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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조망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남덕유산에서 남으로 뻗은 능선은 월봉산(1,279m)을 일으킨 후 그 아래로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똑바로 남진하는 능선은 거망산(1,184m)을 거쳐 황석산( 1,193m)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약간 비튼 능선은 금원산(1,353m)과 기백산(1,331m)으로 연결됩니다. 황석산·거망산은 용추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북쪽의 금원산·기백산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거망산에서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을철 억새밭으로 유명하며, 거망산이 부드러운 육산인데 비해 황석산은 정상이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바위산으로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입니다. 

거망산의 산행들머리는 용추계곡의 용추폭포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북쪽을 바라보면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이라는 현판이 붙은 일주문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 용추폭포 이정표를 보고 안으로 들어가면 우측으로 우렁찬 폭포소리가 들리는데 바로 용추폭포입니다. 높이가 무려 15m에 달하며 지리산과 덕유산 인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한 폭포입니다.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

 용추폭포



바로 뒤에는 용추사가 있는데 등산로는 좌측의 사잇길로 들어가야 합니다. 도로로 나와 조금 가노라면 좌측으로 거망산 등산로 입구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서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계곡에는 아무런 징검다리도 없어 여성들은 매우 곤란을 겪습니다. 남성 한 사람도 계곡을 건너려다 물에 빠집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명도가 높은 산의 입구를 이토록 소홀하게 관리하는 당국을 믿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용추사

 용추사 사잇길



겨우 계곡을 건너자 길은 지장골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두가 지장골을 버리고 우측의 경사면으로 붙습니다. 여기서 산악회 가이드는 큰 실수를 범합니다. 선두가 길을 잘 못 들었으면 중간가이드나 후미대장이라도 바르게 길을 안내해야 하는데 그냥 기계적으로 앞만 보고 따라간 것입니다. 이 능선 길은 과거 약초꾼이나 심마니가 다닌 듯 길이 희미하고 또 때로는 길이 끊어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먼저간 가이드가 산악회의 리본 한 개도 붙여 놓지 않았습니다. 다른 산악회의 그 흔한 리본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산악회에서 다니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길이 좋은 계곡으로 갔으면 흐르는 물도 감상하면서 훨씬 편안한 발걸음이 되었을 텐데 쓸데없이 능선으로 붙는 바람에 생고생을 합니다.

 잡풀 우거진 등산로

 
드디어 월봉산과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입니다. 비로소 주변 조망이 보입니다. 북쪽으로는 남덕유산으로 연결되므로 남쪽을 몸을 돌려세웁니다. 조금 걸어가니 거망산((1,184m)입니다. 몇 년 전에 올랐을 때는 한글로 쓴 조그만 표석뿐이었는데 현재는 사람의 키만큼 큰 표석에 한자로 이름을 새겨두었습니다. 문제는 글씨를 붉은 글로 쓴 것인데요. 돌에 새긴 붉은 글씨를 보니 왠지 북한이 우상화목적으로 금강산에 새긴 선전문이 떠올라 섬뜩합니다. 왜 하필이면 붉은 색으로 표석을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거망산은 6.25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이 활약했던 곳으로, 정순덕에게 국군1개소대가 무장해제 당하고 목숨만 부지해서 하산한 사건이 최근 밝혀졌다고 합니다.

 남쪽으로 가야할 능선

 거망산 정상표석
 

거망산에서 황석산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평이합니다. 오르내림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황석산 북봉에 다다르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함양군에서는 위험한 등산로로 표시해 놓고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오르는 간 큰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글쓴이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냥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안전한 길이지만 이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습을 드러낸 황석산 정상부문

 우회하며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북봉을 지나면 거북바위입니다. 거북이가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지만 그리 닮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황석산 정상인 남봉을 바라보면 정말 아찔합니다. 한 마디로 칼바위능선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잘도 오릅니다. 문제는 정상꼭대기 부분입니다. 기세 좋게 오르던 남자 3명도 꼭대기에서는 주춤합니다. 먼저 오른 산악회 관계자가 이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듯 하네요. 그러면서 아래쪽 사람들에게 우회하라고 손짓합니다. 추락위험구간이라 출입을 금지시키기 위해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어 정말 위험한 구간입니다.

 거북바위

 황석산 정상의 위용

 추락위험 안내문

이곳을 우회해 남쪽 안부에서 거꾸로 황석산 정상(1,193m)을 오릅니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쉽지 않는 코스입니다. 정상을 오르며 북쪽을 바라보면 마치 시루떡 같은 바위 뒤로 지나온 북봉이 위풍당당합니다.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해발 1천 미터이상의 고산지대엔 나무들이 아직까지 파란 옷으로 갈아입지 아니하여 다소 황량한 풍경입니다. 정상에는 자그마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맞은 편 암봉에는 출입금지구간을 힘들여 오른 등산객들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또 다른 칼바위능선이 보이고, 동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드러누워 있습니다.

 정상 오름길

 지나온 북봉

 정상표석

 지나온 북봉

 남쪽의 칼바위

 동쪽 능선 

 

안부로 내려서면 새로 쌓은 황석산성이 보입니다. 황석산 중턱의 황석산성은 고려시대의 석축산성이며 육십령으로 통하는 관방 요새에 축조된 삼국시대부터의 고성입니다. 황석산성은 함양땅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적인데요.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이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어 "피바위"라고 부른답니다.

 황석산성

 뒤돌아본 황석산 정상

 칼바위 능선

 피바위 

  

이곳에서 하산지점인 유동마을까지의 거리가 4.5km나 되는 먼 거리입니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가려니 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능선에는 비로소 피기 시작하는 철쭉도 보입니다. 연촌마을 지나 유동마을에 도착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행에 거의 7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는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지장골을 벗어나 우측의 능선으로 잘 못 들어간 탓입니다. 장거리산행을 할 때 산악회는 등산코스운영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북쪽의 금원산과 기백산

 지나온 황석산 정상(우측)

 철쭉

                                                                                  노송


 

둥굴레

 큰구슬봉이

      노랑제비꽃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5월 15일 (일)  
▲ 등산 코스 :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용추폭포-용추사-지장골입구-우측능선-주능선-거망산 정상-뫼재
                    -황석산 북봉(우회)-거북바위-황석산(우회)-정상-산성안부-동쪽능선-유동마을

▲ 소요 시간 : 6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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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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