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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년이 역의 서이숙




▲ 등장인물들의 엇갈린 행보

짝패 제17회에서 새로운 사실이라면 김 진사(최종환 분)의 도움으로 상단을 일으켜 성공한 동녀(한지혜 분)가 부친 성초시(강신일 분)의 기일을 맞이하여 직접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전 용천고을현감(김명수 분)을 찾아가서 총을 겨누는 장면입니다. 현감은 10여 년 전 민란이 발생했을 때 잡혀 귀양을 갔다 와 지금은 거지행세를 하며 삼월(이지수 분)이라는 계집종에게 임신을 시킨 채 도박에 빠진 인물인데 지금까지 왜 자주 등장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거든요. 동녀의 복수를 위해 현감을 자주 등장시킨 모양입니다.

자신의 출생비밀을 알아버린 귀동(이상윤 분)은 앞으로 유모 막순(윤유선 분)을 절대로 어머니로 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기생집에서 밤을 지새웁니다. 그는 지금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동녀가 보낸 연서조차도 받지 않고 되돌려 보낼 정도로 그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화가 난 동녀는 되돌려 받은 연서를 찢으며 울분을 달랩니다. 귀동은 죽었다던 강 포수(권오중 분)가 아래적의 수괴라는 사실을 보고 받고는 이의 사실 확인에 나섭니다. 달이(서현진 분)는 이 사실을 약초꾼 봉삼(이신성 분)에게 알립니다.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아들 도갑(임현성 분)을 죽인 원수를 갚으려고 심마니로 변장한 채 왕두렁(이기영 분) 패 집으로 잠입한 장꼭지(이문식 분)는 놀랄만한 몸놀림으로 왕두렁 패의 좌상과 부두목을 포함한 몇 명을 해치웁니다. 비록 왕두렁이 다른 곳으로 피신해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한꺼번에 파리 두 마리 이상을 때려잡은 솜씨를 유감 없이 발휘했습니다. 무릎에 큰 부상을 입은 장꼭지는 현장에 나타난 강 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후 약초꾼의 집으로 업혀 갑니다. 장꼭지는 이미 아래적이 되었다는 강포수의 말에 감동을 받습니다.

한편, 천둥(천정명 분)은 약초꾼의 집으로 가서 강포수를 만납니다. 천둥은 무고한 도갑을 끌어들여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장꼭지마저 이렇게 만든 강포수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천둥의 이런 행동을 더욱 이해할 수 없네요. 지금 천둥은 동녀가 운영하는 상단의 행수로 만족하는 듯 아무런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MBC 등장인물란에 "세상을 뒤엎고 싶었다"던 아이가 지금은 철저하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친구 성초시의 묘소에 온 김 진사는 절을 하는 천둥의 목덜미에서 반점을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뜹니다. 이제 김 진사도 아들 천둥을 되찾을 것인지 모르겠군요.  





▲ 쇠돌 장가보내기에 삐어진 큰년이의 대성통곡

이런 와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쇠돌(정인기 분)의 장가보내기에 서러워하는 큰년이(서이숙 분)의 명품 연기입니다. 막순은 이 참봉으로부터 10만냥(아들 몫 포함)의 유산을 챙겨 돌아왔습니다. 이제 일확천금한 그녀는 가마꾼을 사서 탈 정도로 위풍당당해(?) 졌군요. 그렇지만 그녀는 아들 귀동의 말을 생각하며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금까지 좋아했던 조 선달(정찬 분)에게 술을 확 끼얹으며 쫓아 버릴 정도입니다.

막순은 큰년이에게 계집종을 사서 쇠돌을 장가보낸다는 말을 합니다. 큰년이로서는 기가 막힙니다. 그녀는 쇠돌의 짝으로 왜 가까운 곳에서 찾지 않느냐고 앙탈을 부립니다. 큰년이는 장꼭지의 첫째부인이지만 아이가 없어서인지 오래 전부터 장꼭지로부터 잊혀진 여인입니다. 장꼭지는 도갑을 낳은 둘째부인 자근년(안연홍 분)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큰년이가 쇠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막순은 큰년이의 말뜻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큰년이가 막순에게 계집종의 나이를 물으니 꽃다운 28세라고 합니다. 큰년이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 노인(임현식 분)이 쇠돌을 목욕시키고 두루마기에 갓을 쓰게 한 후 막순네 주막으로 데리고 갑니다. 이를 목격한 큰년이는 황 노인에게 투정을 부리다가 웁니다. 꽃같이 예쁜 28살의 계집이라면 자기는 당할 재주가 없으니까요. 막순이 무려 3천냥을 주고 데리고 온 계집종의 이름은 덴년이입니다. 어렸을 적 군감자를 깔고 앉아 엉덩이가 불에 데었기 때문이랍니다. 덴년이를 본 쇠돌은 장가갈 마음이 없다고 하지만 덴년이는 늙은 총각 쇠돌이가 좋다고 합니다. 덴년이로서는 종질하는 것보다 남의 아내가 되는 것이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이기 때문이지요.

밖에서 술타령을 벌이던 큰년이는 밖으로 나와 쇠돌의 신을 감추려는 막순에게 "네 이년'이라고 욕을 합니다. 이를 말리는 황 노인에게 언제부터 막순이와 한패가 되었느냐고 화풀이를 합니다. 영감탱이가 늙으려면 곱게 늙어야지 왜 주책을 부리느냐며, 쇠돌동생을 한번 주었으면 그만이지 왜 도로 빼앗아 가느냐고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한 것입니다. 그전 황 노인은 쇠돌과 막순의 손을 잡아주며 둘의 연애를 은근히 부추긴 적이 있거든요. 방으로 들어온 큰년이는 쇠돌에게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대성통곡하면서, 한 쪽 발로 덴년이를 슬쩍 밀어냅니다.

 
큰년이 역의 배우 서이숙은 <제중원>에서 고종황제의 왕비인 명성황후 역을 맡아 차분한 연기를 선보인 인물입니다. 그런 서이숙이 짝패에서는 이외로 익살스런 연기로 드라마를 살리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습니다. 각 장면마다 그녀의 표정과 눈빛,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는 그야말로 조선후기의 하층민 여인의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재현합니다. 다소 딱딱한 사극에서 서이숙만 나오면 웃음이 저절로 터집니다. 주인공 4인방(천둥, 귀동, 동녀, 달이)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짝패는 큰년이, 장꼭지, 황 노인, 공 포교, 막순, 쇠돌 같은 빛나는 조연들에 의해 이끌려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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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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