며 중전을 모해하려 한 것도 나고, 숙빈의 사가에 불을 지르고 궐 안에 자객을 들인 것도 나일세. 알겠는가! 중전을 죽이고 싶었던 것도, 숙빈과 연잉군의 숨을 끊어놓고 싶은 것도 나란 말이네!"


이 말을 듣고 가장 놀란 사람은 장희재와 그 어미 윤씨 부인이에요. 희빈은 모든 죄는 자기가 한 짓이니 어미와 오라비를 풀어주라고 해요. 그런데 윤씨 부인은 자기가 한 짓이라 하고, 장희재도 단독으로 한 짓이라고 우겨요. 다른 가족을 살리기 위해 서로 죄를 자청하는 모습은 눈물겹지만 그 동안의 악행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들이 가증스러울 뿐이에요. 다만 고신을 받는 장희재 역의 김유석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에요.

이 때 숙종 나타나자 희빈은 자신의 악행을 다시금 되풀이 말하며 전하가 원하는 답을 얻었느냐고 반문해요. 이 지경이 되었으면 적어도 임금에게 참회하는 빛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임금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주고 있으니 말이에요. 말문이 막힌 숙종은 참담한 심정으로 추국장을 나오며 비틀거려요.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이럴까요?



▲ 뜬금 없는 동이의 장희빈 방문

연잉군은 어미인 동이에게 희빈마마가 자신과 어머니를 죽이려 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어요. 무엇 때문에 자기를 그리 미워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동궁전 나인들 말이 "소자가 세자저하의 자리를 탐냈답니다. 그렇지만 소자는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품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세자저하와 우애 깊게 지내라 하셨는데, 왜 희빈마마께서는 소자를…" 말을 잇지 못하는 연잉군을 바라보는 동이도 억장이 무너져요.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연잉군이 홀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청자로서도 정말 안쓰럽네요.

이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동이는 환자복인 흰옷을 벗고는 정장을 한 후 희빈을 찾아가요. 왜 그리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듣고자 함인데요, 정말 뜬금 없는 행동이에요. 지금까지 동이가 처음 궁에 들어왔을 때는 모든 문제를 홀로 찾아 해결하는 탐정동이였는데 이제는 칼을 맞고도 즉시 걸어 다닐 정도로 불사조 동이로 변했어요. 그리고 하필 지금 이 순간 희빈을 만나서 들을 말이 뭐가 있겠어요.


희빈의 첫 마디가 "자네가 날 찾아오다니 놀랍군!"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놀랄 일이 아니에요. 예상했던 대로 희빈은 날을 세워요. 동이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줄 생각했느냐고 하네요. 동이의 추궁에 희빈은 정치를 믿지 못해 그랬다고 해요. 궐을 믿지 못했다고요. 권력에 눈 먼 자들은 결국 연잉군을 앞세워 세자를 치려 할 것이라고요. 희빈은 자기 손으로 동이와 연잉군을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해요. 이 말을 듣기 위해 희빈을 찾은 것은 번지수를 잘 몫 짚은 것이에요. 다만 동이가 희빈에게 자신은 운명을 믿지 않으며, 이 모두가 희빈의 잘 못된 선택의 결과임을 깨우친 것은 소득이라면 소득이지요. 정치도, 궐도, 운명도 탓하지 말라고요.




▲ 희빈을 살리려는 세자의 석고대죄
 
세자는 의금부에 감금된 희빈을 찾아가 자기를 용서하지 말라고 해요. 세자는 국본으로서 종사와 사직을 위해 자신의 병을 임금에게 고했지만 사실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세자의 고변 때문이지요. 그러니 세자는 스스로 어미에게 죄를 청한 것이지요. 이 순간에도 희빈은 중신들이 세자를 지켜 줄 것이니 반드시 살아남아 이 나라의 왕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해요. 왕이 되어 어머 가슴에 한을 풀어 달라고요. 후궁으로서 인현왕후를 모함하여 중전까지 올랐던 사람이 가슴에 무슨 한이 남아 있나요? 세자(후일 경종)가 임금에 오르는 것을 직접 보지 못하는 한(恨)인가요?


삼일밤낮을 대전 앞에서 어미의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석고대죄하던 세자는 결국 혼절하고 마네요. 숙종은 혼절한 세자를 바라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희빈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숙종은 이번 일을 피하고 싶었지만 모후인 희빈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음을 상기시키며 세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결심을 변치 않아요. 아비를 용서하라고요. 




▲ 숙종의 마지막 선의를 거절한 희빈

숙종은 희빈을 찾아가 참혹한 일을 저지른 그녀를 원망했지만 그토록 당당했던 희빈이 이렇게 된 것은 그 옆에 있었던 임금의 죄도 있다고 해요. 그렇지만 모든 것을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너무 먼 길을 와 버렸다고요. 그런 자진(自盡)을 하라고 당부해요. 차마 자기 손으로 사역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희빈은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해요. 희빈은 전하의 손에 죽겠으니 사약을 내려 달라고 해요. 그녀는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되돌린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요. 참으로 독한 여인이네요. 다만 전하를 진심으로 연모했음이 후회된다고 해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지경이 되도록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을 거라고요. 따라서 전하를 연모한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직접 거두어 달라고요. 조금이라도 자신을 아꼈던 전하도 좀 아파야 한다면서요. 한 때 사랑했던 여인인 희빈에게 사약을 내려야 하는 숙종의 마음도 참으로 참담해요.


드디어 조정중신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숙종은 전 포도대당 장희재와 그의 자당 윤씨 부인을 포함한 관련자에게 목숨을 거두거나 절도에 유배하고, 취선당 희빈에게도 같은 죄를 물어 희빈의 첩지를 거두고 사약을 내일 것이라고 처결했어요. 중신들은 숨도 쉬지 못한 채 어명을 받아들여요. 이제 악행을 저지른 장희빈-희재가 무대에서 곧 사라지겠어요. 또한 이들을 지지했던 우상 대감과 남인들에게 어떤 화가 미칠지 두고 봐야겠어요.

☞ 오늘은 한가위 추석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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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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