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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코미디언 김학래를 <역전의 여왕>에서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요즈음은 그가 코미디 프로에도 거의 출연을 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았지요. 이미 이 드라마에는 코미디언으로 꺼벙이 안어벙(강동원 역)이 주인공 봉준수(정준호 분)의 입사동기로 근무중이고, 가수 겸 연기자인 김창완(목영철 분)은 전형적인 기러기 아빠로 아내와 자식을 미국에 보내고 현재 위암판정을 받아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산재보험금을 받으려고 발버둥치는 애절한 가장의 모습을 잘 연기하고 있습니다.

구용식(박시후 분)이 이끄는 특별기획팀 반원 중에 기쁨(최윤영 분)은 치질환자입니다. 상태가 매우 심해 의자에 앉지도 못할 지경이지요. 걸음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집에 있는 조카 둘이 손가락으로 소위 "똥침"을 놓은 바람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치질이라는 게 창피한 병이 아닌데도 그녀는 사무실에 빈혈이라고 속였지요.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마음 아빠 하는 이는 그녀를 짝사랑하는 강동원입니다. 어쩌다가 그런 청순 가련한 병에 걸렸는지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특별기획팀도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끝낸 후 오대수(김용희 분) 과장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기쁨을 면회 가자고 제안합니다. 특히 구용식 팀장을 보면 기쁨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면서요. 이들이 도착하니 이미 병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운집하여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기쁨의 아버지가 교회목사님과 권사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는 목사님의 얼굴이 매우 낯이 익습니다. 바로 카메로로 츨연한 코미디언 김학래입니다. 김미숙의 남편으로 한때는 심형래와 함께 코미디 계를 주름 잡았던 인물입니다.

"주님이 사랑하시는 이 어린양이 치질이라는 몹쓸 질병에 걸려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프고 화끈거리고 쓰라리겠습니까? 오늘 오후에 치핵을 제거하는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주님이시어! 이 어린양을 눈동자처럼 보호하셔서 아무쪼록 여러 개의 외치핵과 내치핵을 성공적으로 제거하고 수술부위가 말끔하게 아물고 치유의 역사가 이루어  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때 목사님은 두 손으로 기쁨의 엉덩이를 내리쳤음). 치유의 역사가 이루어  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그런데 왜 특별기획팀 사람들은 목사님의 기도를 듣고 실실 웃는지 모르겠어요. 기도가 너무 웃겨서 그랬는지 아니면 목사님이 우스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오로지 강동원만이 기쁨에게 치질은 부끄러워할 병이 아니라고 위로해요. 기쁨이 얼굴을 들어보니 구용식을 비롯한 직원들이 전부 다 왔어요. 구용식이 윙크를 하는군요. 아이구, 이게 무슨 창피래요.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으니 빨리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기쁨이 정말 불쌍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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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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