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등산을 좋아하는 글쓴이는 주말만 되면 날씨가 좋을 경우 이틀 중 하루는 반드시 산으로 간다. 그 전에는 이틀 연속 산행을 자주 하였지만 이제는 너무 무리하지 않는 편이다. 등산을 갈 때는 대부분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을 이용한다. 주말아침 전동차 안은 배낭을 맨 등산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평소 지하철을 타는 등산객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두 가지를 한편 따져 보기로 한다.(위 사진은 이른 시각 경춘선전철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임)    



<첫 번째 오해> 등산객은 평일 출퇴근시간 지하철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상황 1]
평일 복잡한 출퇴근 시간대에 등산객들이 배낭을 매고 지하철을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하필이면 러시아워 시간대에 올라 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때로는 그럴 만도 하다. 배낭을 축 늘어지게 맨 채 등산스틱이라도 매달고 있으면 그야말로 다른 사람에게 막대한 지장을 준다. 특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복잡할 경우에는 정말 짜증이 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특히 1천만 명 이상의 시민이 밀집해 있는 서울은 더욱 그러하다. 직장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도 모처럼 휴가를 내어 산에 갈 수도 있고, 학생들은 방학중에 산을 찾을 수도 있다.

또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은 평소 복잡한 주말을 피해 주중에 등산을 가기도 한다. 실직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근심걱정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배낭을 매고 나설 수도 있다. 또 건강이 약한 사람은 체력단련을 위해 정기적으로 산을 찾을 지도 모른다.

사정이 이러하거늘 복잡한 지하철에서 조금 방해가 된다고 평일 러시아워에 등산배낭 맨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우리 사회에서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두 번째 오해> 등산객은 나이가 많아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상황 2]
등산배낭을 맨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 앞에 와서는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는다. 산에 다녀온 개념 없는 사람들이 이럴 때는 절대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요즘 등산 인구가 참 많아졌다. 대도시근교의 산은 밀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내가 가끔 참가하는 산악회의 회원 중에는 자칭 타칭으로 "산신령"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1,000∼2,000 개의 산은 기본이고 심지어 3,000∼4,000 개의 산을 답사했다고 하여 나 같은 사람을 주눅들게 만든다. 이들의 특징은 나이가 고희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선두로 다니며, 이것도 모자라 산악회가 지정하지 않은 인근 산을 한 개쯤 더 답사한다. 그래도 하산하면 체력이 남아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이고 실제로 산을 다니는 아마추어들은 한번 산에 올라 4∼6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나면 상당히 피로하다. 따라서 하산 후 지하철을 타면 보통 사람들보다 더욱 다리가 아프다. 배낭을 매고 산에 오르기 전에는 팔팔하겠지만 하산 후 귀가 길은 매우 피곤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기간 중 춘천의 대룡산을 다녀왔다. 최근 개통된 경춘선전철을 이용하였는데 춘천을 갈 때는 이른 아침(08:20) 상봉역에서 승차하여 편안하게 앉아서 갔지만, 귀경길에는 70분 동안을 꼼짝없이 서서 오게 되었다. 4시간 동안 산행하는 것보다 1시간 정도 전동차에 서서 오는 시간이 더욱 피곤했다.      

사람이 산에 다녀온 후 다리가 아프지 않다면 그는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다. 따라서 등산배낭을 맨 노인급 인사가 약주한잔 걸치고 지하철을 탄 후 앉을 자리를 찾을 경우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은 언젠가는 나이를 먹게 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