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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영화의 산 증인이자 살아있는 역사인 영화감독 임권택(75세), 그가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했습니다. 그는 나타나자마자 자기의 우상이던 이만기 선수를 제압한 강호동이 싫다며 기선을 제압합니다. 초대받은 인사가 무릎팍 도사에게 반기를 든 장면은 처음 보네요. 그는 강호동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청년기의 고생과 영화감독이 된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부인이 16세 연하인 미모의 영화배우 채령(59세)임은 며칠 전 조선일보에 한 면으로 크게 보도되어 알고 있었는데, 그가 청년기시절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영화사에 기웃거리게 된 게 영화감독이 된 계기라는 말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는 유년기를 부호의 집안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8.15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며 집안이 몰락하였고, 좌익에 빠진 아버지가 귀가하면 할아버지가 파출소에 신고해 잡아가게 하는 등 가족관계도 풍지박산이 되었답니다. 생각다 못한 임권택은 가출해 당시 임시수도가 있던 부산으로 무작정 갔습니다. 사흘을 굶은 후 살기 위해 지게꾼 생활도 했으나 일한 경험이 없어 버티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미군과 연합군에서 흘러나오는 군화를 수선하여 장사를 하는 사람의 밑으로 들어가 성실하게 일해 입에 풀칠은 하게 되었습니다. 휴전이 되자 이 사업으로 돈을 좀 번 사람들이 영화를 만든다고 서울(충무로)로 떠나며, 군화장사 사업을 임권택에게 물려주었답니다. 그러나 사업수완이 없었던 임 감독이 이 사업을 말아먹은 후 충무로로 가서는 영화제작자 밑에서 허드렛일부터 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정창화 감독의 총애를 밭아 그 밑에서 많은 일을 배웠습니다.

이 즈음 어느 영화의 주연을 맡은 여배우가 영화촬영을 거부하고 분장실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답니다. 분명히 그럴 사정이 있었겠지요. 영화제작에 관련되는 모든 사람들이 분장실을 드나들며 설득했지만 그녀는 계속 몽니를 부렸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영화사 조수인 임권택은 마지막으로 여배우를 찾아가서 설득했답니다. 높은 사람의 말도 안들은 인기배우가 무명인 조수의 말을 들을 리가 없겠지요. 세 번째로 배우를 찾아간 임권택은 또 다시 자기의 말을 듣지 않자 젊은 혈기로 그녀의 뺨을 후려쳤답니다. 배우 한 사람의 고집으로 영화촬영현장을 유린하여 촬영이 올스톱 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기 때문이랍니다.

기가 막힌 여배우는 귀가하였고, 영화제작자들이 사과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그러다가 여배우는 세 사람의 동시사과를 요구했답니다. 여배우는 임권택과 제작부장(이 사람은 여배우가 뺨을 맞는 장면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며 웃었다는 게 그 이유)에게 무릎을 꿇린 채 뺨을 세대씩 때리고, 그녀를 욕했던 선배 배우는 분장실에서 개처럼 기어다니게 하는 수모를 준 후  마지못해 영화촬영에 응했답니다. 물론 임권택은 촬영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했고요.  



무명의 영화계 똘마니조수가 최고 인기여배우의 뺨을 때린 사건은 충무로에서 임권택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나중에 영화감독이 되어 현장을 장악하는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그 여배우는 명문대학을 출신인데 현재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101개의 영화를 만든 거장(巨匠)은 청년시절부터 뭔가 달랐군요. 그는 1962년 데뷔작인 <두만강아 잘 있거라>가 이외로 대박을 쳤는데, 그 이후에도 1960년대 작품은 작품성보다는 흥행성 위주로 제작했답니다. 왜냐하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 자금을 대준 사람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랍니다. 따라서 지금도 그 당시의 저질상업영화를 보면 모두 불태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는 <만다라> <씨받이>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등 주옥같은 대작으로 칸영화제 감독상(2002),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2005, 2007)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한국영화발전을 위해 더 큰공을 세우기를 기원합니다.

                                                       임권택 감독과 그의 부인 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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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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